낙하하는 저녁
에쿠니 가오리 지음, 김난주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03년 10월
평점 :
구판절판


  

09.02.27 ~ 09.02.28

에쿠니 가오리의 책은 사랑 하고싶어지고, 책의 인물들처럼 살고싶어지는 묘한 당김이 있다.  그녀의 책을 여러권 읽어보았지만 이토록 후유증이 심한건 이 책이 처음인것 같다.  

서로 사랑해서 8년이라는 긴 시간동안 동거하며 살아온 다케오와 리카. 그리고 하나코에 대한 이야기이다. 다케오와 리카는 굉장히 사랑했지만 하나코를 사랑하게 되버린 다케오는 일방적으로 이별을 고하고, 리카는 덤덤하게 그 사실을 받아들인다. 마치 아무일도 일어나지 않았다는듯이. 그 후 갑자기 다케오와의 추억이 묻어있는 집에서 혼자 살고있던 리카에게 하나코가 찾아와서 함께 살자는 제안을 하고 리카는 어처구니 없어 하면서도 은근 마음이 맞는 하나코에게 편안함을 느낀다. 하나코는 자유분방한 성격을 가지고 있어 집에 오랫동안 안들어오기도 하고 여러 남자를 만나는 등의 생활을 한다. 하지만 하나코는 다케오를 좋아하긴 하지만 사랑하지는 않았고 이 사실을 알지만 리카는 다케오와 하나코 사이에서 계속 서로에 대한 언급을 한다. 이런 감상적인 내용이 이어지다가 결국 마지막엔 갑작스런 하나코의 자살로 이야기가 마무리 지어진다. 줄거리 쓰는게 서툰 나로선 이정도가 최선이다.  

겉으로 드러난 이 책의 주인공은 리카겠지만 내 생각은 하나코에 더 가깝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개인적으로 리카와 성격이 비슷한 나지만 하나코에 대한 동경이 생겼달까?  항상 느끼는건 에쿠니 가오리의 문체는 굉장히 사랑스럽다는사실이다. 사소한 물건 하나도 아름답고 특별하게 느껴지는 사랑스러움.

어제와 오늘, 오늘과 내일의 구별이 불분명해진다. 하기야 그런편이 내게는 편했다. 하루하루의 윤곽이 흐릿하면 흐릿할수록 매사에 대한 인식과 현실감도 엷어진다.

친구라는 말에 나는 또 질투를 느꼈다. 학생시절, 나는 다케오만 보고 있었으니까

나 다케오하고 두번다시 안만날수도 있고, 다케오하고 새롭게 연애할수도 있고, 지금 당장 다케오하고 같이 잘 수도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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