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락한다. (장근석 버전으로다가. 흑, 보고 싶어 태경아!)

오늘 아침은 아주 쉽게 뻘짓모드로 빠지게 되는군. 조심해야지. 급스케쥴로, 쓰려던 페이퍼는 오후로 미뤄 놓고,
표지 이야기 하나 후다닥 올리고 나가야겠다.  동서울 터미널은 ... 동서울에 있나요?  에잇,   

각설하고,
이것은 요즘 나의 완소 문학전집인 대산세계문학총서의 신간 토마스 브르시히의 <그것이 어떻게 빛나는지 Wie es Leuchtet>
이다. 
 
대산세계문학총서의 표지는 물이 올라서, (음, 비록 바로 이 전의 어떤 편지는 좀 별로였다고 생각되지만) 나오는 족족 꽤 괜찮은 퀄러티이다. 편집이나 만듦새도 양장본을 선호하는 나이지만, 못지 않은 단단하고 야문 마무리를 자랑한다.

무튼, 매일의 신간체크에 걸린 <그것이 어떻게 빛나는지>는  꽤 재미있어 보이는 줄거리를 가진 700페이지가 넘는 장편이다.
독일 위트 소설이라니, 어떻게 상상해야할지 당황반 기대반인데, 읽어야할 책이 줄을 섰지만, 어떻게든 한 번 읽어보고 싶은 줄거리이긴 하다.

   
 

독일에서 이른바 '전환기(독일 통일을 전후한 시기) 위트 소설의 원조'라고 불리는 작가 토마스 브루시히의 장편소설. 등장인물에 대한 생생한 묘사와 풍자, 아이러니 넘치는 상황 전개 등에서 비롯된 위트가 흘러넘치는 소설이다. 이 작품은 베를린 장벽이 무너지던 1989년에서 독일 통일이 완전히 완결된 1990년 사이를 시간적 배경으로 한다.

작가는 10여 명의 주요 인물을 등장시켜 역사의 큰 소용돌이 속에서 변해가는 다양한 인간들의 군상을 묘사함으로써 이제는 퇴색해버린 독일 통일의 의미를 다양한 관점에서 짚고 있다. '통일로 이뤄진 화폐 통합 과정에서 그 와중에 이익을 본 사람은 누구일까' '동독의 고위 정치가들은 통일 후 어떻게 되었을까' 등 그 질문도 매우 구체적이다.

롤러스케이트를 타는 물리치료사 레나, 끝까지 소박한 라이카 카메라를 가지고 다니며 삶에서 그대로 뜯어낸 듯한 사진을 찍길 원하는 레나의 큰오빠, 열두 살에 독일로 이민 온 폴란드 출신 청년 발데마르 부데, 동독의 지식인을 대표하는 키 작은 턱수염 시인 등. 소설은 여러 주인공의 이야기를 따로 진행되면서, 때로는 한곳으로 모여드는 퍼즐 같은 형식을 취하고 있다.  

알라딘 책소개中

 
   

그러나 이것은 표지 이야기 페이퍼  

줄거리만으로는 컨텐츠가 어떻게 표지에 반영되었는지 모르겠지만, 무지 궁금하고, 멋진 표지이다!
작은 이미지로 봤을때는 '나쁘지 않네' 정도였다가, '괜찮은걸?' 에서 '꽤 괜찮잖아!' '이렇게 멋질수가!'

그러다 엊저녁 잠실 교보에서 폭주, '올해의 표지야!!' '신선해!', '발상의 전환이야!' 라며, 함께 한 친구에게
침을 사발로 튀여가며 감탄했다. ..라는건 좀 하룻밤 자고 생각하니 조금 오버같이 느껴지지만 ^^;;

그러니깐, 서재에서 나를 보는걸 다행으로 알아야 한다. 어유, 내 친구, 어유 내 침 .. 응 ?  

온라인 이미지로 이 책을 보고, 감탄했던건 한글 제목과 원서 제목이다.
전체적인 구도도 마음에 들지만, 번역제목, 원서 제목을 어쩜 저렇게 적절하게 배치했을까.

그간, 좋은 원서 이미지를 따오더라도, 색감이나 ㅠㅠ 뭔가 엉성해진 디자인이나 ㅠㅠ
한글 제목 때문에 찜찜했던 적이 많은데, 그 중에서도 한글폰트 때문에 영어의 간지가 안난다고 생각하는건
자존심 상할 것 까지는 없지만, 한계가 느껴지는 부분이었다. 아마, 내가 어떤 책을 염두에 두고 이야기하는지, 
표지 페이퍼를 쭉 본 사람이면 알게겠지만, 존 그레이, 포어, 9.11  

이 표지는 나의 그런 우려 아닌 우려를 싹 없애주는 멋진 한글과 멋진 독어다.  

   

이 책을 오프에서 처음 보고, 나는 진정 열광모드로 빠져들었다.


 아마 왼쪽의 온라인 이미지로는 잘 모를 것이다.
 혹시, 알 것 같은지 한번 찾아보시길..  

 

 

 

 

 

 

 

 

 

 책 아래의 하늘색 띠지. 저 얄쌍한 하늘색 선은 띠지다.
'재미있고 엉뚱하면서 감동적이다. 우리 시대 소설의 영역을 확장시킨 걸작'  

..이라는 멘트는 지금에야 봤지만, 적절하다. 광고라고 우아하지 말라는 법 없지 않은가! 과장된 광고문구가 띠지의 역할이자 의무라고 할지라도, 이 정도의 문구로도 충분히 독자의 관심과 사랑을 받을 수 있다.  

이것은 이 하늘색 띠지에 의해 더욱 돋보이는데, 아, 알고 봐도 온라인 이미지의 띠지는 내가 이 띠지를 처음 봤을때의 그 쇼크를 절대 보여주지 않는다.  

일단 색이 더 연하고 고운 하늘색이다. 책표지의 색깔과 찰떡궁합을 보여주는. 예쁜 하늘색
처음 책을 봤을 때는 눈에 잘 들어오지도 않다가, '앗'  

그간 표지에 대해 군지렁 거린만큼 띠지에 대해서도 군지렁 거렸는데,
띠지는 내게 책갈피 정도, 오글 거리는 멘트는 싫어, 띠지인지 커버인지 모르는 책 읽을때 걸그적 거리는건 싫어.
뭐 이런 이야기들

이건 뭐지? 이 얄따라한 예쁜 하늘색의 책을 감싸고 있는 건? 리본인가? 아니, 나는 띠지야. (오글거렸다면 미안- ^^ )  
일정 넓이 이상에 과장된 문구를 쑤셔 넣기 바빴던 기존의 띠지 (그래도 니들은 책갈피로서의 니들의 역할을 다 했어)
완전 넓어서 책 읽을 때 버스럭 거리는 띠지인지 표지인지 (이건 개인 취향이겠지만, 불편한건 불편한거)

띠지가 맘에 드는건 이레 출판사의 책들이었다. 반투명지를 종종 사용하는데, 표지도 잘 만들지만 (그날밤의 거짓말, 개더링 뭐 이런 책들) 띠지와의 궁합도 꽤 잘 맞추어줘서 보고 있으면 흐뭇해지는..  

근데, 그걸 뛰어넘는 신선하고 우아하고 귀여운 하늘색 띠지를 만나게 되다니.  

아, 나, 책 표지 때문에 사는걸로 모잘라서, 띠지 때문에 사야하나요?   

(..라는건 걸러 듣기를, 책을 알맹이를 보고 사야지, 표지를 보고 사는걸로 모잘라 환경오염을 일으키는 띠지를 보고 사다니, 님 제정신이삼?' 과 같은 댓글은 사양하겠다. 저기요, 제가 책도 좀 읽거든요. )  

이 작가에 대해 더 쇼킹한 페이퍼가 기다리고 있다. 기대해도 좋다. 알라딘의 어른들이여.  
일단 난 터미널 좀 다녀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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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토마스 브루시히의 물고기세마리 출판사 표지들
    from 하이드 책방 2009-12-02 01:06 
    책/작가 이야기에 넣을까, 표지 이야기에 넣을까 하다가 작가보다는 표지에 사심이 쬐끔 더 있었으므로 표지 이야기에 적도록 한다.  (그렇다고 나를 너무 사심있는 뇨자로 보진 말아주삼- )     나는 작가들이 아니, 작가가 아니라도, 여러가지 일을 해 본, 경험해 본 사람들이 재미있다. 위키에서 그의 약력을 보면 이렇다. 64년생이고, 동베를린에서 태어났다.  그가 했던 일들은 뮤지엄
 
 
무해한모리군 2009-12-01 09: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기다리고 있습니다.

순오기 2009-12-01 11: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이드님, 까칠하고 깐깐한 줄만 알았더니 은근 귀여우삼!ㅋㅋ
처음으로 하이드님을 귀엽다고 생각했다면 그동안 내가 너무 소홀했던 걸까?^^

2009-12-01 15:02   URL
비밀 댓글입니다.

하이드 2009-12-01 18: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가 의도하지 않게 그런 이야길 좀 듣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