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냉정과 열정사이 - 전2권 세트
에쿠니 가오리.쓰지 히토나리 지음, 김난주.양억관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00년 11월
평점 :
절판
이 책을 읽는 내내 또 읽고나서 가슴이 많이 아팠다.
이 책처럼 읽고나서 그 여운이 오래가는 작품들이 있다. 나중에 보니 이책은 두 책을 번갈아 가면서 읽는게 좋고 또 아오이의 이야기가 먼저라고 들었는데.... 난 쥰세이의 이야기부터 읽게 되었다.
쥰세이가 있는 곳 , 또 매일 끊임없이 바라보는 곳, 피렌체의 두오모성당...
이국적인 배경에다가 내가 직접 가보았던 곳이라 그런지 그것부터가 많이 흥미롭고 가슴에 와 닿았다.
쥰세이가 말하는 피렌체라는 도시의 모습들.... 난 이틀밖에 있지 않았지만 그땐 정말 나 혼자였고 여행에 대한 외로움에 쌓여 있을때 혼자 느낀 도시였기 때문에 웬지 모르게 쥰세이의 고독과 그리움에 내몸이 떨려 올 정도였다. 게다가 그가 대학시절 온몸으로 서로 사랑했던 아오이라는 여인을 끊임없이 그리워하고 기다린다는 설정은 특별하진 않지만 너무나 감정이입이 잘 되어 그의 그리움과 안타까움이 나에게까지 전염될 지경이었다. 그 책을 읽는 동안 나도 외롭고 누군가를 기다렸던 것일까.
신기하게도 이 소설은 어떤 사건사고도 거의 없고 주인공들이 지난 일을 끊임 없이 떠올리는 정적인 흐름의 소설임에도 불구하고 놀랄만큼 독자를 그 안에 인물들과 장소에 빠져버리게 만드는 흡입력이 있는 것 같다.
마지막에 두오모성당에서 둘이 만나게 되고 며칠을 보내게 되고, 그리고 아오이가 돌아갈때 잡지 못하는 쥰세이를 보면서 어찌나 안타깝던지.... 다행히 뒤늦게 쫓아가는 쥰세이를 보며 안도의 한숨을 내쉬어 버렸다.
글쎄... 난 블루를 먼저 읽어서 그런지... 아님 쥰세이에 내가 동화되어서 그런지... 블루의 쥰세이 이야기가 더 재미있었다. 다른사람들 이야길 들어보니 아오이이야기를 좀 더 좋아하는 비율이 놓은 것 같은데 말이다. 하여간 근래에 읽은 이야기 중에 여운이 제일 오래간 작품이었던 것 같다. 이세상에 어딘가에서 옛사랑을 그리워하고 있을 또다른 쥰세이와 아오이에게 조금만 용기와 힘을 내라고 말 해 주고 싶다.
아니 만날 인연은 만나게 되는 것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