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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통의 도약 - 트라우마 후 성장을 위한 감정, 관계, 삶의 회복
이재희 지음 / 시공사 / 2025년 7월
평점 :
고통 너머로 건너가는 길, 『고통의 도약』 서평
― 트라우마를 곱씹고, 삶을 다시 써내려가다

『고통의 도약』은 고통의 그림자 안에서 인간이 어떻게 다시 삶을 껴안게 되는지, 그리고 상실과 아픔의 밑바닥에서 어떻게 다시 스스로를 일으켜 세울 수 있는지에 대해 집요하게 묻는 책이다. 저자 이재희는 트라우마를 단순히 견뎌낸 상처로만 그리지 않는다. 오히려 그 너머에서 본질적인 '나'와 새롭게 만나는 여정, 그리고 인생을 다시 써 내려가는 용기를 강조한다.
이 책의 진가는 치유나 성장이라는 추상적 담론에서 그치지 않는다. 트라우마로 인해 무기력해진 몸과 뒤엉킨 감정이 우리 현실에 어떻게 드리워지는지 구체적 사례와 함께 풀어낸다. 겉으로는 평범해 보일지라도, 내면에서는 어떻게 매 순간 자기 자신을 책망하거나 회피하고, 신체 증상으로 고통받는지 현실적으로 짚어낸다. 트라우마가 단지 정신의 문제가 아닌, 몸 전체에 새겨지는 깊은 경험임을 꼬집으며 우리 사회의 무지와 오해를 돌아보게 한다.
책의 한 축은 인지행동치료(CBT)와 변증법적 행동치료(DBT) 등 검증된 치료법을 토대로, 생존을 위한 왜곡된 사고가 어떻게 감정의 소용돌이를 키우는지 분석한다. 그리고 누구든 반복적 불안이나 강박, 회피와 같은 패턴에서 벗어나는 실질적인 방법을 제시한다. 특히 저널링과 편지쓰기 등 글쓰기를 통해 미처 성찰하지 못했던 감정과 마주하고, 잔잔하지만 근원적인 치유의 첫걸음을 뗄 수 있도록 이끈다.
이 책이 특별한 이유는, 저자 자신이 아버지의 죽음을 맞이하며 실제로 상실과 슬픔의 파도를 겪고 도약의 여정을 통과했다는 점에 있다. 그래서 이 책은 주저앉은 이들에게 더없이 현실적인 희망의 메시지를 건넨다.
'이 책이 당신 삶의 작은 숨결로 닿기를. 그리고 당신만의 회복과 성장의 언어가 꽃피우기를 소망합니다.'
이 책의 마지막 문장은 저자의 진심 그 자체다.
수많은 자기계발서와 심리학 대중서를 거쳐 온 독자이지만, 이처럼 개인의 내밀한 회복과 성장 자체에 온기를 담아 건네는 책은 드물다. 『고통의 도약』은 트라우마를 넘어 새로운 나를 만나는 방식을 제시할 뿐 아니라, 그 고통의 시간조차 누군가의 인생 챕터로 당당히 쓰일 수 있음을 보여준다. 또한 아직 트라우마를 경험하지 않았거나 경험한 이들, 그리고 그 곁에 있는 가족과 친구들에게도 서로 버티고 이끌 수 있는 실천적 지침이 되어준다.
삶에서 트라우마와 성장이라는 낯설고도 긴 여정을 성찰하고 싶다면, 이 책은 반드시 곁에 두고 천천히 곱씹어야 할 안내서임에 분명하다.
※ 본 서평은 시공사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