린치핀 - 당신은 꼭 필요한 사람인가?
세스 고딘 지음, 윤영삼 옮김 / 21세기북스 / 2010년 9월
평점 :
구판절판


 

  린치핀Linchpin은 본디 마차나 자동차의 두 바퀴를 연결하는 쇠막대기를 고정하는 핀이라는 뜻이다. 이 본뜻에서 의미가 확대돼 핵심, 구심점이라는 의미를 파생했고, 세스 고딘의 책에서는 누구도 대체할 수 없는 조직의 꼭 필요한 핵심인재라는 의미를 갖게 됐다. 세스 고딘이 <보랏빛 소가 온다>를 비롯한 기존의 마케팅 서적에서 설파했던 이론이 개인의 차원으로 옮겨져 자기계발에도 적용 가능함을 책으로 증명한다. 과연 나는 꼭 필요한 사람인가? 아니라면, 어떻게 하면 린치핀이 될 수 있는가? 그의 말을 들어보자.

  

  “어느 누구도 거대한 기계의 톱니바퀴가 되기 위해 태어나지는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우리는 모두 톱니바퀴가 되도록 ‘훈련’받았다.” 회사의 소모품 혹은 국가의 자원이 되도록 교육받았다. 마모되거나 그 쓸모가 다하면 쉽게 교체되어 버리는 그런 소모품 말이다. 이대로 톱니바퀴가 될 순 없다. 톱니바퀴가 되지 않는 법이 있다. 그것은 린치핀이 되는 것이다. p.12)




  “지금까지 많은 일들이 ‘출근을 한다’는 사실만으로 보수를 지급했다. 쏜튼 메이는 이런 시스템을 출근기반보상(ABC: attendance-based compensation)이라고 이름”붙였다. 그리곤 이러한 "ABC는 이제 끝났다”고 선언한다. “성공하는 조직은 차이를 만드는 사람, 대중과 다른 생각을 하는 사람에게 돈을 지급한다.” 이직률이 높은 직종 또한 “‘출근’이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하는 직종이다. 정말 좋은 직종이라면 꼭 필요한 사람들, 즉 린치핀으로 채워진다.” (pp.42-43) 내가 하는 일이 누구나 훈련을 통해 가능한 뻔한 일이라면 일을 하는 사람이나 그 사람이 속한 조직이나 뻔하다.




  그렇다면 과연 어떻게 린치핀이 되느냐. 작가는 독자들에게 기꺼이 감정노동을 하라고 말한다. 감동노동이란 “40년 전 사회학자 앨리 혹실드는 자신의 책 <통제된 마음The Managed Heart>”에서 처음 사용한 표현이다. 그녀는 “공공의 눈에 보이는 얼굴 표정이나 몸짓을 만들어 내기 위해 감정을 관리하는 일”이라고 정의했다. 바로 “예술을 창조하고 관대함을 실천하고 창조성을 드러내는 일이 힘든 이유는 그것이 감정노동이기 때문이다.” 즉, 감정노동을 하느냐 하지 않느냐의 차이가 린치핀이냐 아니냐의 차이를 만든다는 것이다. (p.88) 똑같은 일을 하더라도 기꺼이 감정노동을 하는 사람이 돋보이게 마련이다. “데이비드는 지난 6년 동안 뉴욕에 있는 딘앤델루카 커피숍 체인에서 일을 했다.” 그는 “사람들이 화장실 앞에 줄을 서 있었는데 걸어와서 유쾌하게 이렇게 말했다. -위칭에도 화장실이 있어요. 줄 서서 기다릴 필요 없습니다.- 한가득 미소를 지으며 인사를 하고는 멀어져 갔다.” 이밖에도 그는 눈에 띄지 않는 일을 했다. “커피숍에서 일을 하는 것을 지루하고 시시한, 직업의 ‘막장’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을지 모른다.” 하지만 그는 손님들에게 축복을 전하고 이러한 손님들과의 교감은 바로 그의 예술이다. 이런 말도 있지 않은가 '작은 일이란 없다. 다만 작은 사람이 있을 뿐There isn't a small job, just small people.' (pp.107-108)




  감정노동을 하는 것은 예술가가 되는 것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예술가가 될 수 있는가. 예술은 상호작용이다. “예술가들은 대부분(머릿속 상상으로) 돌, 캔버스, 물감, 종이 위에 쓰인 글과 상호작용을 한다. 자신의 작품을 사람들에게 보여주기 전에, 어떤 상호작용이나 변화를 일으키기 전에 머릿속으로 먼저 결과를 상상해본다. 하지만 가장 본능적인 예술은 직접적이다. 사람 대 사람, 경쟁자와 경쟁자, 예술가와 관람객 사이의 상호작용에서 일어나는 예술이다. 바로 우리의 모든 행동이다. 모임을 이끌어가는 예술, 학생과 상담하는 예술, 인터뷰하는 예숭, 화난 고객을 진정시키는 예술, 자금을 모으는 예술, 벼룩시장에서 카펫을 사는 예술, 디자이너를 다루는 예술.” 이 모든 게 예술이다. “예술이 어떤 사람의 마음을 바꾸는 일이라면, 매일같이 인간관례를 맺는 우리는 모두 예술가다.” 우리의 매일매일, 일상이 예술을 펼칠 도화지다. 누군가는 그것을 의식하지 않고 무미건조한 하얀 도화지를 주구장창 만들어내고, 린치핀은 매일매일의 하얀 도화지 위에 그림을 그린다. 예술을 한다. 평범해 보이는 일, 당연한 일에도 예술의 여지는 있다. (p.129)




  린치핀이 되기 위해선 감동노동 뿐 아니라, 시작한 일을 끝낼 줄도 알아야 한다. “무엇인가를 시작하는 목적은 오로지 끝내기 위한 것이다. 무슨 일이든 완전히 끝낼 수 있는 것은 없다. 하지만 우리는 반드시 끝내야 한다. 블로그에 글을 쓰고 나서 글올리기 버튼을 누르는 것, 영업팀에 프레젠테이션을 하는 것, 전화를 받는 것, 머핀을 시장에 내놓는 것, 추천서를 발송하는 것, 이 모든 것이 일을 마무리하는 행동이다. 일을 마무리하고 밖으로 내보내는 것은 나의 작업과 외부 세계의 경계를 허무는 작업이다.” 아이디어를 떠올리기만 하고 실행하지 않고, 프로젝트를 진행하다 마무리하지 않는 것은 아무런 의미가 없다. 나의 작업을 외부에 내놓는 것, 그것은 개인의 차원에서 머무는 것을 외부 차원으로 확대하는 것이며, 린치핀이 되기 위해 꼭 필요한 능력이다. (pp.154-155)




  린치핀으로 가는 길에 훼방을 놓는 것은 바로 두려움이라는 감정이다. 이 두려움은 도마뱀뇌에서 관장한다. “도마뱀뇌는 싸우거나 도망치는 일을 한다. 분노나 생존의 문제에 관여한다.” (p.169) 중요한 협상 앞에서, 프레젠테이션 앞에서 우리는 두려움을 느낀다. 이 두려움은 상황을 해결해 내는데 아무런 도움이 되지 못한다. 이러한 도마뱀뇌의 저항을 물리치기 위한 무기는 노력과 계획이다. 하지만, 두려움을 회피하기 위해 우리는 매뉴얼에 매달린다. “다른 사람의 지도를 따르면 지도가 비록 잘못되었을지라도 자신의 실수가 아니기 때문이다. 영업할 때, 판매영업 매뉴얼 그대로 고객에게 전달했는데도 물건을 팔지 못했다면 누구 잘못일까? 지도는 이처럼 우리를 책임에서 해방시켜준다.” 기존의 매뉴얼을 따르고 일이 잘못 되면 책임 전가가 가능하다. 그래서 매뉴얼에서 벗어나기 쉽지 않다. (p.185)




  린치핀이 되는 것은 뜬 구름 같은 이야기가 아니다. 여기 사례가 있다. “지역 정보 사이트에 등록된 자신의 피자가게 페이지에 사용자들이 우르르 몰려들어 악평을 쏟아낸다면 어떻게 하겠는가? 그들을 모조리 고소할 것인가? 더 창조적이고 너그럽게 문제를 해결할 방법은 없는가? 실제로 샌프란시스코에 있는 피자리아델피나는 지역 정보 사이트 옐프에 고객들이 올린 가장 어이없는 악평을 그대로 티셔츠에 새겨 배달원들에게 입혔다. 결국 이 티셔츠는 눈길을 끌었고 온라인을 통해 순식간에 세상에 퍼져나갔다. 별다른 비용도 들이지 않고 수백만 명에게 웃음을 선사했다. 델피나는 스스로 조롱거리가 됨으로써 고객들에게 선물을 주었다.” (pp.222-223) 멋지지 않은가. 하나 더 있다. 리처드 브랜슨은 푸에르토리코 공항에서 하루에 하나뿐인 비행기가 항공사의 일방적인 취소로 자신의 사업이 위기에 빠질 수도 있는 상황에 빠질 수도 있었다. “그런 큰 손해를 눈앞에 두고 흥분할 만도 했지만, 젊은 브랜슨은 공항 데스크로 가서 비행기를 전세 내는 비용이 얼마나 되는지 물었다. 그리고 휴대용 칠판을 빌려서 이렇게 썼다. -버진아일랜드행 비행기 좌석 있습니다: 39달러- 그는 공항 로비에서 이 칠판을 들고 섰다. 그리고 금세 비행기 임대 비용을 충당할 수 있을 만큼 좌석을 팔았다. 이 경험이 10년 뒤 버진항공이라는 새로운 사업을 시작하는 계기가 된 것은 말할 것도 없다.” 전율이 돋는 이야기다. (pp.264-265)  

 

  “메트칼프의 법칙Metcalfe's Law은 네트워크의 가치는 네트워크에 연결된 노드의 수를 제곱한 것과 같다는 것이다. 인터넷을 사용하는 사람이 많이 질수록 인터넷은 더 훌륭한 도구가 된다. 트위터를 사용하는 친구가 많을수록 트위터는 내게 훨씬 유용한 도구가 된다. 연결은 그 자체로서 가치가 있다. 생산성을 끌어올리고 커뮤니케이션 비용을 낮추기 때문이다. 네트워크는 곧 선물이다.” 메트칼프의 법칙은 네트워크의 중요성을 말할 뿐 아니라, 네트워크라는 선물을 잘 이용해야 한다는 사실을 시사한다. 단순히 온라인 네트워크 뿐 아니라 인적 네트워크에도 적용 가능하지 않을까. (p.242)




  작가는 우리를 힘들게 하는 것은 희망이라고 말한다. “결장을 잘라 평생 배변 주머니를 배에 달고 살아야 하는 사람들과, 아직은 회복할 가능성이 있어서 결장을 절개하지 않은 사람들 중에 누가 더 행복할까? 결장을 잘나낸 사람들이 훨씬 오랜 시간 행복하게 사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람을 고통스럽게 만드는 것은 희망이다. 비행기가 곧 도착할 것이라는 희망, 절대 놓치지 않을 것이라는 희망, 좌석이 남아 있을 것이라는 희망, 비행기가 추락하지 않을 것이라는 희망, 제시간에 도착할 것이라는 희망, 수술이 성공할 것이라는 희망, 상사가 자신에게 고함치지 않을 것이라는 희망, 이 모든 희망이 수많은 사람들을 신경질 나고 짜증 나게 만든다. 그런 희망을 갖는 것은 미래에 대한 향수 때문이다. 자신이 그려놓은 결과와 사랑에 빠진 것이다. 각각의 단계마다 희망과 의지와 노력만으로 자신이 정해놓은 미래를 달성할 수 있다는 착각에 빠지는 것이다.” 과거에 대한 향수만 있는 게 아니라 미래에 대한 향수라는 표현이 무척 흥미롭다. 맞다. 이별의 아픔이 더 고통스러운 건 다시 잘 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희망 때문이다. 그래서 그 희망이 사라지고 나면 고통은 덜어지곤 한다. (p.297)




  나는 과연 꼭 필요한 사람인가? 대체 가능한 그런 존재인가? 그런 존재가 되는 건 싫다. 그렇다면 린치핀이 되어야 한다.







/ (주) 아름다운 청년




201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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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결단
    from jason19888s님의 서재 2021-05-25 17: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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