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문호 박사의 뇌과학 공부 - 감각, 지각, 기억, 꿈, 그리고 자아와 세계에 관하여
박문호 지음 / 김영사 / 201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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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과학 대중 강연 분야에서 아주 유명한 분이 계신데 바로 박문호 박사님이다. 사실 엄밀히 따지면 뇌과학자라고 하기에 애매한 이력을 가지고 있으나 그 밟아온 이력이 꽤나 독특한 분. 이번에 김영사에서 이 분의 강연을 책으로 묶은 강연집 스타일의 책을 출간했다. 

550쪽 가량되는 두꺼운 분량의 큰 책이다. 다루고 있는 분야도 매우 많고. 아마 뇌를 다루는 대중과학서 중에 친근하게 쓰인 걸로 이렇게 두꺼운게 있을까? 싶은. 요즘 트렌드에도 꽤나 적절하다는 생각이 드는 책

위에서도 살짝 말했지만 이 책의 지은이가 워낙에 독보적으로 독특한 분이시기 때문에 그 분에 대한 부분을 가져올 수 밖에 없었다. 일단, 본인의 독학으로 뇌과학 및 우주, 진화를 공부한 분이다. 그래서 좀 더 통섭한, 과목간의 경계가 흐릿한 넓은 공부를 해낸 분. 물론 여기에 사람마다 호불호가 있을 수는 있겠으나, 이런 경력을 바탕으로 거기에 더해서 쉬운 언어, 친화적인 설명을 통해 뇌과학을 상당히 쉽게 설명하는 것으로 유명한 분이다. 나도 신경과학을 하면서 이 분의 강연 이야기를 들어봤었을 정도니까 아무래도 굉장히 유명한 분이시다 라고 할 만 한 듯 하다.
지은이 소개가 두 부분으로 있어서 뒤쪽도 아래에 가지고 왔다.

여기 저자소개 두 번째 장에 쓰인 것 중에 이 책의 키워드가 들어있다. 일단 여기 실린 그림들이 저자가 그린 펜화를 조금 다듬어서 만들어진 것들이란 것. 이 정보 없이 보다가는 뭔가 미묘한 느낌이 들 것이다. 그림이 상당히 평소에 보던 것과 다른 질감이라는 느낌? 나도 사실 이 부분을 좀 늦게 봐서 보다가 중간에 이 말을 접하고 아하 싶었다. 
그리고 하나 더, 이 책은 '뇌'라는 것의 중요성을 상당히 많이 강조하고 있다. 이 말은 사실은 요즘 뇌과학계의 화두인 '체화된 인지'와는 약간의 거리가 있다는 말이다. 한 마디로, '뇌'자체를 이해하는게 곧 '인간'의 이해라는 뇌 일원화된 주장이 중점이란 것을 인지해 두고 이 책을 읽는 것이 제대로 된 배움에 더 큰 도움이 될 것이다. 만약 이 주장에 어느 정도 거리를 둔 생각을 가진 분들은 이 책을 좀 더 비판적으로 받아들이되 그래도 읽어 보는 것이 좋을 것같다. 이 책에 실린 내용들의 많은 것들은, 누가 뭐래도 꽤나 잘 정리된 부분들이 많기 때문에.

스포일러를 안 하려 하지만, 이 책의 중요한 꼭지를 통해 이 책의 스타일을 이야기 해 보고자 한다. 일단, 이 책은 워낙에 그림이 많고, 그림들이 직관적으로 와닿을 수 있는 것들이 많다. 여기 가져온 부분도 대뇌의 대상다발 등을 설명하는 부분인데 필요한 몇몇개만 그림으로써 여기서 설명하고자 하는 것에 집중하게 하는 효과가 있다. 아마 처음 접하는 분들도 아하, 하고 이해하기 쉬우리라는 생각이 든다.

해마의 패턴자극 및 기억형성 과정을 설명한 부분. 내가 기억저장기전을 전공으로 학위논문을 썼었기도 해서 좀 더 유심히 보게 된 부분이다. 일단, 쉽게 설명하려는 노력과 저자 본인이 이해할 때 narrative를 가지고 이해하려 했음이 느껴지는 게 많았다. 이 말은 학술적 사실들을 조금은 curation했다는 의미인데 그래서 전공자가 아닌 분들이 읽을 땐 더 이해하기 쉽고 친숙하되, 사실 함부로 생각을 진행하다가 오해를 부르거나 생략된 detail들을 가지게 될 거란 생각이다. 쉬운 예로 기억이 해마에서 저렇게 DG->CA3 region을 통해 가지고 가는게 있긴 하지만 amygdala의 감정기억이 항상 여기에 같이 작용을 해서 해마만을 기억장치로 얘기하는 것은 조금 오해를 불러 올 수 있고, 한 가지 더 이야기 해 본다면 해마에 저장된다! 라는 말 보다는 해마의 뉴런 사이 시냅스들에 화학물질로서 저장되고, 그게 곧 시냅스의 넓이를 증가시켜서 '기억'이란 형태로 우리에게 존재하게 된다고 말하는게 불필요한 오해를 줄이지 않을까 싶었다. 마치 '기억'이란 분자가 존재하는 느낌이 들어서..
그러나 이런 부분들은 550쪽이란 많으면서도 뇌를 다루기엔 적은 쪽수 안에 이 모든 분량을 넣으며 생긴 detail의 소실이란 생각이 들어서 대단한 비판점이란 생각은 아니다. 기본적으로 뇌에 대한 커다란 이해가 된다면 그것만으로도 이 책의 역할은 충분한 거니까.

위에 내가 말한 것을 간단하게 그려놓은 그림이라 같이 찍어 둔 것인데, 이 경험기억 등이 굉장히 재미있다는 걸 보여준다. 저렇게 간단히 그려질 수 있다는 것도.

마지막 부분은 해마 신생과정을 가지고 이야기를 ㅐ볼까 한다. 여기서 이 책의 좋은 점 중 하나가 또 드러나는데, 다양한 그림 뿐만 아니라 꽤나 연결성에 주목하고 있다. 뇌를 이해하는데 가장 중요한 포인트 중 하나는 뇌가 각 구분 구분별로 환원된 지식을 연결시키는 것 보다는 뇌 전체를 통합적으로 보는 시각인데, 이 책은 챕터상 구분 구분별로 설명하긴 하지만 그 간에 연결에 집중을 하는 모습을 보인다. 이 역시 대중들에게 좋게 다가갈 만한 중요한 부분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아주 다양한 부분을 다루는 책이지만 내게 친숙하기도 하고 말하기 좋은 부분을 기준으로 리뷰를 진행 해 보았다. 아마 이 책이 550쪽 분량이라 매우 많다 여겨질 진 몰라도 의외로 꺼내서 원하는 곳을 찾아보기에 잘 정리된 책이란 생각이 들 것이다. 그리고 관련된 강의도 유투브에서 볼 수 있다고 하니 아무래도 뇌를 알고 싶은 이들의 입문서로 나쁘지 않다는 생각이다. 리뷰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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