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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과 루이비통 - 마케터도 모르는 한국인의 소비심리
황상민 지음 / 들녘 / 201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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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대폰을 교체해야 할 시기가 되어 때마침 새로 출시된 갤럭시3와 아이폰5 사이에서 고심하던 나는 결국 갤럭시3의 손을 들었다. 휴대폰을 사용한 지 몇 개월이 흐른 지금 큰 불만없이 만족해하며 업무와 개인적인 일에 두루 잘 활용하고 있다. 스스로 얼리어답터라는 생각은 애당초 없었고, 요모조모 뜯어보고 두 제품간의 성능을 비교해 보고 나서 구입했으니 어찌보면 실속이용형에 해당할 것이다. 물건을 구입하기 전에 나름 기준에 맞춰 적절하게 휴대폰을 마련했다는 생각만 있었을 뿐, 나의 소비행태 저변에 깔린 의미는 알지 못했다.

 

언뜻 생각하면 소비자심리를 연구한다는 것은 기업을 위한 학문인가 싶기도 하다. 판매대상군을 선별하고 연구하여 마케팅을 하는 것이니, 그것이 소비자인 우리와 무슨 연관이 있나 하는 의문이 드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그러나 황상민 교수의 <대통령과 루이비통>은 기존의 시각과는 다른 조금 흥미로운 이야기를 덧붙여 들려준다. 소비자 심리의 유형분석이 마침내는 누군가의 삶을 이해할 수 있는 실마리가 될 수 있다는 사실을.

 

“내가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 내가 뭘 잘할 수 있는지, 진짜 좋아하는 게 무엇인지를 아는데 큰 도움이 된다.”

-p.248

 

심리학계의 아이유, 황크라테스, 황반장, 셜록 홈즈 같은 심리학자, 등 교수의 직함을 달고는 상상할 수 없었던 파격적인 별칭으로 불리는 황상민 연세대 심리학과 교수는 역시 시종일관 지루하지 않게 이야기를 풀어나간다.

 

하늘에 떠있는 달, 호수에 잠겨있는 달을 갖고 싶어 시름시름 앓다 병까지 들어버린 공주 이야기 <공주와 달>에피소드. 우화가 어느덧 소비심리의 거대한 이야기 속으로 들어가는 문의 역할을 하고 있음을 깨닫게 된다. 기업경영인들을 위한 지루한 책일 거라는 짐작과는 달리 저자는 영화, 이야기, 광고, 현실 속의 상품 등 모든 매체와 대상을 넘나들며 독자들이 현장감과 재미를 느끼며 읽을 수 있게 책을 편성해 놓았다.

 

7장 디지털 괴짜편을 지나면서는 주제가 소비심리 행태 분석을 넘어섰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이것은 실은 6장 통신요금의 비밀편부터 떠오른 생각인데, 소비심리 분석이 어느덧 ‘나라는 인간은 누구이고, 무엇을 위해 살아가고 있으며, 앞으로 어떻게 해야하는가’라는 의문으로 바뀌어 맴돌게 된 것이다. 고작 물건파는 것이 어떤 것인지 경영인들에게 뭔가 판매 팁을 줄 것 같은 책이라고 지레짐작했던 내 생각을 완전히 뒤엎는 경험이었다.

 

살아가면서 우리는 수많은 선택의 상황에 직면한다. 어느 대학에 입학하고, 어느 회사에 취직을 하고, 누구와 결혼을 하는, 인생에 획을 긋는 큰 선택뿐만 아니라 자잘하게는 아침에 몇 시에 일어나 아침식사를 밥으로 할지 빵으로 할지 <무한도전>을 시청할지 <1박2일>을 시청할 지 결정하는 일까지. 이런 선택에는 우리의 성장기 수많은 경험들과 현재까지 쌓여온 지식과 지혜가 뒤섞여 최종적인 결정을 하게 된다. 여기에 한 인간을 이해할 수 있는 수많은 이야기가 담겨 있다는 재미있는 이야기. <대통령과 루이비통>

 

대한민국 소비시장의 흥미로운 행태뿐만 아니라 자신을 심도있게 들여다볼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될 것이다. 더불어 저자의 다양한 사례연구까지 책은 마지막장을 덮을 때까지 관심을 돌리지 못하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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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10-22 09:52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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