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해하다. 그녀의 시는 집중하면서도, 마음을 자유롭게 풀어놓아야 보인다. 이 사차원의 시를 읽는 일은 쉽지 않다. 시 속의 화자는 홍길동처럼 이곳 저곳에서 각기 다른 모습으로 출몰한다. 더욱이 이 책에서 의미를 구하는 건 어리석은 일이다. 시에는 느낌만이 살아있다. 솔직히 읽기는 버겁지만, 그녀가 걸어가는 시적 행보를 놓치는 것 또한 아쉬운 일이다. 근데, 이 책을 사랑의 능력이라고 바꿔도 좋았을 것 같다는 책 뒤의 해설은 아무래도 오버라는 생각이다. 이 정도를 사랑이라고 한다면 세상에 사랑 아닌 시가 어디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