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 1894년 여름 - 오스트리아인 헤세-바르텍의 여행기
에른스트 폰 헤세-바르텍 지음, 정현규 옮김, 한철호 감수 / 책과함께 / 201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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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 재밌는 책이다. 관점이.

19세기말의 조선사회를 21세기 인간들의 관점이 아니라..

19세기말의 서구인의 시각에서 묘사한 것이 흥미롭다.

더욱이 놀랄만큼 '정교'한 묘사가. 

 

물론 그 시각은 오리엔탈리즘을 기본으로 깔고 있다.

오리엔탈리즘. 동양에 대한 편견. 우월감. 그리고 신비감.

몇가지의 묘사가 책전반에 맴돈다.

 

1. 조선의 상업은 발전되지 않았다.

2. 길은 엉망진창이다. 더럽다.

3. 조선 남자들은 게으르고, 더럽고, 일을 안한다.

4. 여자들만이 노예와 같이 일을 죽어라 한다.

5. 정권의 가렴주구가 극에 달해 있다.

6. 조선인들은 일본인과 중국인에 비해 키가 크고 신체가 우람하다.

7. 조선의 잠재력은 크기 때문에 정치권력만 바로 서면 부강한 나라가 될 수 있다.

 

조선에 상업이 발전할 수 없는 이유를 '착취'구조에서 찾는 부문은 흥미롭다.

 

"이 땅에서 상인이나 기업가, 농부, 목축업자들이 자신과 가족의 생계에 필요한 것 이상으로 획득하는 것은 의미가 없는 일일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연이나 좋은 수확 덕에 약간의 돈이 수중에 들어오면, 그들은 돈을 땅속에 묻거나 비밀에 부친다. 그렇지 않을 경우 고급 관리들이 곧바로 달려들어 빼앗아가기 때문이다." p. 155

 

조선 지배권력의 사악함에 대한 비판도 계속된다.

 

"일본인과 중국인 사이에 벌어지고 있는 갈등과 억압당하고 착취당하는 백성의 반란이 현상황을 개선할 수 있다면 좋으련만, 지금의 상황으로 보건대, 넓은 지구상에서 조선만큼 백성이 가난하고 불행한 반면 지배층은 거짓되고 범죄적인 곳은 아마도 거의 없을 것이다." p. 107

 

조선의 이 모든 불행은 정조이후 세도가문에 의해 권력의 사유화가 고착된 것에서 연유된 것이리라.

민중들로서는 조선 지배권력이나 외세나 무엇이 달랐겠는가? 

 

예나 지금이나 권력은 항상 민중과 괴리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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