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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정한 편견
손홍규 지음 / 교유서가 / 2015년 5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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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생은 틀렸어. 다음 생애는 잘 살아볼 거야. 이렇게 투덜대던 벗이여 다음 생은 벌써 시작되었다."


책 표지 문구에 끌려 계속 이 문구룰 읽게 됩니다. 이번 생은 틀렸어. 이런 생각은 가끔씩 살면서 하게 됩니다.

왠지 이번엔 힘들 것 같고 의지박약에 기회가 없을 것 같단 생각이 더해지는데요. 다음 생이 진짜로 있건 말건 그건 중요하지 않죠.

결국은 지금 내가 어떻게 이번 생을 살아내느냐가 중요하니까요.

투덜대던 당신! 정신 좀 차려봐란 말을 던지고 있단 생각에 책 속 이야기는 과연 어떤 말을 건네올까 궁금했습니다.


흔히들 사람들에게 편견을 갖지 말라고 합니다. 겉모습이 다가 아니라고 눈에 보이는 것만 보지 말라고.

편견은 결코 좋은 것이 아니라고. 그런데 작가는 편견을 사랑한답니다.

그런데 그 편견은 아름답고 올바르답니다. 편견이? 어떻게? 작가가 말하는 것이 어떤 의미인지도 궁금해집니다.


이 책은 2008년 11월부터 2012년 5월 경향신문에 손홍규의 로그인이라는 칼럼에 연재된 글을 묶었다고 합니다.

긴 호흡의 이어지는 글이 아닌 짧은 글들이기에 좀 더 손쉽게 들을 수 있는 이야기들입니다.


"라면과 계란"이라는 글에서 라면에 계란을 넣지 않는다고 아버지는 고함을 지르며 분개를 합니다.

딱히 계란을 꼭 넣어 먹어야할 필요는 없는 것이지만 아들의 사는 꼴이 탐탁지 않았기에 아들에게 무언가 훈계를 하고 싶지만

머리 굵은 아들이 들어줄리 만무해서 코투리를 잡았던 것입니다.

아들은 다음부터는 반드시 라면에 계란을 넣어 먹는다 약속을 하고 말았는데요. 자신도 모르게 눈물이 핑 돌았다고 합니다.

그 뒤론 꼭 라면에 계란 한 알을 넣어 먹는데 오래 살 것 같은 행복한 착각이 들었다는 이야기입니다.

뭐 대단할 것도 없는 단순한 라면과 계란에 관한 이야기지만 일상에서 느낄 수 있는 평범함에서 뭉클한 뭔가를 끄집어냅니다.

왠지 산문이라고 국어 교과서에 등장할 것만 같은 무거운 느낌으로 다가옵니다.

처음 산문집이라는 단어에 어렵지않을까란 편견을 가졌습니다.

물론 후반부에는 조금 무거운 이야기들도 등장합니다. 주관이 있기에 모든 이야기들에 고개를 끄덕이긴 힘들수도 있겠지만

초반 길고양이를 한마리 입양해 키우며 일어난 일들을 들으며 참 정있는 사람이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부모님과 주변의 따뜻함을 소소하게 담아내는 이야기를 읽어가며 내 주변을 돌아보게 됩니다.


충무로 어느 식당에서 배달을 하던 시절, 눈이 엄청 많이 내리던 날이었습니다. 저자는 눈길을 헤집고 배달을 하다 미끄러져서 쟁반을 엎어버리고 맙니다.

자신의 하루치 급료보다 비싼 음식값과 뚝배기값 변상할 생각에 걱정이었던 그에게 식당 아주머니와 아저씨는 어떤 대답을 건넸을까요?

과연 내가 그 상황이라면 어떤 말을 건넸을지 상상해보며 저자의 말처럼 상처받은 사람에게 무엇을 물어야 하는지 아는 사람이 되야겠단 생각이 듭니다.

저자가 사는 세상은 지극히 현실적인 세상입니다. 목돈이 없어 전세를 얻지 못해 월세방만 전전하며 잦은 이사를 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인생을 한탄하는데 그치지 않습니다. 그런 그의 생각들이 지독한 이 시대를 살아가는데 힘이 되줄거라 생각합니다.


"우리는 사랑을 할 때 상대방의 장점만을 사랑하지 않는다. 우리는 사랑을 말할 때 상대방의 아름다움만을 일컫지 않는다.

우리는 누군가를 사랑하기로 마음먹을 때 각오가 되어 있다. 그이에게 내가 알지 못하는 단점이 있더라도 내가 미처 깨닫지 못한 추함이 있더라도

기꺼이 용납하고 감싸주겠다고. 그러니까 결국 사랑이 요체도 이해에 있는 것이다." - 123page


두페이 분량의 짧은 이야기를 듣다보면 내 틀에 딱 갇혀 사는 나를 돌아봅니다.

각박한 세상이라고는 하지만 좀 더 따뜻하게 살아도 될 것 같습니다. 내 것 챙기기에 바쁘게 살기보다 내 것 좀 덜어내주고 살아도 될 것 같습니다.

편견이 필요하다는 말에 고개를 갸웃했었는데 '편견을 사랑함'이라는 이야기에서 철거민들에 관한 이야기를 할때 그렇게 말한 이유를 깨닫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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