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마음도 모르면서 - 알아가는 것만으로도 고마운 내 감정들의 이야기
설레다 지음 / 인플루엔셜(주) / 2017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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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여름 더위가 수그러들던 계절 8월 중반에, 4년여 동안 꾸려왔던 매장을 정리했다.  마무리가 그리 좋았던 것도 아니라 그 이후로 한 달 가까이 마음고생을 더 했어야 했는데, 그때 읽으려고 구입했던 책을 이제야 읽게 됐다.  하루에도 몇 번씩 오르락내리락하는 마음, 이 감정을 뭐라고 해야 할까?  미술심리상담가 겸 작가 설레다의 글과 그림으로 읽는 글은 한 해를 마무리하는 지금 읽기를 잘했다...라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달뜨다/ 숫접다/ 견실하다/ 위안하다/ 설토하다/울연하다 등 조금은 낯선 단어들을 글과 그림으로 함께 읽다 보면 단어 하나하나에 애정이 정감이 가기도 한다.



함께한 시간을, 또 기회를 얼마나 충실하게 활용하느냐는 전적으로 나 자신에게 달린 일.

사람이 사람을 만나 인연을 만들어 나간다는 것은 그저 단순히 함께 시간을 보낸다는 그 이상의 의미입니다.

보이지 않는 데서 마음을 쓰기도 하지만 때로는 상대가 보이도록 '나 너를 위해 이런 노력을 하고 있어' 하고 드러낼 필요도 있어요.  그래야 알 수 있으니까요.

내가 당신을 위한 시간을 어떻게 채우고 있는지를.  /p105

스스로 원해 홀로 남겨진,

참으로 능동적으로 고독한 밤입니다.

아드드, 작게 앓는 소리를 내며 허리를 쭉 펴고 눕습니다.

데친 시금치처럼 축 늘어져 몸에 힘을 다 빼고서,

움직일 수 있는 부위라곤 눈꺼풀뿐인 듯, 눈만 꿈뻑이며, 조용한 밤의 틈을 비집고 들어오는

나긋한 소리에 귀를 기울여봅니다.

내 안팎으로 들고 나는 소리에 집중하다 보면 어느덧 완만한 파고가 잔잔히입니다.

그 파고 위에 올라타 어디든 흘러가도 그만인 듯 무심하게 마음속을 유영합니다.

혼자 있기 좋은 곳.

마음속으로 사라지기 좋은 밤입니다.

적요하다 ; 방해받고 싶지 않은 외로움 가운데에 고요하고 평온한 상태로 혼자만의 시간을 유유자적 누리는 순간

/p153

책장을 넘기며 조각조각 마음을 잇다 보면 어느새 하나의 퍼즐이 맞춰지는듯한 감정이 든다.  때론 따스하고 위안을 받는 것 같고, 아팠지만 그 시간들을 잘 보냈구나 하는 다독임.  어쩌면 어른도 살면서 가끔은 위안이 필요하다.  잘 했다고, 잘 하고 있다고 하는 다독임을 받고 싶을 때가 있다.  때론 그런 위안으로 앞으로 나아갈 힘을 얻기도 한다.  설토와 당근이 함께한 작은 이야기는 따스했고 고마운 글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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