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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살아계실 때 함께 할 것들
신현림 지음 / 흐름출판 / 2011년 4월
평점 :
구판절판


  

 

"....난 한번도 좋은 딸인 적 없습니다."

 

 

책표지의  마주 잡은 두손, 그리고 책표지의 문구를 보고 함께 일하는 동생이 "누나 또 펑펑 울겠는데요?" 하며 웃는다.  버스에선 절대 읽지 말고 집에서 읽으라는 이야기를 웃으며 흘려듣고는 퇴근길 버스에서 몇장 읽다가 눈시울이 붉어지고 눈물이 또르르 떨어지려해서 부랴부랴 책장을 덮었다.  집에 들어와 식탁위에 올려놨던 책을  행여 아빠가 제목을 보고 서운해 하실까 싶어 살짝 숨겨두었다 부모님주무시러 가시고 나서야 본격적으로 읽기 시작했다.   저자가 이야기하고 싶은 이야기들은 '엄마'에게만 한정된 이야기들만은 아닐 것이다.  엄마를 먼저 떠나보내야 했던 저자의 마음을 엄마가 1년만, 2년만 더 살아계셨 더라면 하고 싶었던 일들 또는 함께 하지 못해 안타까운 순간들을 담고 있다. 

 

 

1남 3녀를 키워내신 우리 부모님...내가 나이들어 가는것 만큼 부모님은 이제 나이 들어 노년으로 접어들고 계시는데도 아직 식당일을 하고 계신다.  가게일을 마치고 저녁에 모여 앉아 가끔 이야기를 나눌 때면 유독 힘들어하시는 날이 있다.  이제 나이들어 아플일만 남았다며, 가끔 건강검진 결과가 이상하다고 다시 한번 해보자고 했다는 이야기를 들을때 마음은 덜컹 내려앉지만 같이 병원가보자는 이야기도 먼저 꺼내보지 못했고 모시고 병원에 가보지도 못했다.  생각해보니 밤새워 책읽고 모자란 잠을 더 자겠다고, 또는 다른 일 때문에 라는 핑계들이었으니 지금 생각해보면 참으로 무심하고 괘씸한 딸이었다.  삼십여년 넘게 오랜시간 떨어져 본 적 없이 함께 했기에 너무나 당연시 생각해 왔던건 아닐까?  이만큼 키워주셨으니 이제 부모님을 보살펴 드려야할 차례인데 난 아직도 부모님의 그늘아래 살고 있으니.... 가끔 미안한 마음에 말을 꺼내면 그래도 세상시끄러운데 걱정하며 사시느니 끼고 사는게 낫다고 오히려 다독여 주시는 부모님..   제일 큰 효도는 좋은 짝 만나 동생처럼 효도하는건데 제일 쉬울것 같은 일이 너무나 어려운 일이라 그 부분에 대한 이야기는 피하려고 하는 편이기도 하다.  다 컸지만 독립하지 못하고 함께 사는 여식이 둘이나 되니 자신들의 노년을 누구에게 기대할 수 있으실까?  제일 효도하는 자식은 어릴때 그렇게도 속썩이던 둘째딸... 어릴땐 제발 이 지옥같은 시간들이 빨리 지나가게 해주십사 했을 정도로 시끌했던 집이었는데... 지금은 시집가서 똘망한 아들도 낳고 잘 살고 있다.  가끔 술 한잔 하실 때면 부모님 건강하실 때야 괜찮지만 본인들 떠나고 나면  외롭지 않겠냐고 걱정하시는 모습에 마음이 아려오기도 한다. 

 

 

열 달 동안 엄마와 나는 한 몸이었다.

엄마가 떠나고 나서야 엄마의 몸에서 태어난 행운에 감사하고 있다니, 이토록 삶이 서러울 수가 없다.  주어진 인연의 시간 속에서 함께 누릴 행복이 길지 않다는 것을 좀 더 일찍 깨달았다면..../p148

 

 

자식을 낳으면 부모마음을 조금은 더 알게 되는 걸까?  입안의 혀처럼 부모님 마음을 잘 알아 챙기는 둘째 동생이 가끔은 큰언니 같고 든든하기도 하다.  저자의 이야기를 읽으며 그녀가 엄마와 하지 못했던 또는 좋았던 순간들을 추억하며 더 늦기전에 부모님과 시간 보내기를 추억쌓기를 권하고 있다.  지금껏 부모님과 함께 해온 시간만큼이 남아있을지... 알 수 없다.  미루지 말고 '지금' 하나씩 실천하라고 거듭 강조하고있다.  

 

 

엄마에게 좋아하는 책의 한 구절, 유행하는 소설을 읽어드려보라.

좋은책의 글귀를 보는 일은 인생에서 굉장한 카타르시스를 준다.  엄마와 함께 책을 보는 이른 경험과 삶의 지혜와 철학을만나게 해줄 것이다.  그뿐만이 아니라 서로의 영혼을 느끼고 영혼이 풍요로워짐을 깨달으리라.  참으로 멋진 일이다.  시간을 미루지 말기를빈다.  /p194

 

 

어린시절 아빠손을 잡고 서점나들이를 가는건 엄마따라 시장을 가면 호떡, 순대, 떡볶이 등을 먹을 수 있다는 설레임 만큼이나 신나는 공간이었다.  이렇게 아빠, 엄마와의 추억을 떠올릴 수 있는 시기는 20세 이전이 거의대부분이라는 사실에 깜짝 놀라게 된다.  그동안 내 삶에만 집중하느라 부모님과 함께하는 시간은 소홀했던게 아닐까?  책장에 쌓인 책들을 보며 '엄마 읽을만한 책 좀 다오' 하시면 그중 글씨도 좀 크고 공감할 만한 책들을 골라드리곤 했는데 일하시느라 피곤하시고 짬짬이 책을 읽으신다는게 어디 쉬우실까?  저녁이면 부모님과 마주앉아 과일이나 차한잔 하며 책을 읽어드리기도 해야겠다.  어린시절 엄마,아빠가 우릴 위해 몇 번이고 읽어주셨던 것 처럼...작은일부터 하나씩 함께할 수 있는 일들을 찾아보려한다.  '나중'이란 없으니까 오늘 더 사랑하라! 라는 저자의 말처럼.. 사랑한다고 꼭~안아드려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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