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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이 지고 나면 잎이 보이듯이 - 이해인 산문집
이해인 지음, 황규백 그림 / 샘터사 / 201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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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해인 수녀님의 글을 처음 접하게 된게 언제였더라?  어린마음에 장래희망을 '수녀님'이라고 진지하게 생각해 보았던 것도 수녀님의 글을 통해서 조금은 영향을 받지 않았을까?  그땐 왜 그리 진지 했는지 집을 나가 수녀원을 찾아가볼까? 하는 생각까지 했으니 아마도 영화 '사운드오브 뮤직'에 심취해있었기 때문일까?  나이가 들어가며 철이 들고 하고 싶은 일이 너무 많고 욕심 때문에 다른 이들을 위한 기도하는 삶을 살아야하는 수도자의 삶은 살 수 없겠다는 생각에 꿈을 살포시 접었던 기억이 떠올랐다. 



 

우리가 한세상을 살면서 수없이 경험하는 만남과 이별을 잘 관리하는 지혜만 있다면 삶이 좀 더 행복해지지 않을까?  웬만한 일은 사랑으로 참아 넘기고, 잘못한 일이 있더라도 마침내는 이해와 용서로 받아 안는 노력을 멈추지 않으면서 말이다.  서로의 다름을 비방하고 불평하기 보다는 '이렇게 다를 수도 있음이 놀랍고 신기하네?!' 하고 오히려 감사하고 감탄하면서 말이다. /p24

 

 

수녀님의 일기글을 비롯하여 좋은 글들, 먼저 떠나신 분들을 위한 추도글들을 만날 수 있는 이해인 수녀의 산문집.  화려한 꽃도 좋지만 그 꽃이 지고나서야 보이는 잎사귀들에는 더 많은 이야기들이 담겨있고 꽃처럼 아름다운 날들보다 우리가 살아가는 날들의 모습은 잎사귀에 더 가깝지 않을까?  장미꽃이 한다발을 이루기 위해서는 가시들을 껴안아야 한다는 수녀님의 글이 아프지 않고 편하게만 살고 싶어하는 마음에 살짝 일침을 가해 주시는듯 하다.  베풀고 나누고 기도하시는 삶을 사시면서도 항상 자신보다는 주변인들을 걱정하시는 모습에서 아무리 성직자라 한들 한결같이 이러한 모습일수 있을까? 싶다. 

 

 

누군가에게 도움이 필요할 때 귀찮아하며 피하거나 모르는 척하지 않는 관심, 겉도는 말이 아니라 구체적으로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하는 정성, 선한 일을 하고도 보답을 바라지 않고 마땅히 해야 할 일을 했을 뿐이라고 생각하는 겸손이야말로 우리가 이웃에게 무상으로 빚을 주는 축복이 되고 사랑의 길이 되는 행동일 것이다.  욕심과 이기심을 아주 조금만 줄여도 우리는 행복한 사람이 될 수 있을 것이다. /p49

 

 

"인생을 지혜롭게 사는 방법 중 하나는 우리 인생에서 피해 갈 수 없는 고통을 어떻게 받아들이냐에 있다......고통이라는 부정적 요인을 긍정적으로 전환시키는 지혜가 필요한 것이다.......병이 들거나 불행이 닥쳤을 때 그것을 역이용해서 뭔가를 얻을 수 있는 방법을 연구하는 것이다.  나는 인생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은 이용할 가치가 있으며 인생에서 헛된 것은 아무것도 없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작가 엔도 슈사쿠의 글을 되새김해 보는 날. 2010.5.24  /p125

  

 

해마다 다이어리에 간단하게나마 그 날의 일들을 정리하곤 했는데 올해 들어 바쁘다는 핑계로 스마트폰에 간단한 기록, 그마저도 귀찮아서 미루기를 반복해왔는데 내가 보내고 있는 하루의 일상이 얼마나 소중한지를, 짧은 시간이지만 하루를 조용히 마감하는 그 시간을 얼마나 좋아했는지를 잠시 잊고 지냈던 것 같다.  '다음' 이라는 이름으로 미루어 왔던 일들, 대수롭지 않다고 생각했던 작은 일에도 의미를.....'매일' 이라는 하루의 소박한 행복에 감사하기를.. 책을 받아들고 책이 너무 고와서 글들에 사랑과 살아가는 날들에 대한 애정이 넘쳐 읽으며 숨고르기를 몇 번 이나 했던지...  수녀님 건강하게 오래도록 오래도록 오래도록 그 자리에 계셔주세요...고맙습니다...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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