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화로 교양하라>를 읽고 리뷰를 남겨 주세요
만화로 교양하라 - 먼나라 이웃나라 이원복의 가로질러 세상보기
이원복.박세현 지음 / 알마 / 2011년 2월
평점 :
품절


 

 

책을 읽기에 앞서 약간의 선입견을 가지는 경우가 있다.  책표지, 제목, 관심사가 아닌 책들은 살짝 뒤로 미루게 되는데 이 책도 책장을 펼쳤다 덮었다를 반복하다가 집어들기까지 망설임이 조금 길었던 책이었지만 "이 책을 왜 이제?" 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즐거웠던 책읽기.  책의 구성이 더 재미있게 느껴졌던 건 인터뷰어 박세현과 인터뷰이 이원복이 <먼나라 이웃나라> 다시보기를 하듯이 출간 되었던 책들과 그 당시의 이야기들을 맛깔나게 잘 풀어 낸 것 같다.  개인적으로 역사이야기에 큰 재미를 느끼지 못했던 지라 <먼나라 이웃나라>라는 책이 출간 되었을 당시에도 읽고 싶어서 라기 보다는 아버지께서 읽어보시려 구입하신 책을 한 두 권씩 꺼내 읽다 보니 학창시절을 통틀어 제일 다독한 책이 아닌가 생각된다.  읽은 횟수를 헤아릴 수도 없이 가까이 했던 책이니 오죽 했을까? 

 

 

<먼나라 이웃나라>, 만화가 이원복, 몇 집건너 한 집엔 이 책이 있지 않을까?  책을 받아들고 후다닥 안방에 가서 보니 먼지를 뽀얗게 뒤집어 쓴 채 책장 맨 윗칸에 자리잡고 있던 오래된 만화책을 꺼내보았다.  십여년도 훨씬 더 된 책들이라 책장도 많이 바랬고 군데군데 약간 상한 페이지도 있지만 그 당시 동네서점에서 책을 구입하면 곱게 비닐 포장을 해주곤 했는데 그래도 포장이 되어있어서 인지 책표지 만큼은 깨끗하게 보관 되어있다.

 

 

 

일을 하다 보면 선택과 집중. 이 두 가지 요소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선택하기 전에는 항상 고민이 앞서야 하지만, 이미 선택했다면 고도의 집중력이 일의 진행과 성공을 담보하기 마련이다.  또한 선택은 의외로 쉽게 결정되는 경우가 많지만, 집중은 그렇게 단순하지 않다. 그만큼 사람의 일에는 많은 변수가 따르기 때문이다.....중략.... 그래서 만화가 이원복을 논할 때는 그 어떤 미사여구보다, '1970년대에 독일 유학생활을 하면서 6년 동안 매월 15일에 16쪽짜리 만화원고를 마감했다'는 한 구절이 그에 대한 모든 이야기를 함축한다고 해도 결코 지나치지 않다.  /p196

 

 

만화책을 읽는 것도 분명한 책읽기 인데, 학창시절 만화책을 읽는건 '노는것'이라는 생각들이 고지식하게 자리잡게 된 건 '유익하지 않다'는 생각들이 있기 때문이지 않았을까?  학창시절 소설책이나 로맨스 소설을 읽고 있어도 '공부하니?' 라고 물어보셨는데 만화책은 숨어서 읽곤 해야했으니... 당장 조금이라도 학업성적이 떨어지면 만화책은 전면 압수 또는 폐기처분의 대상이 되곤 했었다.  그런 부모님께서도 인정하셨던 만화책이 <먼나라 이웃나라>였다.  요즘처럼 해외여행이 잦았던 시기도 아니였고 조금씩 나라밖으로 관심을 갖기 시작했던 시기였기도 했던것 같다.   그의 해박한 역사적 지식과 이웃나라를 직접 보고 듣고 다니며 체험을 바탕으로 그려진 글이기에 오랜 세월 사랑받고 있는게 아닐까?  우리나라의 만화가 한 단계 더 발전할 수 있는 계기를 만들어 준 이원복은 자신이 좋아서 하지 않았던 일이라면 이렇게 오래 하지 못했을거라 한다.  물론 시작은 가난을 면해보고자 시작한 일이었지만 그 과정에서 역사와 만화가 함께 갈 수 있는 길을 개척했고 만화를 '교양'의 반열에 올려놓기에 이르렀다.   

 

빼곡한 인터뷰 형식의 글,  그것이 만화이야기라 해도 역사나, 만화에 관심이 없다면 재미없지 않을까? 하는 고민은 하지 않아도 될 듯 하다.  인터뷰어와 인터뷰이의 대담 형식으로 진행된 책의 내용이 지루하지 않았던 건 <먼나라 이웃나라>의 이야기들이 만들어지게 된 과정이나 작가의 이야기들이 첨가되고 인터뷰를 준비한 저자 박세현의 준비도 한 몫을 한 것 같다.  인터뷰 대상에 대해 또 그가 집필한 책들이나 그에 대해 관심이 없었다면 이런 책이 탄생할 수 있었을까?  <먼나라 이웃나라>를 되짚어보며 함께 이야기 나누는 듯 했고, 문득 성공을 쫒기보다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꾸준히 열정을 다하면 이 이후의 것은 그냥 저절로 이루어 진다는 한 편의 인생드라마를 읽은 듯한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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