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처럼 힘든 저자와의 만남'은 처음이다!...너무 도발적인가요?

하지만 지난 12월 30일(화) 인문까페 창비에서 계셨던 분들 중에 저처럼 꼬르륵꼬르륵 빈 속으로

박찬일 작가님과의 만남에 참여하셨던 분들은 제 심정, 절실히 아시겠죠? ^^;;

 

이미 작년에 되어버린 2014년의 끝자락,

바쁘고 정신없이 달려온 한 해를 박찬일 작가님이 들려주시는 뜨거운 한 입으로 마무리하였습니다.

 

연말분위기라고는 눈 씻고 찾아봐도 당최 찾아볼 수 없었던 12월말,

괜시리 마음이 떠서 애꿋은 문서만 열었다가 닫았다가 하며 시계만 힐끗힐끗거리며 퇴근시간만 기다렸습니다.

밥은 고사하고, 행여 늦을까봐 종종걸음으로 찾아간 인문까페 창비.

따뜻한 커피와 오도록 맛있는 쿠키을 먹으며 작가님과의 만남을 기다렸습니다.

허희 문학평론가님의 산뜻한 오프닝을 지나 '글을 재밌지만, 음식을 맛없는 박찬일 입니다.'라는 작가님의 소개로

따뜻하고 유쾌했던 '뜨거운 한 입' 작가와의 만남이 시작되었죠. :)

 

'뜨거운 한 입' 에 작가님이 직접 쓰신 프로필에 대한 이야기,

허희 평론가님이 인상깊게 읽었던 책 속의 이야기

(계란에 대한 총 세편의 에세이였죠. 계란, 이 놀라운 난생을 보았나! 미생도, 완생도 아닌 卵生),

작가이자 셰프로서의 균형감과 솔직함에 대한 이야기,

그리고 강의 전 받은 참석자들의 질문에 대한 이야기로 속이 꽉 찬 한 시간 반이 지났습니다.

한시간 반동안 맛깔스러운 작가님의 입맛이나 저절로 군침 나는 책 속 문장들에

저도 모르게 몇 번이나 입맛을 다셨는지...

 

허희 평론가님이 읽어주셨던 달걀을 먹는 부분, "달걀프라이의 백미는..."

꼴깍꼴깍...식어버린 라떼를 마시면서 도대체 달걀프라이는 어떤 맛이었지, 엄청 맛있는 이 달걀프라이...

그동안 내가 먹어치워버린 수 많은 달걀프라이...를 그렇게 입 안으로 구겨넣는 것이 아니였는데...

귀 기울이며 그 문장들을 읽어내려가는 허희 평론가님이 왠지 입맛을 다시면서 활발하게 움직이는 침샘을

억제하며 평정심을 유지하고 계시는 건 아니였나 빙끗 미소 지었습니다.

 

사람은 평생 '유년의 추억'에서 벗어나지 못 한다는 작가님의 말에 돌아오는 내내 내 유년의 맛은 무엇일까?

주린 배를 부여잡고(강연 듣다가 위에서 너무 많은 위액이 나온 관계로...고통은 더욱 더 가속되었습니다.ㅠ) 

아이폰을 눌렀습니다.

 

"엄마, 어디야?"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