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가 본 작가와의 만남? (이건 강연회다) 중에 가장 최악이었다. 작가때문일 것 같지만 천만의 말씀. 작가는 성실히, 참 많은 것을 독자들을 위해 준비해 왔다. 장정일의 눌변을 안다면, 정말 열심히 준비해 온 것을 알아야만 한다.  물론, 내용이 너무 많고 자신의 의견 피력이 중심이었지만, 주최측은 분명 '강연회'라고 제시했을 거고 그에 맞게 준비해 왔음이 분명하다. 

앞에 그 자리에 있었던 분이 강연 내용을 잘 정리 해 주셔서 다른 내용을 적지 않고 주변 얘기만 좀 하고 말란다.

1. 고려대 정문에서 왼쪽에 있는 4.18 기념관 지하를 가는 약도가 제시 되어 있지 않아 학교 안에서 헤맸다. 고려대역보다는 안암역이 낫다. 고려대 역에서 내리면 나처럼 헤맨다. (게다가 건물에 들어가서도 입구를 잘 선택해 들어가지 않으면 헤맨다. 중앙 계단으로 가면 쉽게 갈 것을 불을 꺼놔 양쪽 끝 계단을 이용 해야 했고 처음 가는 나는 다시 올라와 다른 방향의 계단으로 내려가야 했다)  

나의 경우, 중앙 도서관에 전화를 걸어 강연회가 혹시 도서관 건물에 있냐고 물으며 슬쩍 4.18기념관의 위치를 물었으나 도서관 아르바이트 학생도, 존대어로 물어보던 누군가도 오늘 <장정일 작가 강연회>가 있다는 것은 금시초문이라고 했다. 어디에 전화를 걸더니 건물 이름을 알려 주었다.  

홍보가 안 되어 있었던 것이다.  어디에도 그 흔한 플랫카드, 알려주는 A4종이 한 장을  보지 못했다.

주최측이 어딘가 보니 학생복지뭐라고 적혀 있었던 걸 보니 학과와 도서관쪽과는 무관한 행사였던 듯. 그럼 학생회에서 주관한 건가? 점점 맘이 상한다. 

참석자를 직접 세어 보니... 오십명이 채 안된다. 이건 작가에 대한 예의가 아니지 않은가? 차라리 작은 장소면 몰라도 덩그라니 족히 300석은 되어 보이는 곳에서......  알라디너 100명은 뽑아도 되었겠다 싶었다. 그리고 사실 이정도라면 뽑고 학생 확인하지 않아도 아무나 참석하게 하는 것이 훨씬 낫지 않겠는가 싶다. 

 2. 장정일, 작가에 대한 이해 

사실 장정일씨의 몇 가지 시각은 새로운 점이 있었고, 충분히 의미를 던질만한것이었고, 다소 무리가 있었던 부분도 있었으며(이십대 초반에 100권의 고전 읽기로 독서를 마치라는 부분-의미는 알겠으나 모든 사람에게 이십대 초반이 대학생일리 없으며 고전 읽기가 이십대 초반에 시작될리 없다. 어떤 사람들에게는 이미 십대에, 어떤 사람에게는 삼십대 사십대에 '고전에 흠뻑 빠질만한 청년의 시기'가 열리는 것아닌가.), 아이처럼 순수한 면도 보였다. (엘리트의 출연, 양성이라니! 그들의 온전한 헌신과 희생이라니! 장정일의 낙관주의가 어리둥절할 만큼 착하다.)   

올 해 가장 많이 팔린 책 순위 30위 안에 드는 몇 작가들이 도마에 올랐으며, 작가들의 치열한 준비없음, 소재주의, 패거리?문화, 책에 대한 말도 안되는 허위의식 묻어나는 비평들에 대한 말들은 솔직히 귀담아 들어야 하는 부분아닌가.  문학 지상주의, 시와 소설만이 그 전부인 것처럼 떠받드는 풍조가 과연 독자들만의 책임인가, 그것을 생산하고 양산하는 창작자, 바로 너와 나의 문제가 아니냐, 하는 말로 들렸다. 수준있는 독자들이여, 책을 골라 읽어라. 보는 눈을 높여 좋은 책을 걸러내달라. 작가의 말이 그렇게 들렸다.  

3. 알라딘에 바란다.

참 서운하다. 앉을 자리가 없을 정도로 꽉 차서 작가에 대한 질문과 비판이 오갈 것을 기대했다. 

장소 대여가 어렵다면 차라리 알라딘 사무실에 따로 장정일 독자와의 만남을 만들어 달라. 적은 수라도 인상 깊이 남을 것이다. 다른 곳이 주최한 강연회에 알라디너들을 보내 주시는 거라면 미리 주최가 알라딘이 아님을 명시해 달라.  손님으로 느끼는 기분을 현장에서 맛보지 않게 해달라. 연계해서 보내는 것이라도 미리 말씀해 주시라. 알라딘이든 연계한 곳이든 주최한 곳이든, 최소한 친구 몇 명씩 더 데려가서 작가가 허전하지 않게 하겠다. 자리가 남는 것보다 모자라는 편이 낫지 않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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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와의만남 2009-12-12 01: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안녕하세요. 알라딘 문화초대석 담당자입니다.

참석하신 행사는 랜덤하우스가 주최하고, 알라딘과 고려대학교가 공동으로 후원하는 행사이고, 그 점은 신청 페이지에 명시되어 있습니다. 고려대학교가 주최한 강연회에 알라딘 사람들을 보낸 형태로 진행된 것이 아님을 미리 말씀드립니다. 알라딘과 고려대학교 학생복지위원회 학술 분과가 제휴가 되어 있어서 (학생복지위원해는 고려대학교 공식 학생 자치 기구입니다) 우석훈, 노회찬, 조국 교수 등의 강연을 이미 진행한 바 있으며, 도서관 및 학과와는 무관한 행사가 맞습니다. 그리고 알라딘 초대석에서 진행하는 행사의 경우, 대부분의 경우가 출판사 주최로 이루어지는 행사입니다.

참석 인원 관련하여서도, 알라딘 회원들의 경우 이번 행사에는 저희가 선정한 인원의 50% 이상이 사전 통보 없이 불참해주셨습니다. 자리가 모자라도, 남아도, 모두 곤란을 겪는 게 저자행사이기 때문에 인원 조절은 늘 저희에게 굉장히 어려운 문제입니다. 저도 어제 강연이 참 좋았기 때문에, 이렇게 많은 분들이 사전 통보 없이 안오셨다는 사실이 많이 속상했습니다. 인원은 늘 넉넉하게 뽑는데도, 저자행사에는 무책임한 불참 때문에 이런 민망한 경우가 종종 발생합니다. (이번 강연의 경우 장소가 크다는 것을 고려해, 신청한 인원을 모두 참여할 수 있도록 선정해 드렸습니다)

홍보는 알라딘과 학생복지위원회 모두 온라인을 통해 진행했으며, 당첨자 발표 페이지에 약도를 게재해 두었었습니다. 학교 내 장소 약도 게재의 경우 저희가 진행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니어서 확답을 드릴 수는 없지만, 다음 번 진행부터는 학생 복지위원회와 협의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좋은 의견 감사드립니다.

2009-12-12 01:57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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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12-12 02:07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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