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애 처음으로 시사회라는 곳을 다녀왔다.
그동안 헐리우드 블록버스터나 억대를 넘나드는 제작비로 만든 대작 영화만 보와왔던지라,
사실 '길'에 대한 기대감은 그닥 크지 못했다.
뿐만 아니라, 다큐멘터리라니,,,,,정말 감이 잡히지 않았다.
내가 과연 영화가 끝나기 전까지 객석에 앉아있을 수 있을까..라는 의문도 들 정도로 다큐멘터리는 나에게는 어렵고, 그다지 즐겨하지 않는 분야였다. 하지만 '길'을 보면서 아 저런 소재를 가지고도 이렇게 표현될 수 있구나 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사실 대추리에서 일어난 일은 웃으며 볼 수 있는 일이 아니었다. 나 또한 안타깝게 생각했고, 마냥 안좋고 참혹한 일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길에서 본 대추리 그리고 대추리 주민들의 모습은 어둡고 절망적이기 보다는 끈임없이 보이지 않는 벽과 싸우는 힘차고 생기있는 모습이었다. 대추리에서 다른 곳으로 이주하기 까지 900여 일이 되도록 집회를 하며 끝까지 희망의 끈을 놓지 않았던 주민들의 모습이 내 눈시울을 젖게 만들었다.
내가 비록 대추리에서 일어났던 그 많은 일들을 직접 경험하고 같이 투쟁하지 않았지만 영화를 보는 내내 마치 내가 겪은 일인냥 가슴 아프고 억울하고 그리고 마음 속 깊은 곳에서 뭔지 모를 뭔가가 끓어 올랐다. 물론 나는 제 3자로서 그들의 고통을 잘 알지도 그리고 그들의 아픔이 전부 와닿아 다고는 말할 수 없다. 하지만 마음 속에서 끓어 올랐던 그것은 무엇이었을까. 단순히 동정이나 연민이라고 말하기에는 너무도 벅찼던 그 느낌. 지금 와서 생각해보면 그것은 희망이 아니었을까. 가만히 앉아서 영화를 바라본 내게 전해진 희망이라는 감정은 끊임없이 싸우고 투쟁했던 대추리 주민들이 준 가장 큰 교훈이 아니었을까 생각해 본다.
여담으로,,, 나는 영화가 끝난 후 충격적인 사실을 알게 되었다.
영화가 끝난 후 두 분과 관객들이 소통하는 시간이 있었는데, 내 옆자리 젊은 남자분과 그 옆에 계셨던 남자분이 감독님과, 작가님이 었다는 것을 알았다. 그 순간 너무나도 신기했었다. 영화를 만든 두분과 내가 나란히 앉게 되다니,, 정말정말 영광이었다~
이런 저런 이유로 '길' 이란 작품은 내게 두고두고 가슴깊이 남을 것 같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