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짚 한 오라기의 혁명 - 자연농법 철학
후쿠오카 마사노부 지음, 최성현 옮김 / 녹색평론사 / 2011년 9월
평점 :
오늘도 밥을 먹는다.
조그만 텃밭을 가꾸긴 하지만 밥과 반찬중에 내가 직접 농사지은 것은 거의 없다. 대부분의 사람이 그러할 것이다. 그렇치 않은 사람들이 일부 있겠고, 그사람들을 이름하여 농부라 할 수 있지만, 사실 농부들 중에서 자신이 먹는 거의 전부를 직접 농사지어 얻는 경우는 많지 않을 것이다.
그런데 예전에는 즉, 지금보다 농민이 더 많을 때는, 많은 사람들이 스스로 농사지어 먹을 것을 거의 전부 얻는 경우가 더 많았다. 그러다 지금처럼 농민도 많이 줄고 그나마 일부 한정된 농사를 짓는 경우가 대부분이라 농민이라 해도 특수한 직업인 이상의 의미를 갖지는 못한다. 그냥 농사지어 그것을 팔아 밥 벌어 먹는 시대가 되었다. 그럼 그것이 잘못된 것이냐 하면, 그것도 좀 생각을 해봐야 할 문제이다. 무조건 과거로 돌아 갈수는 없지 않나? 농민이 줄어들고 농사 또한 단순화 된것이 잘못이라고 해도 그것을 전적으로 부정하는 것은 아니라고 본다.
그럼뭔가?
언제부터인가 농업본래의 의미를 다시 새기자는 말씀들을 많이 한다. 즉, 생명을 살리고 가꾸는 일, 자연과 더불어 사는 방식, 순환하는 삶의 방식, 다양성을 살리는 삶의 방식, 이런 얘기들을 많이 한다. 그런데 각각의 얘기도 조금씩 차이가 있고 더구나 그것을 자신의 삶과 직접 연관지어 생각하거나 하는것은 또다른 문제이다. 안하는 것도 어렵지만 무엇을 한다는 것도 어렵다. 더구나 무슨 목표를 세워두고 하자는 것은 더 어렵다.
그런데 여기 후쿠오카 마사노부라는 사람은 평생 동안 그 무엇을 직접 해왔다. 그것을 한마디로 일컬어 '자연농법'이라고 한단다.
이 분은 젊을때 부터 산에 들어가 농사지으면서 무심, 무위를 삶의 목표로 삼아 수행아닌 수행을 해온 구도자같은 삶을 살았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결국 무의 철학에 입각한 자연농법의 최종 목표는 절대진리인 '공관(空觀)'에 있고, 신을 향한 봉사에 있다고 얘기한다.
아, 어렵다, 무위, 무심, 공관.
무위, 무심도 어렵지만 공관은 또 무언가? 사전에서는 공관을 '삼관(三觀)의 하나. 형상 있는 모든 것이 인연에 따라 생긴 것일 뿐 실제는 텅 비어 아무것도 없다는 이치를 관(觀)하는 것이다.' 라고 설명하고 있다.
불교의 바탕을 이루는 연기론에 입각한 그런건가? 근데 신은 또 무언가? 내가 신인가? 자연이 신인가? 잘 모르겠다.
책에는 자연에 대한 지은이의 생각으로부터 농업, 먹을거리, 식품얘기 들이 나온다. 그로부터 일정한 생각의 틀이 정해져 왔고 그것은 거의 50여년 동안 실천하면서 그리된 것이다. 오랜 세월임에 틀림없다. 그로부터 나온 지은이의 생각들은 깊은 울림을 주고 있다. 그렇다. 못해도 수십년은 해봐야 한다. 해보고 나서 얘기해도 되고 하는 도중에 얘기해도 된다. 그런데 안하면 어떤가? 어떤 한다는 생각 자체를 안하고 하는 것은 어떤가? 불가능 한가? 이 책의 지은이는 안하면서 한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