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내 인생이 마음에 들어."언젠가 시후미는 그런 말을 했다."내세울 만큼 행복하다는 건 아니지만, 사실 행복하고 안하고는 그리 중요한 일이 아니니까."행복하고 안하고는 중요하지 않다. 그것이 어떤 의미인지, 그 때의 토오루는 알 수 없었지만, 지금은 알 것 같은 기분이었다. 시후미가 주는 불행이라면, 다른 행복보다 훨씬 가치가 있다.-70쪽
헤어지는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다. 버린다. 또는 버림받은 척한다. 정말 남자에게 버림 받은 적은 단 한 번도 없다.-11쪽
너희 부부, 정말 이상하다. 남편과 아내가 그렇게까지 서로를 탐닉할 수 있는 거니? 그런 의욕이 어디서 생기는지 모르겠다....나는 그를 죽여서 먹어버리고 싶은데.-176쪽
나는 뒤돌아보기가 겁난다. 그가 나를 미워도 못하고 절망하는 것을 안다. 그에게서 배어나온 절망이 쫓아와 내 등에 침을 뱉는다. 증말 따위 시킬 수 없다. 나 역시 그의 절망에 묶여 절망한다. -199쪽
피렌체가 사람들을 환영하는 도시라고 착각하지 말라. 피렌체는 새로 도착한 사람에게 냉담한 시선을 던지며 날카롭고 거센 측면 공격으로 쫓아낸다. 두오모 정면을 주의 깊게 살펴본다면 오른쪽 문의 오른쪽에서 한 천사가 공격적인 자세를 취하고 있는 것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오른팔을 구부린 천사는, 오른손은 주먹을 불끈 쥐고 왼손은 오른쪽 이두근에 대고 있다. 비판클로(엿 먹어!)-23-24쪽
거칠게 이분화한다면 이런게 아닐까. 자기가 가진 능력과 가능성을 힘있는 자에게 보태며 달콤하게 살다가 자연사 할 것인지, 그것을 힘없는 자와 나누며 세상의 불공평, 기회의 불평등과 맞서 싸우다 장렬히 전사할 것인지, 혹은 평생 새장 속에 살면서 안전과 먹이를 담보로 날 수 있는 능력을 스스로 포기할 것인지. 새장 밖의 위험을 가감수하면서 가지고 있는 능력의 최대치를 발휘하며 창공으로 비상할 것인지. -13쪽
나는 지금 두 번째 삶에 온통 마음이 끌려 있다. 누군가는 말할 것이다. 하고 싶은 일을 하려고 해도 현실은 다르지 않느냐고. 물론 다르다. 그러니 선택이랄 수밖에. ...오늘도 나에게 묻고 또 묻는다.무엇이 나를 움직이는가? 가벼운 바람에도 성난 불꽃처럼 타오르는 내 열정의 정체는 무엇인가? 소진하고 소진했을지라도 마지막 남은 에너지를 기꺼이 쏟고 싶은 그 일은 무엇인가? 지금으로서는 그것이 긴급구호라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다. 그래서 기쁘다. -14쪽
위대한 업적을 수행하는 중에도, 피렌체인들이 지녔던 가장 큰 관심은 바로 자신들의 위엄을 지키는 일이었습니다. 그러므로 피렌체는 성공의 와중에 절제 없이 환호하지도, 그리고 역경의 순간에는 끈기를, 그리고 모든 행동에서는 정의와 분별력을 보여주었습니다. 따라서 많은 사람들 사이에서 피렌체의 위대한 이름은 날로 명성을 더해가고 있습니다. -72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