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장님 저 먼저 은퇴하겠습니다 - 직장은 없어도 직업은 많다
전규석 지음 / 담아 / 202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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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 책과 마주하다』


해보지도 않고 후회하지 말라. 해보고 후회하기에도 인생은 짧다.

가뜩이나 불황인 시대에 코로나까지 강타하여 취업준비생들이 대거 늘었다고 한다. 공무원 시험은 물론 자격증 시험도 미뤄지니 기업 채용 또한 잠잠할 수밖에 없다.

특히, 코로나 여파에 의해 어쩔 수 없이 직장을 그만두거나 월급 삭감을 당한 이들까지도 주변에서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었다. 이렇듯 경제적으로 참 암울한 시기이다.

그러나 겨울이 가고 봄이 오듯, 이 어둠 또한 잘 버틴다면 곧 빛을 볼 것이다.

(바람이지만) 내년에 코로나가 완전히 잠식된다면 다시금 모두가 새로이 직업전선에 뛰어들 것이다.

그 때, 생각해서 읽기에 좋은 책이다.


대기업 입사라는 것이 말그대로 하늘의 별따기이다.

필기는 물론 인성검사와 구술면접까지 봐야하며 면접같은 경우는 1차, 2차로 나뉘기도 한다.

덧붙여, 자격증까지 충분히 받쳐줘야 대기업 입사에 문을 두들길 수 있다.

그렇게 힘들게 문을 두들겨 대기업 입사에 성공한 저자는 젊은 나이에 은퇴 아닌 은퇴를 하고 R-FIRE족으로 살게 된다.

R-FIRE족, 처음엔 이게 무슨 의미인가 싶었다. 쉽게 말하자면 기존의 FIRE족이 아닌 합리적인 소득과 소비를 바탕으로 하는 새로운 개념의 R-FIRE족이라 할 수 있겠다.

20대의 저자의 목표는 오로지 '대기업 합격'이었다.

그리고 동기들보다 늦은 감이 있긴해도 서른에 신입사원으로 입사하여 꿈의 대기업 인생을 시작하게 된다.

허나 시간이 갈수록 마음 한 켠의 미련과 갈망으로 인해 매우 혼란스러워했고 그런 혼란스러움 속에 저자를 지지해준 이는 다름아닌 아내였다.

"퇴사하면 뭐 먹고 살지?"

"설마 산 입에 거미줄 치겠어요?"

그렇게 저자는 아내의 굳은 지지 속에 과감하게 '퇴사'를 결정하게 된다.

그가 완벽한 준비없이 결정한 퇴사였지만 책을 쭉 읽다보니 느낀 것은 저자 나름의 계획이 있었기에, 머릿속에 이미 그려놨기에 지금의 위치에 설 수 있었던 게 아닌가싶다.

물론, 가까이 있는 사람의 지지 또한 포함이다.


이렇게 말해서 좀 그렇긴 하지만 나는 젊으 때 해보고 싶은 도전과 새로운 갈망에 대한 시도를 해보고 그것이 실패하더라도 나이 들어서 좀 고생하는 게 나을 것 같다. 그게 나에게는 더 행복할 것이다. 어떤 사람은 젊어서 고생하고 노후에 편하게 살고자 하는 사람도 많이 있을 것이다. 그것 또한 하나의 방법일 뿐이다. '어떤 것이 옳고 어떤 것이 틀리다.'의 문제는 아니다. 그냥 사람의 가치관이 다르고 살아가는 방향이 다를 뿐이다. 나는 선택했다. 단 하루라도 젊을 때 새로운 것에 도전하고 또 다른 것을 시도해보기로.


그렇다면 대기업 직장인의 삶을 놓은 저자의 직업은 무엇일까?

저자는 유튜브 1인 크리에이터이자 골프 티칭프로, 프리랜서 강사, 소득과 기부가 공존하는 회사의 대표이자 작가이다.

문득, 이렇게 설명하고나니 자연스레 김 수영 작가가 떠올랐다.

대학교 때부터 무조건적으로 '열심히' 사는 것이 전부라 생각해 좀 더 많은 것을 경험하지 못했을 뿐더러 여유롭지도 못해 '아, 나도 OO이자 OO, OO, OO가 되어야겠다.'라는 생각을 했었었다.

덧붙여, 나를 수식하는 것이 물론 명사겠지만 동사로 수식하는 사람이 되겠다는 생각을 많이 하였었다.

저자를 지칭하는 단어들을 보니 무언가 내 마음에 다시금 불이 지펴지는 순간이 왔었던 것 같다.

코로나가 이유는 아니지만 몸이 많이 약해져서 (완전 백수라 할 순 없지만) 올해 프리랜서로 일하고 있는 중에 근래는 몸이 정말 안 좋았다.

계획표대로 움직이질 못했다. 일과 공부는 물론이고 매일같이 하던 책도 드문드문 읽고 피아노도, 가야금도 몰두하며 두세 시간 연주했던 것이 잠깐인 것으로 만족했을 정도였다.

어쩌면, 몸이 회복되는대로 내년에는 이직준비하는 것이 자연스러운 절차겠지만 아마 나는 직장인의 삶으로 돌아가지는 않을 것 같다.

계획해놓은 것이 분명하고 무엇보다 저자의 이야기와 같은 책이나 주변 사람들의 지지가 있기 때문이다.


저자는 퇴사 이후 가장 큰 이점을 '여유'로 꼽았다.

이전에 아는 언니가 진정한 여유를 즐긴다면 어떠한 힘든 일이 있어도 쉽게 넘길 수 있는 능력치가 생긴다고 말해준 적이 있었는데 나는 다니던 직장을 퇴사하고서도 간간히 일했던지라 아직 '여유'의 참된 의미를 깨닫지는 못했다.

그러나 저자가 말하는 퇴사 이후의 삶을 찬찬히 읽다보면 한편으론 부러운 마음이 들었다.

마침 당분간 절대 휴식이 필요한지라 모든 것은 쉬엄쉬엄 여유를 가지며 즐겨보려 한다. 물론 어느정도 계획성있게 말이다.


책을 읽다보면 분명 '아, 나도 퇴사하고 싶다.', '나도 퇴사할까?'라는 마음이 들지도 모른다.

물론, 퇴사 이후의 삶에 대해서 받아들일 자세가 되어있다면 말리지는 않는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저자가 퇴사한 점에 초점을 맞추면 안 된다. 저자는 퇴사 이후에 어느정도의 계획 내지 목표를 세워뒀기에 찬찬히 그 과정을 겪을 수 있었고 지금의 이치에 설 수 있게 된 것이다.

얽매이기보다는 본인이 기획하고 결정하는 삶을 살아가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는 게 바로 저자가 전하고 싶은 메시지라 할 수 있겠다.

고로, 오늘 하루도 모두들 수고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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