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의 끝과 시작은 아르테 미스터리 9
오리가미 교야 지음, 김은모 옮김 / arte(아르테) / 202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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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 책과 마주하다』


로맨스와 스릴러가 한데 모여 읽을 수록 몰입할 수밖에 없다.


첫사랑은 유난히 그 잔상이 오래 간다.

하나무라 도노에게도 첫사랑이 있었다.

얼굴부터 헤어스타일, 서 있던 자세 심지어 밤바람에 나부끼는 옷의 주름도 기억하고 있을 정도로 뇌리에 깊게 박힌 그녀가 바로 첫사랑이다.

도노는 철학 시간에 그림을 그리며 딴청을 피우고 있었는데 그 그림의 주인공은 바로 첫사랑의 그녀였다.

10월 9일, 보름달이 뜨던 9년 전 그 날 밤, 마주했던 그녀는 오롯이 제 기억에만 존재했기에 그림으로 담지 않으면 안 될 것 같았다.

강의가 끝나고 다른 학생들이 근래 일어난 엽기 살인사건에 대한 이야기로 수다를 떨고 있을 때 도노만은 그림에 열중했다.

이전에 당시 피해자들은 모두 뒤에서 기습당하여 목을 물렸지만 죽지는 않았다.

공통적으로 심한 빈혈 증상이 나타났으며 또한 기억까지 모호하여 약물을 쓴 게 아니냐고 추정했을 뿐이었다.

그러던 어느 날, 도노는 엽기 살인사건의 현장에 찾아가게 되고 우연히 그 자리에서 첫사랑의 그녀와 마주하게 된다.


만났다. 믿고 기다린 보람이 있었다.

기억 속 모습처럼 아름다운 그녀가 실제로 나타났다.

아직 아무것도 시작되지 않았다. 하지만 앞으로 어떻게 하면 될지 궁리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 행복하다. 노래를 흥얼거리고 싶을 정도다.


그녀는 분명 비밀을 가지고 있었다. 그녀는 9년 후의 모습이 아닌 9년 전의 그 모습이었기에.

그리고 그는 그녀와 함께 연쇄살인사건의 범인을 추적하게 된다. '밤의 세계'로.


처음엔 '호러'인가 싶어 긴장했지만 (잔인한 부분은 없기에) 아무 걱정말고 몰입하며 읽어도 좋다.

보통 감상문을 쓸 때면 맨 앞줄에 책 속 키워드를 써놓곤 한다.

이 책에서의 키워드 몇 개만 추리자면 '사랑', '시간', '진실', '기억'이 주 키워드이다.

초반에는 '트와일라잇'과 같은 이야기 흐름일까 싶었는데 예상과는 전혀 달랐고 '왔다 갔다'하는 부분이 꽤 크나큰 흥미 요소였다.

(막상 줄거리를 읊으면 결국은 결말까지도 나올 것 같기에) 중요한 부분 하나만 말하자면 도노가 그토록 그리며 그리워하던 첫사랑의 그녀는 '인간'이 아니라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가 보여주는 그녀에 대한 사랑은 참으로도 헌신적이었다.

그래서일까. 인상깊었던 포인트를 딱 하나만 꼽으라하면 바로 도노가 보여준 그녀에 대한 사랑을 말할 것 같다.

모든 사실을 알면서도 종족을 초월한, 그녀에 대한 헌신적인 그의 모습은 나까지도 충분히 설레게 했으니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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