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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착각일 뿐이다 - 과학자의 언어로 말하는 영성과 자아
샘 해리스 지음, 유자화 옮김 / 시공사 / 2017년 4월
평점 :
품절
서양의 철학의 시작은 데카르트의 '나는 생각한다. 고로 존재하다'라는 사고에서 출발한다. 모든 것을 회의하고 의심하더라도 자기가 지금 현재 생각하고 있다는 그 사실만은 인정하지 않을 수 없으므로 내가 존재한다고 할 수 있다는 것인데, 이 책은 그 사실마저도 의심하는 내용이다. 사실 이 책의 사고가 기반하는 유물론적 증거는 기존의 뇌과학 또는 심리학에서 많이 연구되고 인용되는 내용이지만,사람들의 의식이나 영혼에 대한 사고는 깨지지 않고 있다.논리적인 사고를 한다면 이 책에서 주장하는 결론으로밖에 유도되지 않을 것 같은데, 이러한 결론에 대한 인류의 두려움 등의 이유로 계속 거부되고 있는 것 같다.
이 책의 주장이 출발하는 증거는 우반구와 좌반구를 연결하는 뇌량을 제거하는 수술의 결과이다. 좌반구과 우반구가 서로 인식하는 사실이 구분이 되면서 정보를 서로 교류할 수 없는 상태를 보면 사람의 사고는 이 사고를 기반으로 하는 하드웨어(뇌)에 철저하게 의존한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이처럼 사고나 의식이 철저하게 유물론적으로 하드웨에 의존한다면, 논리적으로 생각하고 철저히 따저다보면 나라는 의식 자체 (오늘의 내가 어제의 나와 같다는 연속성의 개념을 가진)도 컴퓨터의 OS와 유사하게 정보의 흐름에 불과하다고 결론낼 수 있다. 아무리 논리적으로 과학적인 사람이라도 이런 결론은 두려울 수 밖에 없다. 하지만 역설적으로 이러한 사실을 인정할 수있다면 명상이나 영성, 기도같은 모든 종교활동이 이기적인 사고나 욕심에서 출발하지 않고 철저하게 다른 사람, 인류, 자연에 철저하게 위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람의 뇌, 심리 등에 대한 지식이 좀 더 연구된다면 이러한 사고에서 진보할 수 있겠지만, 우선은 이러한 사고가 무조건적으로 두려운 것만이 아니라 긍정적인 있을 수 있다는 생각을 할 수 있다는 의미를 가질 수 있어서 앞으로 뇌과학이나 사람의 심리에 대한 연구를 긍정적으로 볼 수 있을 것 같고, 종교에 대해서도 좀 더 이타주의적으로 생각할 수 있을 것 같다는 느낌을 가질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