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럿이 함께 - 다섯 지식인이 말하는 소통과 공존의 해법
신영복 외 지음, 프레시안 엮음 / 프레시안북 / 2007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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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통상 프로스포츠의 시즌 중반때쯤 하는 올스타전은 그 분야의 스타들이 한 자리에 모여 각자의 유니폼을 입고 뛴다는 사실 자체만으로도 스포츠 팬들을 설레이게 만든다. 하지만 스타를 빼고 스포츠에만 액센트를 두어 경기를 볼 경우, 사실 올스타전만큼 김빠지는 경기도 없다. 경기 자체가 최선을 다할만한 상황이 안된다는 점도 있고, 최고의 선수만으로 이루어진 팀이 최고의 경기를 보여주는 법은 또 아닌지라 그런 점도 있고, 아울러 개인적으로는 기대가 크다보니 실망도 커진다는 점도 이유 중 하나인 듯 싶다.

본서는 신영복, 김종철, 최장집, 박원순, 백낙청 선생님께서 프레시안 주최로 강의한 것을 책으로 엮은 것이다. 정말 이렇게 모으기도 힘들겠다 싶을 정도로 거의 올스타전을 방불케하는 우리시대 '선생님'들의 목소리를 책 한권으로 만날 수 있다는 점은 분명 반가운 사실이지만, 강연자의 명성과 본서의 내용을 비교해 볼 때 특별히 참신하다거나 감동적이라거나 하는 것은 없다는 점은 정말이지 아쉬운 점으로 남는다. 심지어 다소 진부하게 읽힐 지경인데, 이게 애초에-박원순 선생님의 강연을 제외하고는-개인적으로 인터넷을 통해 이미 다 접한 것이기에 그런건지 아니면 원래 강연하신 선생님들께서 줄곳 하시던 말씀을 축약해서 강연하신 것이기에 그런것인지는 잘 모르겠다.

아무튼 책의 총론격인 신영복 선생님의 강연을 시작으로 본서는 각각의 선생님들의 자신의 전문분야(이를테면 김종철 선생님은 환경, 최장집 선생님은 정당정치, 박원순 선생님은 시민운동, 백낙청 선생님은 통일문제 하는 식으로)에 대한 입장을 개진한다. 여기에 보조출연자나 질문자라는 양념도 등장하여 선생님들의 이야기가 더 이해하기 쉽게 와닿도록 돕고 있지만, 기본적으로 강연자들의 다른 단행본을 읽은 이라면 특별하지 않은 이야기가 이어진다는 점에서 다소 지루한 면이 없잖은 것이 사실이다.

강연내용에 대해 굳이 언급한다면, 개인적으로 박원순선생님의 강연은 이 책을 통해 처음 접했는데 글쎄, 조금 석연찮다는 느낌을 받았다. 뭐랄까. 보수적 삶의 양식 문제는 덮어두고라도 일단 진보적 활동을 도모해보자라고 권유하는 것처럼 보여서 조금은 불편했다고나 할까. 시민운동이 진정 블루오션이라는 선생님의 이야기 속에, 이 땅에 진보의 언어나 진보의 삶의 양식이라는 것이 과연 얼마나 존재할까 하는 의문이 들어 조금은 우울했다.(그렇다고 뾰족한 현실적인 대안이 보이는 것도 아닌지라)

아무튼 강연자들의 명성에 비하자면 그렇게 건질 것이 많은 책 같지는 않다. 물론 강연자의 단행본이라던가 별도의 글을 읽은 바 없고, 이 분들이 요즘 어떤 이야기를 하시고자 하는지를 간단하게나마 알고자 하는 독자라면 한번쯤 읽어봐도 실망하진 않을 듯 싶다마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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