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일기] 독서의 기술 

2014.12.14


오늘은 2014년이 마지막 달의 열 네번째 날 새벽이다. 오늘 새벽까지 헤르만 헤세의 <헤르만 헤세의 독서의 기술>을 다 읽었다. 참 오래 걸린 책이다. 언제 구입한지도 기억이 가물가물하여 주문계정으로 들어가 일일이 검색해 보니 올해 3월 24일로 나온다. 그 때 같이 구햅했던 책을 포함하여 모두 58,160원이다. 9권을 구입했는데 고작 6만원 정도라니 책 값 아무리 생각해도 싸다 싶다. 이유는 5권을 중고로 구입했기 때문이다. 


주문서를 보니 헤세의 책과 밀턴의 실락원1.2를 구입했고, <야생초편지>와 <책쾌송신용><천천히 깊게 읽는 즐거움><초등 고전 읽기:실천편><히말라야 도서관><예수가 선택한 십자가> 등이다.  야생초 편지를 제외하고는 다 읽었다. 유일하게 남겨진 책은 야생초 편지와 헤세의 독서의 기술이다. 야생초 편지는 읽다가 흥미가 떨어져 아직 책꽂이 담겨있다. 시간을 두고 읽을 책이라 여긴 탓이다. 그러나 헤세의 독서의 기술은 사자 곧바로 읽기 시작했지만 결국 중도에 포기했다. 한마디로 재미가 없고 묘한 지루함이 겹쳤다. 


그런데 무슨 일인지 3일 전부터 이 책이 눈에 들오면서 다시 읽기 시작했다. 절반 절도 읽고 꽂아둔 것을 발견하고 마저 읽어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참, 이상도하다. 구입당시는 별 재미도 없던 책이 신선함과 깊이가 느껴지기 시작했다. 이틀만에 읽어 버렸다. 한 마디로 정의한다면 '좋다!'. 초반에 왜 지루하게 읽었는지 내 자신이 이해가 되지 않을 정도로. 무성의하게 읽었던 미안한 마음까지 들었다.


근래에 들어와 천천히 읽기가 눈에 들어 오면서 읽기법에 관심을 갖고 자료도 찾고, 뉴스검색도 하고 있다. 아마도 이 책도 그런 내용을 다루고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던 것이 분명하다. 과연 그랬다. 유명세에 기대어 구입한 책이기는 하지만 명불허전이다. 역시 작가다움이 느껴지는 책이다. 번역도 매끄럽게 잘 된 것 같아 편하게 읽었다.


간략하게 책의 중심 내용을 정리하면, 독서는 자신을 찾는 것이고, 삶을 내밀하게 파고드는 것이다. 바로 그것이었다. 재미난 사실은 책에 애착이 생기면서 목차를 들여다 보는데 헤세의 시가 있음을 발견한다. 시의 일부는 이렇다.


이 세상 모든 책들이

그대에게 행복을 가져댜주지는 않아

하지만 가만히 알려주지

그대 자신 속으로 돌아가는 길


과여, 이 책은 내 자신으로 '들어가는 길'과 '돌아가는 길'을 소개하고 있다. 왜 들어가는 길이 아닌 돌아가는 길이라했을까. 궁금하다. 돌아감은 원래의 자리로 복귀하는 것이 아니던가. 잃어 버린 자신을 찾는 것이 독서라고 생각한 것이 분명하다. 다음 싯구로 넘어가 보자.


그대에게 필요한 건 모두 거기에 있지

해와 달과 별

그대 자신 속에 깃들어 있으니


그대가 오랫동안 책 속에 파묻혀

구하던 지혜

펼치는 곳마다 환히 빛나니

이제는 그대의 것이라


맞다. 이젠 나의 것이다. 그럼 어떻게 책을 읽어야 하다. 헤세는 이렇게 충고한다.


인생은 짧고, 저세상에 갔을 때 책을 몇 권이나 읽고 왔느냐고 묻지 않을 것이다... 책의 수준이 아니라 독서의 질이다.


이 책 다시 읽어야 겠다. 음미하며, 천천히, 깊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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