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실종자 시신 102일 만에 발견


뉴스특보로 보도된 세월호 침몰 사건. 그땐 단순한 사고인줄 알았다. 그러나 시간이 흐르면서 한국의 난맥상이 드러난 치명적인 사건이었다. 국민들은 잠들지 못했고, 까마득한 분노와 침울함으로 지켜봐야 했다. 해경의 무성의함과 언딘과의 불의한 유착 등이 속속 보도되고, 무능한 야당의원들의 답답함이 더해지면서 세월호는 더욱 깊이 가라 앉았다. 급기야 진보와 보수의 싸움으로 번지더니 이내 정치적인 이슈로 이어진다. 그렇게 세월호는 102일 지났고, 아직도 수십명의 사람들이 시체도 찾지 못하고 있다. 





아내와 마산에서 돌아오면서 뜸금없는 세월호 이야기로 이어졌다. 


"아직도 시체 못찾은 사람들은 어쩌죠? 시체라도 찾아내면 마음 편하게 보내기라도 할텔데. 그러지 못한 사람이 아직도 많으니 그들은 어쩌죠?"


분명 세월호에서 탈출하지 못하고 죽은 것은 비극이지만, 그나마 다행인 것은 시체라도 찾았으니 마음으로라도 보낼 수 있어 다행이다. 그러나 아직 찾지 못한 유가족들의 심정은 어떨까? 그것만 행각해도 마음이 답답해지고 다시 분노가 치밀어 오른다. 아! 무능하고 더러운 정부여. 언제 정신 차리려나. 우리나라 언제 살기 좋은 나라 되려나? 대통령 모독한다고 SNS까지 검열한다고 하니 답답하지 아니한가. 스스로 부끄러워 할 줄 모르니 이 어찌 국민을 대표하는 사람들이며, 국민들을 위해 존재하는 이들일까? 표를 얻으려 치사하고 부끄러운 짓도 하던 이들이 이제는 고개를 빳빳히 세우고 오히려 국민들을 위협하고 있으니 살고 싶은 나라는 결코 아니다.



오늘 여학생으로 추정되는 시신 한구를 인양했다고 한다. 벌써 102일 지났으니 얼굴이나 외형을 가지고는 누군이지 알아보기 어려울터. DNA검사를 진행한다고 한다. 누구의 딸일까? 그나마 다행이라고 말해야하는 것도 비극이다. 아직도 찾지 못하고 기다려야하는 유가족들의 심정은 어떨까? 시신을 찾았다는 말, 반가우면서도 더 답답해진다. 이것이 한국의 실상인가 싶어.



북캘린더에 - 2011.01.22 박완서 사망, - 1931.10.20 박완서 출생 이라고 떴다. 내가 가장 좋아하는 작가 중의 한분인 박완서의 생몰연대가 북캘린더에 올라온 순간 세월호와 오버랩 되는 이유를 모르겠다. 죽음이 세월호의 침몰 사건과 상관 없는 것은 아니지만, 전혀 다른 죽음이기에. 고난과 역경을 지나온 세월이긴 하지만 충분히 살다간 고 박완서 선생님의 죽음은 아름답고 당연하게 여겨진다. 그러나 세월호의 죽음은 억울하고 분통하고 답답하다. 똑같은 죽음 앞에서 이렇게 다른 상념이 뒤섞일 수 있다는 것이 신기하다.



이번에 새롭게 출간된 <모독>, 그리고 박완서 산문집인 <호미>, 호미는 개정판이다. 아이들에게 읽히고 싶어서인지 <그 산이 정말 거기 었었을까>는 만화로 출간 된다. 참으로 다행이고 고마운 마음까지 든다. 특히 박완서 선생님은 책들은 한국전란 속에서 이데올리기의 생얼을 체득한 탓인지 마음을 울리는 힘을 갖고 있다. 박완서 선생님은 죽었지만 죽지 않았다.

















세월호 사건은 어떤가? 그들도 죽었지만 죽지 않았다. 한이 맺혀 죽으면 귀신이 되어 돌아 온다고 한다. 죽어도 죽지 못하는 억울함을 호소하려 이 땅에 돌아 온다고 한다. 귀신을 믿지 않는 나로서는 황당한 이야기처럼 들리지만, 그들의 슬픔과 한을 생각한다면 충분히 공감하고 싶다. 세월호 이후 나는 그와 관련된 여러책을 읽었다. 특히 왜 사고가 일었났는가를 다루는 <하인리히 법칙>과 보수적 정치인들의 어리석음을 지적하는 <똑똑한 사람들의 멍청한 짓>, 세월호 사건을 추적해 가는 <416세월호 민변의 기록>은 국가의 어리석음과 무능이 무엇인지 잘 보여준다. 작가들의 외침을 담은 <눈먼 자들의 국가> 역시 세월호를 잊지 않게 해주는 중요한 외침들이다. 죽음 이후, 생존자들의 거침없는 외침이 있어야 한다. 난 이 책들을 환영하고 기억할 것이다. 마지막 한 명의 시신을 찾을 때까지도 잊지 말아야 한다. 아니 잊을 수가 없다. 그 이후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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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1-02 09:10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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