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마지막주 주목신간] 

싸가지 없는 진보들에게 고함


다작으로 유명한 강준만교수의 새로운 책이 출간되었다. 이름은 <싸가지 없는 진보-진본의 최후집권 전략>이다. 글쓰기 훈련을 시작하면서 건너 뛸 수 없는 사람의 중의 한 분이 '강준만 교수'다. 이분의 몇 권의 책을 가지고 있으며, 그중의 몇 권은 읽었다. 책쓰는 법을 배우려면 강준만에게 배우라는 말이 그냥 생긴 것이 아니다. 어느 정도 깊이도 있고, 치밀한 준비와 자료와 메모습관으로 책이 탄탄하다는 평을 받는다. 그 중에서 가장 즐겨 읽는 책-지금도 진행중인 책은 그의 <한국 현대사 산책> 시리즈다. 한국 근현대사의 굴곡을 적나라하게 보여준 책이다. 이 외에도 <미국은 드라마다>와 <감정독재> <갑과 을의 나라> 등을 통해 정치와 시사적 책들을 줄곧 펴내왔다. 나의 개인적인 판단이지만 강준만 교수는 '진보'다. 직접 물어보지 않았으니 자신이 뭐라 답할런지는 나는 모른다. 

















그런 그가 <싸가지 없는 진보>란 책을 냈다. 싸가지는 순 우리말로 '예의'를 뜻한다. 싸가지 없다는 말은 '예의 없고 버르장 머리 없다'는 뜻이 될 것이다. 진보인 그가. 적어도 진보에 가까운 그가 왜 진보를 향하여 싸가지 없다고 말하는가? 


나도 그렇다고 생각한다. 진보는 싸가지 없는 족속이다. 왜냐하며 내가 진보이기 때문에 그것을 안다. 지금까지 나의 서재를 들여다본 이들이라면 내가 독종진보는 아니지만 상당한 수준의 진보인 것을 깨달았을 것이다. 강준만 교수의 '싸가지 없는 진보'는 내부자 고발이며, 자성의 목소리인 셈이다. 지금까지 진보가 집권한 적이 몇 번이나 있던가? 김대중, 노무현이 전부이다. 그런데 찬찬히 들여다보자. 두 정권 시절 진보는 뜻을 합했는가? 적어도 싸가지 있는 행동은 했는가를 물어보면 '없다'가 답니다. 진보는 싸가지 없다. 저자는 이 부분에서 우려를 나타낸다. 


이에비해 보수인 새누리는 예의 바름과 규율에 따라 움직인다. 새누리당의 파당은 미미하다. 민주당은 어떤가? 그 안에 수많은 다른 목소리가 있고, 시기와 다툼이 있다. 심지어 진보당은 많다. 그들을 다 합해도 새누리당을 이기지 못하면서 합하지도 않는다. 왜 일까? 진보가 가진 특성 때문이다. 진보는 탈권위적이고, 보편타당한 합리성을 추구한다. 개인의 인권이 중요하고, 당의 전체 입장보다 앞선다. 이것이 진보가 싸가지 없는 이유다. 진보는 개인만 있고, 보수는 전체만 있다. 


속담에, 서말 구슬도 꿰어야 보배라 했다. 반대로 읽어 보자. 꿰지 않으면 서말의 구슬도 소용이 없다. 일만의 군사라도 한 명 한 명의 힘이라면 100명의 하나된 적을 이기지 못한다. 진보당은 속성상 필패할 몹쓸놈의 잡당이다. 그러니 진보에게 싸가지를 논하지 말라. 그들은 태생적으로 싸가지 없으니. 제발 누군가 나서서 싸가지 없는 진보를 싸가지있게 만들 사람 없나?  



그리고 또 한 권. 남의 일이 아니라서. 오카자키 다케시의 <장서의 괴로움>. 필자도 책이 5천권 가까이 된다. 2-3년에 한 번씩 이사해야하는 묘한 직업 때문에 괴로움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책이 1톤트럭 두대분이다. 이사짐에서 견적내러 와서는 곧바로 10만원 추가란다. 눈물 겹다. 이사가 끝이 아니다. 책을 정리하는데 꼬박 1년이 걸린다. 빠르다면. 결국 꼭 필요한 책이 아니면 아무렇게나 쌓아 두게 되었다. 이분, 자기책을 처분하려고 헌책방까지 열었다니 궁금증이 증폭된다. 장서광이나 독서광이라면 꼭 일어볼 좋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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