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장력 키우기



글쓰기도 능력이다. 그것도 탁월한. 현대처럼 쓰기 능력이 요구되는 사회도 없는 듯하다. 왜곡된 글쓰기는 문제와 어려움을 가중 시킨다. 왜 그럴까? 문장에 대한 오해 때문이다. 오해는 대학입시로 치러지는 논술의 영향이 크다. 불과 두어달만에 논술 완성이니 완벽한 문장력 키우기 등의 허황된 주장들이 글쓰기를 곡해시킨 주범들이다. 현재의 우리나라 글쓰기 교육은 능력을 배양하는 수업이 아닌 반감시키는 적이다. 그러니 안타깝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


그럼 어떻게 문장력을 키우나? 답은 의외로 간단하다.


1. 많이 읽어라.


다독이 답이다. 먹지 않고 배설할 수 없다. 먼저 마음 껏 먹어야 한다. 그런다음 배설할 수 있다. 문제는 좋은 음식을 먹어야 건강하듯 좋은 책을 많이 먹어야 자란다. 내가 좋아하는 작가인 스티븐 킹은 <유혹하는 글쓰기>에서 이렇게 말한다. 


"작가가 되고 싶다면 무엇보다 두 가지 일을 반드시 해야 한다. 많이 읽고 많이 쓰는 것이다. 이 두 가지를 슬쩍 피해갈 수 있는 방법은 없다. 지름길도 없다." (176쪽)


스티븐 킹은 일년에 70-80권을 읽는데 주로 소설이다. 연구를 위해서가 아니라 그저 이야기를 좋아하기 때문에 읽는다. 그의 말마따나 '이때에도 배움의 과정은 계속된다.'고 한다. 그러나 읽기는 곧 배우는 것이요. 즐거움을 위한 수단이다. 




2. 좋은 문장을 접하라.


기초가 중요하고 기본이 다져야 높은 단계로 올라간다. 나쁜 문장은 나쁜 문장을 낳는다. 그러니 처음부터 글쓰기 배우고 싶다면 좋은 문자, 대가들의 문장을 접하라. 아주 작고 얇은 책이지만 바른 문장을 배우는데 적지 않는 도움을 받은 책이 있다. 송준호의 <좋은 문장 나쁜 문장>인데, 저자는 들어가는 말에서 이렇게 털어 놓는다. 


"어떻게 하면 문장을 잘 쓸 수 있는지 물어 오는 이들이 더러 있다. 그때마다 들려주는 답은 하나다. 많이 읽고 자주 써보라는 것이다. 그러면 그들은 고개를 갸윳거리거나 끄덕이다가 기어이 한마디 한다. '에이, 그걸 누가 몰라서 묻나.' ...  좋은 문장으로 쓴 글은 우리 주위에 아주 흔하다. 그걸 꼼꼼하게 많이 읽고, 생각날 때마다 자주 쓰다 보면 좋은 문장을 구사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과연 옳은 말이다. 좋은 문장을 많이 접하지 않는 한 좋은 글을 쓰기 어렵다. 먼저는 양이고, 그 다음은 좋은 문장이다. 둘은 불가분의 관계이니 '좋은 문장을 많이 접해야 좋은 문장을 쓸 수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기초적인 글쓰기를 배우고자 한다면 이 책을 추천한다. 중요한 글쓰기 훈련과 필요한 방법들을 잘 설명해 주고 있다.  많은 도움을 받았지만 무엇보다 간결하게 표현하는 방법은 크게 도움이 되었다. 한 부분만 인용해 보자.


나쁜문장 : 수화기를 들고 버튼을 누르자 발신음이 계속 들렸는데 하지만 전화를 받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좋은 문장: 나를 수화기를 들고 버튼을 눌렀다. 발신이 계속 들렸다. 하지만 전화를 받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29쪽에서 인용)


문장이 너무 길면 가독력이 떨어져 읽기가 어렵다. 이럴 때는 문장을 짧게 끊으면 된다. 글이 더 많이지는 것 같지만 읽으면 훨씬 읽는 속도가 빠르고 이해도 쉬워진다. 짧은 문장이 최선은 아니지만 좋은 문장의 기본인 것은 분명하다.


3. 실천이 중요하다. 


다독 다작 다상량이라 했다. 결국 써보지 않으면 늘지 않는다. 써라. 무조건 써라. 다작가로 알려진 일본의 사이토 다카시의 <원고 10장쓰는 힘>에서 글쓰기는 마라톤과 비슷하여 하루하루 꾸준히 쓰지 않으면 결코 문장력이 늘지 않는다고 말한다. 원고지 10장은 기초체력을 쌓는 것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글쓰기를 아무 것도 아니라고 생각하거나 전혀 못한다고 생각한다. 극단적인 생각은 글쓰기에대한 이해가 부족하기 때문이다. 사이토 다카시는 이러한 그릇된 생각을 바로 잡아 준다. 한 순간에 42.195km를 달릴 수는 없지만 매일 연습하다보면 지구력이 생겨 마침내 완주할 수 있게 된다. 글쓰기도 하루에 한장쓰기 어렵지만 꾸준히 하다보면 결국 책 한 권 쓰는 것도 가능하다. 그러니 매일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4. 베껴쓰기


누군가 말한다. 베껴쓰기가 과연 효과가 있느냐구? 나도 궁금했다. 그래서 작년에 좋은 책을 하나 골라 중요한 부분을 노트에 손으로 직접 베껴쓰기 시작했다. 그리고 몇달이 지난 후 전처럼 일상을 글로 표현했더니 이전과는 전혀 다른 글이 나왔다. 베껴쓰기는 콩나물에 물주기다. 


필사적으로 필사해야 한다. 많은 작가들은 전대의 탁월한 작가들의 책을 통째로 필사했다. 필사는 단순한 글 옮기기가 아니다. 이론적을 배울 수 없는 문체와 느낌, 사상과 철학이 고스란히 문장을 통해 스며들어 온다. 베껴쓰기는 통해 가장 빨리 그리고 명확하게 좋은 문장력을 갖게 된다.


작가요 글쓰기 강사로 유명한 송숙희는 최고의 문장력 숙득 방법은 베껴쓰기라고 주저 없이 말한다. 베껴쓰기를 통해 배워야할 좋은 점을 무의식의 세계 속에 집어 넣을 수 있다. 단 좋은 문장, 명문장 등을 베껴야 한다.




나가면서 


책을 읽는 사람이 적다. 글쓰는 사람은 더욱 적다. 적기 때문에 희소가치가 있다는 뜻이고 필요하다는 말이다. 그러니 문장력을 키우도 글쓰기에 도전하게 된다면 분명 좋은 작가로 거듭날 수 있을 것이다. 마지막으로 스티븐 킹의 이야기를 한 번만 더 들어보자.


"여러분이 죽어라고 열심히 노력하기가 귀찮다면 좋은 글을 쓰고 싶다고 말할 자격이 없다. .. 뮤즈는 땅에서 지낸다. 그는 지하실에 살고 있다. 그러므로 오히려 여러분이 뮤즈가 있는 곳으로 내려가야 한다. ... 다시 말해서 낑낑거리는 힘겨운 노동은 모두 여러분의 몫이라는 것이다."


자 어떤가. 아직 많은 부분이 부족하지만 노력한 만큼 돌려주는 것이 글쓰기다. 지금 실력 없다 탓하지 말고 노력하다보면 잘 쓰게 된다. 천릿길도 한 걸음 부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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