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 서점, 그리고 서점 여행


책이 좋아 환장한 놈이니, 책 사진이 나오면 정신줄 놓는다. 북카페나 서점에 대한 정보가 나오면 바로 스크랩 한다. 이번에도 좋은 책  몇 권이 나왔다.  두 권은 신간이다.

<도쿄의 서점>과 <책인시공> 


참 좋은 책이다. 두 권은 신간은 아니지만 역시 좋다. 함께 싣는다. 책인시공은 저자가 프랑스에 체류하는 동안 프랑스 인들의 독서공간을 샅샅히 뒤져가며 사진과 함께 엮은 책이다. 참 맘에 든다. 책과 살아가는 일상이라... 상상만 해도 행복하다. 
















이번에 입질에 걸린 놈은 바로 요놈, <도쿄의 서점>이다. 


여행은 대개 유명 관광지를 찾는다. 그리고 그 앞에서 의미없는 미소로 한 컷 담고 다음 이동지로 번개처럼 이동. 여행이 뭐 이래.. 증명사진? 찍으려고 여행하는 것도 아니면서. 한국 사람들의 여행이 얼마나 피상적인지를 보여주는 모습이다. 그래서 나는 늘 서점 여행을 해보라 권한다. 얼마나 아름다운 여행인가. 외국에 가서도 서점여행은 즐겁다. 영어를 몰라도, 일본어를 몰라도 된다. 그저 들어가서 구경하면 된다.


그곳에서 우리나라 책을 발견해 보라. 한글이란 텍스트가 얼마나 사랑스럽고 아름다운지 곧 알게 될 것이다. 일본에 가면 우리나라 소설이 일본어로 번역된 책도 종종 보인다. 이것또한 재미다. 서점에 들어서는 순간 진하게 배어오는 종이 냄새를 좋아하지 않는가. 나는 그 냄새가 좋다. 때론 시큼하고, 때론 향긋하고, 때론 케케하기까지 하다. 이 모든 것은 종이가 우리에게 주는 향기다. 책의 향기, 이것이야 말로 인류가 가장 귀하게 여길 향수이다. 그런데도 그것을 가치없게 여기려는 작당들이 있으니 이 어찌 개탄할 일이 아닌가?



<서점은 죽지 않는다> 정말? 서점에서 일해 본 적이 있는가? 나는 있다. 인천에서 가장 큰 서점이었던 H서점 이었다. 본점에서 하지 않고 물류창고에서 몇 달 동안 일했다. 몇 달이었지만 책의 유통방식과 중요한 정보들을 얻을 수 있었다. 헐값에 팔아 넘겨진 나의 노동에 비해 책은 너무 좋았다. 미친듯이 일하고 나면 벌써 밤이 되었다. 창고에서 일한 덕에 손님들을 볼 수는 없었지만 가끔 서점에 배달이 들어오면 다른 직원들과 같이 나갔다. 


저자인 이시바시 다케후미씨는 책에 미친 사람이고, 책을 어떻게 하면 잘 파는지 득도했다. 그런데 말이다. 서점주인들은 왜 이 책을 읽지 않는 것일까? 정말 아이러니다. 만약 서점 주인들이 이 책을 읽는 다면 지금의 두 배는 많이 팔 것이다. 손님들이 책을 안산다고만 말하지 말고, 살 수 있도록 그들을 유혹해보라. 서점을 살리기 위해 사투를 벌이는 저자의 심정이 느껴진다.  


<노란 불빛의 서점> 저자는  루이스 버즈비. 손님이다. 서점 주인이 아니란 말이다. 앞의 책과 보는 눈이 다르지만 책을 사랑하는 마음은 같다. 그러니 같은 것이다. 이분께서도 '책은 절대 죽지 않는다'고 장담한다. 내가 보기에도 그렇다. 종이 책은 영원할 것이다. 태초부터 지금까지 수천년의 역사가 흘렀지만 종이책은 단 한 번도 죽지 않았다. 그러니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고 확신하는 것은 거의맹종수준이다. 그렇지 않는가.


서점여행! 여행의 별미다. 미술관 여행, 유적지 여행, 꽃 여행, 저자의 인생을 따라가는 여행 등등 여행은 많다. 그 중에 하나 더 추가할 것은 서점 여행이다. 아이들과 손 잡고 앞 서점에 여행을 떠나보라. 얼마나 낭만적인가. 한국의 매력없는 주인들때문에 가끔은 여행이 불쾌해지기 일쑤지만 끝까지 참고 가보자. 자녀들을 위해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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