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의 칼로 싸워라 - 남다른 가치를 만드는 차별화경영 24
이명우 지음 / 문학동네 / 201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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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을 알고 나를 아는 백전백승의 경영전략
적의 칼로 싸워라를 읽고

이순신은 불패의 장수이다. 탁월한 리더십과 적을 알고 나를 아는 지피지기의 원리를 한시도 놓치지 않았기 때문이다.손자병범의 손무도 싸우기 전에 반드시 알아야 할 것 두 가지를 지적한다. 하는 ‘나’를 아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내가 싸워야할 ‘적’을 아는 것이다. 이 두 가지를 알고 전쟁에 임할 때 반드시 이기는 전쟁을 하게 된다. 경영도 전쟁이다. 진정한 고수들은 칼을 아무렇게나 휘두르지 않는다. 한 번에 적의 목을 베어 버린다. 너무 하수라면 내 칼이 아닌 적의 칼을 빼앗아 제압한다. 죽이기에 너무 시시하기에… 경영도 그렇다. 적을 알고 나를 아는 것이 진정한 경영의 고수라 할 것이다.

저자인 이명우 교수는 실전에서 닳은 달인이다. 이론만 빠삭하고 경험에 무지몽매한 탁상공론을 일삼은 허수가 아니다. 그는 실전노장이다. 그는 1977년 삼성전자에 입사해 24년 동안 해외영업을 담당한 마케터로 활동했고, 소니로 스카우트되어 소니코리아 사장으로 다년간 활동했다. 2010년 부터는 한양대 경영대학에서 특임교수로 재직중이다. 실전에 능한 그의 강의가 얼마나 재미있고 독특할지 사뭇 기대가 된다. 이번에 내놓은 책은 지금까지의 경험과 노하우를 한 권의 책으로 담았다. 재미난 것은 표지에 ‘경영수필’로 소개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런… 이게 수필이야! 그래도 믿어주자.

어떻게하면 경영전쟁에서 필승할까? 저자는 네 가지의 원리로 분류한다.
 무엇 What , 무엇을 경영할 것인가?
 어떻게 How, 어떻게 경영할 것인가?
 왜 Why, 경영하는가?
저자의 이러한 분류는 ‘도치’된 느낌이다. 먼저는 경영이 무엇인가를 논하는 것은 지당하다. 그 다음은 어떻게가아닌 ‘왜?’를 물어야 하지 않을까? 그는 ‘어떻게’를 먼저 묻고 있다. 마지막에 ‘왜?’를 묻는다. 이러한 순서는 별다른 의미는 없어 보이지만 그의 목차를 꼼꼼히 따져보면 타당하다는 것을 안다. 에필로그에서 의미심장한 질문을 던진다. ‘당신은 얼마인가?’ 가격을 결정하는 절대기준은 ‘가치’다. 그럼 가치를 결정하는 것은 무엇일까? 그것은 필요성이다. 저자는 그 필요성을 ‘차별성’으로 치환시켰다. 그는 이렇게 말한다.
“결국 적의 칼로 싸운다는 것은, 기존의 시장에서 좋은 노하우를 발견해 자신만의 방법으로 새롭게 사용하는 것이고, 다른 사람들이 하는 방식을 배우고 익혀 더 좋은 방식을 만들어내는 것이다. 즉 있던 것들을 활용해 없던 것들을 창조하는 일이라 할 수 있다. 창조와 창의란 ‘기존’과는 다른 것 차별화란 ‘남’과 다른 것, 혁신은 ‘지금까지’와 다른 것이다 그렇기에 ‘기존의 것’ ‘남의 것’ ‘지금의 것’, 즉 ‘적의 칼’을 모르고서는 달라질 수 없는 것이다.”
저자가 주장하는 ‘적의 칼’이란 타업체와 지금까지의 방법을 들을 말한다. 즉 적을 알아야 한다. 뉴턴의 말한 것처럼 ‘거인의 어깨’를 빌려 새로운 것을 만드는 것이라 할 것이다. 그래서 그는 마지막에 가장 핵심적인 ‘왜?’를 되묻고 있는지를 알 것이다. 콜린스의 위대한 기업을 다 어디로 갔는가 한탄한 것처럼 승자들은 스스로의 덫에 빠져 패망의 길로 미끄러진다. 이 때 물어야 할 질문은 ‘왜?’이다. 나는 왜 이 싸움을 하며, 왜 이곳에 있는가를 묻는 것이다. 초심으로 돌아가는 것이다.

1. 먼저 자신이 무엇을 하는지를 물어라.
무엇을 경영할 것인가를 묻는 물음에 ‘본질경영’과 ‘관계경영’으로 답한다. 즉 자신이 지금 일하는 업의 본질이 무엇이고, 어떻게 다루어야하는가를 묻는 것이다. 유교학의 최초의 시작은 ‘격물’이다. 물질의 원리를 깨우치고 그 다음 학문에 임하는 법이다. 전자산업은 건어물이 아니라 생선장사이다. 급변하는 사회는 사시사철 팔수 있는 것이 아니다. 몇 달만에 새로운 신상품이 쏟아져 나온다. 업을 재정의하고, 경쟁자를 재정의하는 것이야 말로 본질경영의 원리다. 관계경영에서는 상생원리를 주장한다. 제조업체와 판매업체가 같이 살아야 한다. 그것이 결국 고객의 마음을 사는 비결이다.




2. 어떻게 하는지를 물어라.
어떻게 경영할 것인가에서는 ‘생각경영’ ‘전략경영’ ‘소통경영’로 나누어 소개한다. 현대에서 가치를 창출하는 방법은 ‘차별화’이다. 그는 있던것과 있던 것을 연결하여 새로운 것을 창조하는 방법을 일러준다. 이러한 작업은 생각이 변해야 한다. 경영에서 생각에서 시작된다. 약점경영을 소개하면서도 약점도 강점이 될 수 있다는 것도 잊지 않는다.

미국 미시간 주에는 ‘실패박물관’이 있다. 그곳에서는 수많은 제품들이 있는데, 왜 그들이 실패했는가를 보여준다. 그곳에서 안일한 생각을 깨우고 다시금 창조적 발상을 일으킬 수 있다. 약점이 곧 강점이 될 수 있는 것이다. ‘우리는 실패를 배우고 성장한다.’(119쪽) 1979년에 만들어진 고급오디오 광고에서도 약점이 고급으로 차별화시키는 방법을 구사했다. 생각해보면 약점이라고 알고 있는 것들이 곧 차별성을 띠고 있다는 점을 알고 인식의 전환을 해볼 필요도 있는 것이다. 결국 좋은 소리를 듣기 위해서는 4초를 기다리는 광고는 불만이 아닌 자부심이 되었다.

3. 왜 경영하는지를 물어라.
고객의 사랑 받기는 쉽지 않다. ‘오래’ 사랑 받기는 더욱 힘들다. 방법은 없을까? 왜 경영하는가에서 답을 준다. 왜는 어떻게 이기도 하다. ‘사일로 간의 칸막이’를 없애고 ‘하트스토밍’으로 하나가 되며, ‘지렛대 경영’을 통해 변화를 꾀하라고 조언한다.

소니의 몰락을 사일로 효과에서 찾는다. ‘사일로 효과’는 책임을 분명하게 지우기 위해 부서간의 책임한계를 정하는 것이다. 사일로 효과의 장점은 맡은 일에 대해서는 분명하고 확실한 열매를 얻어낸다. 문제는 부서간 협력이 힘들다는 것이다. 앞서 말한 대로 현대를 컨버젼스 시대로 새로운 것을 창조하기 위해서는 있는 것을 서로 연결해야 한다. 소니는 이것을 실패한 것이다. 오히려 부서끼리 경쟁며 시기하는 어처구니 없는 일이 한 ‘컴파니’ 안에 일어난 것이다. 디딤돌이 되어야 할 부서들이 걸림돌이 되어 서로를 죽인 것이다.

마지막 카드로 내놓은 하트스토밍은 감성경영을 두고 한 말이다. 감성경영은 다른 말로 친절과 배려, 경청과 감동 경영이다. 마음이 통해야 생각도 통하는 법이다. 저자가 소니코리아를 맡으면서 시작한 소통경영은 ‘요구’가 아닌 ‘노력’으로 만들어 나갔다.

역시 노장다운 경험이 느껴진다. 적의 칼이란 결국 다른 이의 경험과 실력을 빌려와 자신의 것으로 만드는 것이다. 시장은 늘 새로운 승자를 기대한다. 기업이 이러한 시장에서 살아남는 비결은 안주하지 말고 늘 새로워져야 한다. 결국 그것이 기업을 차별화 하는 것이고, 계속 사랑 받게 한다. 등반가로 유명한 박영석 대장은 현역으로 남아 도전하기를 멈추지 않다가 현역으로 죽었다. 그의 등반철학을 ‘등로주의’라고 한다. ‘등로주의는 남들이 가지 않는 길, 어려운 길을 직접 개척해가며 역경을 극복해 나가는 것에 가치를 두는 등반정신이다.’(273쪽) 바로 이거다. 항상 새롭고 늘 새로워지는 방법은 ‘자신의 길’을 꾸준히 가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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