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는 사람이 우울증에 빠졌을 때
전문우 지음 / 누림북스 / 2017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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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왔다. ‘딩동’ ‘누구세요?’ ‘택뱁니다.’ 그렇게 도착한 책은 포장지가 뜯기는 순간 아내의 품에 안겼다. 그리고 만 하루가 가기 전 아내는 이 책의 마지막 장을 덮었다. 그리고 지금은 양산 남부시장에서 구입한 배추와 삼천 원 동치미용 무를 잘라 김장을 하고 있다. 말이 김장이지 배추 한 포기도 아니다. 무엇을 넣어야 할 줄 몰라 나에게 묻지만 나의 대답은 늘 편하게 해이다. 편하게, 그러니까 아무렇게나 해도 난 잘 먹으니 잘하려고 하지 말라는 것이다. 난 오후부터 이 책을 임대하여 잠깐 책을 읽고 있다. 고작 세 시간 즈음에 다 읽고 말았다. 한 번 읽기 시작하자 블랙홀에 빠져들 듯 정신없이 읽고 말았다. 훑어 읽기가 아닌 정독인데도 말이다. 이렇게 흡입력 있는 책은 처음이다. 전에 셜록 홈스 시리즈에 빠져 그렇게 읽을 적이 있지만, 이 책은 호기심을 자극하지 않음에도 알 수 없는 뭔가가 나를 끌어당긴다. 읽는 모든 독자가 그렇다고 생각하지는 않지만, 아내와 나에게는 순식간에 읽히는 책이다.

 

아내가 집을 나갔다. 아내는 그야말로 치열하게 살았다. 십 년을 넘게 세 아이들을 키우면서 홀로 그렇게 지내왔다. 여자 홀몸으로 살아온 세월이 십 년 하고도 몇 년을 더 넘겼으니 그 살아온 삶의 굴국을 어쩌다 알 수 있으랴. 그런데 올봄 나와 결혼을 하면서 사역을 내려놓게 되었고, 그 후로 심한 우울증세를 겪었다. 저자는 우울과 우울증은 다르다고 한다. 우울이 가끔씩 찾아오는 불청객 같은 손님이라면, 우울감은 하루 24시간 겪어야 하는 고통 그 자체이다.

 

우울증은 슬프고 괴로운 감정 탓에 정상적인 생활을 하지 못하게 되는 경우를 말한다. 마음뿐만 아니라 몸에도 영향을 미치는 보다 심각한 상태이다. 인생의 모든 것이 잘 돌아가고 있을 때도 극도의 슬픔을 느끼게 된다. 심지어 자살 충동까지 이어지는 극심한 고통의 우물 상태이다.”(40)

 

불과 30초마다 우울증으로 자신의 목숨을 끊는다는 통계도 있다. 아내는 책 중간에 첨부된 우울증 셀프 체크리스트(44) 읽더니 거의 다 해당되네.’라며 으스레를 떤다. 난 아내의 말이 장난이 아니라는 것을 안다. 아내는 그동안 살아 있으나 죽은 듯한 삶을 살았다. 버려지고 소외된 체 살아왔다. 언제나 죽음을 생각했고, 아이들에게 유언도 남겼다. 자신이 없어도 행복하게 잘 살아야 한다. 그것이 유언이다. 결혼 후 아내와 나는 가끔씩 의견 충돌이 생겼다. 이전에는 서로가 왕이었지만 결혼 후, 한 지붕 아래 두 명의 칸이 공존할 수는 없었다. 모든 것에 순종적인 아내지만 자녀 교육에 있어서는 조금도 물러서려 하지 않았다. 철저하게 통제하고 공부에 몰입하도록 만들었다. 많이 허용적인 나에게 아내의 요구는 부당해 보였다. 두 가정이 만나다 보니 이것저것 조율해야 할 의견도 많았다. 물질적으로 어려워지면서 마음의 여유가 사라진 탓인지 언성 높이는 일도 가끔 일어났다.

 

아내가 집을 나갔다. 집 안 문제로 마음이 갈리고, 사역을 내려놓고 아무것도 할 수 없는 무력감이 아내를 짓눌렀다. 아마도 수술 후 체력이 급격하게 떨어져 할 수 있는 것도 점점 사라져 가는 탓도 있을 것이다. 거기에 나의 투정까지 겹치니 아내는 그야말로 사면초가에 놓인 것이다. 이 책의 처음 몇 장은 독서 에세이 형식으로 떠내려간다. 정말 평이한 문장과 설득은 편안함을 준다. 그러나 중반 이후로 넘어가면서 에세이 형식을 벗어나 치밀한 정신의학적 담론을 언급한다. 특히 정신 병원이 치료가 아니라 환자들을 의사들의 실험 연구용으로 사용한다는 이야기들은 섬뜩하게 만들었다. 전에도 어디선가 읽은 적이 있는 로젠한 박사의 가짜 환자 이야기는 진정한 정신 치료라는 것이 존재나 할까?라는 의구심마저 들게 한다. 아내에게 물었다.

 

읽고 나니 어때요?”

평이한 것 같은 데 읽을수록 마음이 치유가 되는 것 같아.”

 

그렇다면 평이한 책이 아니다. 이것은 마음을 치료하는 묘약이다. 어떤 책은 강열하고 지독하게 몰입하게 하지만 어느 순간 맛이 떨어진다. 다시는 읽고 싶지 않은 젊은 시절의 불장난 같은. 그러나 어떤 책은 평범한듯하면서 묘한 매력을 가진 책이 있다. 읽으면 읽을수록 울렁거림이 사라지고, 편안해지는 책이다. 남성의 고향이 여성이라면, 독자의 고향은 책이다. 읽을수록 영혼의 깊은 울림을 주는 그런 책, 바로 이 책이다.

 

책이 과연 우울증을 치료할까? 다만 아내와 나의 특별한 케이스일까? 호기심에 우울증독서라는 키워드로 인터넷을 검색하니 이곳저곳에서 우울증의 비약물 치료의 대표적 예로 독서와 걷기를 추천한다. 걷기는 햇빛을 쬠으로 멜라토닌을 발생시켜 기분을 전환해 주고, 독서는 전두엽을 활성하고 한 곳에 몰입하게 하여 행복감을 준다고 한다.

 

고대 그리스인들은 테베의 도서관을 영혼을 치유하는 곳이라고 불렀고, 이집트의 알렉산드리아 도서관 입구에는 영혼을 위한 약상자라는 말이 적혀 있었다고 한다. 이렇듯 아주 오래전부터 책은 사람의 마음을 위로해주고 치유해주는 힘이 있었다.”(22)

 

그냥 편하게 읽었을 뿐인데 아내는 마음이 훨씬 편하다고 한다. 책이라고 같은 책은 아닌 것 같다. 우울증 책은 우울증을 유발하는 책이 아니다. 내가 아닌 누군가도 우울증으로 힘들어하고 있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고통의 무게는 좀 더 가벼워진다. 매장마다 중요한 책에서 가져온 이야기와 문장으로 채워진 글들은 마음을 다독여 주면서 적절한 정보를 제공해 준다. 그냥 편하게 읽지만 읽고 나면 이것저것 공짜로 얻어간 느낌이 든다.

 

왜 이리 마음이 편하지? 마지막 장을 다 읽고 책을 덮었을 때 받은 느낌이다. 내용도 좋았지만 뭔가 더 있는 것 같아 책을 다시 펼쳐 살펴보았다. 사진이었다. 해바라기, 낙엽, 한적한 시골길, 우체통, 들꽃.... 사진을 보는 것만으로 마음이 편하다. 그랬다. 이 책은 글도 좋지만, 사진도 좋다. 그런데 이 많은 사진은 다 어디서 가져온 것일까? 저자 자신의 찍은 사진일까? 어쨌든 책이 좋다. 집 나간 아내가 돌아왔으니 말이다. 아내가 집 나간 남편들이여 이 책을 선물해 보라. 가정은 화목해지고, 삶을 더 풍요로워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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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에 관련된 소설을 찾는다. 

설국. 아직 사 놓고 읽지 못한 책이다.

겨울의 눈빛, 잘 모르지만 읽고 싶다.

철도원, 영화로만 보아서 인지 책으로 읽고 싶다. 


겨울은 춥다. 그래서 아름답다. 

설경 위에서 펼쳐지는 그 이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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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아들이 집에서 홈스쿨 중이다. 홈스쿨에 관한 수많은 자료를 모으고 홈스쿨 하는 부모들도 몇을 만나 이야기했다. 가장 힘든 건, 아이들이 자력으로 공부할 노력을 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자신들이 원해 자퇴하고 홈스쿨을 시작한 아이들 조차도 퍼질대로 퍼진 상태로 지낸다는 것이다. 이런 현상은 모두가 공통이다.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야, 그러니까 놀다 지칠 때가 되면 스스로 공부를 시작한단다. 그런데 공부 시작이 묘하다. 바로 독서부터 시작하는 것이다. 만화책을 읽다 동화책을 읽고, 그리고 다시 진짜 공부를 시작한다고 한다. 어쩌면 홈스쿨의 시작은 부모가 먼저인 듯하다. 어쨌든 가장 중요한 핵심은 홈스쿨에서 글쓰기를 제대로 시켜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면 학교에서 하지 못하는 공부와 능력을 배양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고경태의 <글쓰기 홈스쿨>을 읽는다. 이 책은 각론은 탁월하고 총론은 어지럽다. 글은 정말 좋은데 순서나 명료함이 떨어져 읽고 자료화 하지 않으면 읽어내기 힘든 책이다. 아쉬운 책이다. 다른 몇 권의 책도 함께 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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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대를 위한 행복한 독서토론 - 앵무새 죽이기부터 파우스트까지 인생책을 만나는 청소년 토론 길잡이 행복한 독서교육 5
권일한 지음 / 행복한아침독서 / 2017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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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여름 독서지도사 2급 자격증을 취득했다. 일 년에 수백 권씩 읽어내는 독서광이지만 아이들에게 독서지도는 도무지 자신이 없다. 아무리 책에 대해 설명을 하고, 가르쳐도 아이들은 멍한 눈으로 바라볼 때 관심이 없다. 그러다 제풀에 지쳐 나가떨어지기를 거듭했다. 오뚝이처럼 다시 일어나 가르쳐도 아이들은 조금도 변화되지 않았다. 궁여지책으로 남에게 손을 내밀었다. 그래서 시작한 것이 독서지도사 자격증이었다. 한 번만 들어도 되는 동영상을 두 번 세 번씩 반복해 들었다. 그리고 만점에 가까운 성적으로 자격을 손에 쥐었다. 그리고 다시 시작한 독서토론, 이번에는 지난번보다 조금 나았다. 그것이 끝이었다. 아이들은 몇 번 더 웃어주고, 하는 척하는 것으로 마무리되었다. 닫힌 입을 열기 위해 노력하는 몸부림이 스스로 보기에도 애처로웠다. 그리고 독서 나눔은 그걸로 끝냈다. 난 더 이상 독서지도사로 가능성은 없어 보였다. 수강비와 시간을 들인 자격증은 장롱면허가 될 판이었다.

 

무엇이 문제일까? 왜 되지 않는 것일까? 고민하고 애써 웃으려 해도 답이 나오지 않았다. 무엇이 잘못되었는지 강의 집을 다시 살피고, 독서토론 책들을 찾아 읽기 시작했다. 아무리 읽어도 답이 없어 보였다. 독서토론 책들과 강의 노트는 다르지 않았다. 난 스스로 내가 독서지도 능력이 없는 것으로 생각하고 서평가로 활동하는 것으로 내 자리를 지키기로 했다. 나만의 생각은 아닐 것이다. 독서지도란 이론만으로 불가능하다. 반강제적으로 이루어지는 학교에서는 흉내는 낼 수 있지만 진정한 독서와 토론을 이루어지지 않는다. 강제성도 띠지 않는 가정 독서지도는 어떻겠는가? 탁월한 과외 강사로 있는 어떤 분의 충고는 간단명료했다. ‘스스로 하지 말고 남에게 맡기세요.’였다. 즉 학원에 보내든지 독서지도를 잘하는 외부인에게 과외를 시키라는 것이다.


어느 날, 페이스북 친구로 있는 권일한 선생님의 담벼락에 새로운 글이 올라왔다. <10대를 위한 행복한 독서토론>이란 책이 곧 출간된다는 소식이다. 오랫동안 페이스북을 통해 권일한 선생님의 소식을 들어왔다. 그리고 이전에 이미 출간된 <책벌레 선생님의 행복한 글쓰기><책벌레 선생님의 행복한 책 이야기>를 읽은 터였다. 이 책들은 글쓰기와 책 읽기란 주제를 가지고 있지만 독서와 생각하기, 글쓰기와 토론이 조금씩 버무려진 책들이다. 내심, 독서토론에 대한 부분을 따로 떼어 깊이 있게 다루어 주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다. 그러던 참에 이 책의 출간 소식을 듣고 기대감을 가지고 기다렸다. 드디어 출간되고 책이 내 손에 들려지자 이틀 동안 급한 용무 외에는 모든 일을 뒤로 미루고 이 책을 읽어 나갔다. 그리고 내가 왜 실패했고, 실제 독서지도와 토론은 어떻게 하는지를 알게 되었다. 아무리 열정이 많다 해도 요령이 없으면 결코 쉽지 않다. 이 책은 한 마디로 독서토론을 위한 실제 매뉴얼과 같은 책이다. 필자는 이제 이 책을 요약하며 저자가 말하는 독서토론에 대한 이야기를 시작해 볼까 한다.


모두 6부로 나누었다. 서론에 해당하는 들어가는 글은 반드시 읽어야 한다. '들어가며'는 두 개의 작은 글로 묶었다. 하나는 독서토론을 잘 이끌어 가려면과 다른 하나는 이렇게 하면 실패한다이다. 그러니까 이 개의 글은 나중에 이어질 실제적인 글 나눔의 원론과 방향제시라 할만하다. 본 글은 모두 6부로 나누었다. 필자는 이 부분을 두 개로 구분했다. 1부에서 4부까지는 독서토론에 대한 이야기이고, 뒷부분은 5부와 6부인데 논술과 글쓰기를 엮어 넣었다. 자 그럼 가장 중요한 부분인 들어가며로 가보자. 여기서는 독서토론의 원리를 제공한다. 독서토론을 잘 이끌어 가려면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까?


먼저, 가장 중요한 전제가 있다. 해석의 강화를 염두에 두어야 한다. 즉 확증편향 이론이 말해주는 것처럼, 사람은 자신이 좋아하는 주제에 관심을 갖고 사물이나 사건 등을 획일적으로 보는 성향을 가지고 있다. 독서에서도 마찬가지다. 그래서 책을 많이 읽는다고 겸손해 지거나 안목이 넓어지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자기 생각을 강화하기 위해 내용을 마음대로 해석하게’(13) 만드는 오류를 범할 수 있다. 독서 토론에서 가장 먼저 염두에 두고 생각해야 할 부분이 바로 이 부분이다. 그래서 이 편협된 시각과 좁은 시각을 깨기 위해서는 찬반을 나누어 토론하게 한다. 동전 던지기를 통해 비록 반대의 입장에서 토론할 수 있도록 이끄는 것이다. 사고의 전환이 필요하다.


다양한 해석을 갖춘 토론은 오만과 편견, 독선과 아집을 깨뜨린다.”(15)

두 번째는 부스러기 생각을 잡아야 한다. 부스러기는 떨어진 것으로 그다지 중요하지 않게 다루는 부수적인 주제를 일컫는다. 그럼 이게 왜 중요할까? 토론은 말의 향연이다. 메인 요리가 있지만, 메인 요리만으로 밥을 먹으면 맛이 없다. 토론도 마찬가지다. 토론의 여정 속에서 여러 말들이 나온다. 이 말들은 주제를 다양한 관점에서 보게 하는 양념 역할을 하게 된다.


세 번째, 가장 중요한 것은 바로 질문이다. 필자는 이 부분을 읽으면서 무릎을 쳤다. 질문이 중요한지는 다 안다. 그런데 그 질문이 어떤 작용을 하고, 어떤 결과를 도출해 내는지를 깊이 생각하지 않았다. 저자는 독서토론의 생명은 질문이다.’(19)라고 과감하게 선언한다. 실제로 독서토론이 지겨울 것인지 아니면, 즐겁고 유익할 것인지는 질문으로 결정된다. 어떤 질문을 던지고, 질문에 답을 어떻게 이끌 것인지를 잘 아는 리더가 좋은 독서토론을 만들어 낸다. 필자도 아이들과의 독서토론에서 가장 큰 오해는 아이들이 스스로 말을 할 줄 알았다는 것이다. 그런데 아이들은 자신의 생각을 분명하고 명징하게 발설하는 것이 약하다. 그래서 그들의 생각을 끄집어 내기 위해서는 질문이 필요했던 것이다. 지혜로운 질문은 깊은 우물의 두레박과 같다. 두레박이 있으면 깊은 우물의 냉수를 나의 입속에 쉽게 넣어 준다. 그런 질문을 어떻게 만들어야 할까?


1. 평소보다 천천히 읽어라.

2. 저자의 의도를 생각하라.

3. 창의적이고 열린 질문을 준비하라.

4. 쉬운 내용을 먼저 묻고 복잡하고 난해한 것은 뒤로 가져가라.

5. 토론을 책 이야기와 연결해라.

6. 리더자가 자신감을 가져라.


결국 질문을 어떻게 하느냐는 배의 키를 돌리는 것과 같다. 질문이 충분히 준비되지 않으면 배가 산으로 갈 수 있다는 말이다. 질문은 각 책마다 다르기 때문에 어떻다라고 말하기는 모호하지만, 분명한 것은 리더자는 책의 핵심을 꿰고 있어야 하고, 토론을 어느 방향으로 끌고 갈지는 정해야 한다는 말이다. 토론에서 실패하는 이유를 몇 가지 더 들어보자. 먼저는 듣지 않으면 실패한다. 또한 준비되지 않으면 당연히 실패한다.’(33) 즉 리더 해야 할 교사들이 책을 읽지 않고 오는 경우다. 자신이 모르는 것을 아이들에게 가르친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리더자인 자신과 참가자인 학생들에 대해서도 알아야 한다. 지레짐작과 지나친 자신감과 소극적인 마음도 실패의 원인으로 지적한다. 어쩌면 토론은 미묘한 감정과 권위를 사용할 수 있는 종합예술처럼 느껴진다. 그런데 정말 중요한 한 가지, 그러나 너무나 의외였던 것은 바로 글쓰기다. 토론과 글쓰기는 무슨 상관이 있을까? 글은 남기는 것이다. 독서토론을 아무리 잘해도 쓰지 않으면 남지 않고, 남지 않으면 자신이 생각의 변화를 읽지 못한다. 또한 글은 생각을 정리하게 도와준다.’(45)는 점에도 좋다. 토론 때에 말하지 못한 것을 글로 쓰게 되면 다시 생각하게 되고, 더 세밀한 사유가 가능해지는 것이다. 어쩌면 독서토론의 완성은 마지막 생각 정리하는 글쓰기에 있는 지도 모르겠다.


, 그럼 저자는 자신의 이론들을 어떻게 적용해 나갔는지 몇 곳을 골라 집중적으로 들어가 보자. 원론과 실제는 다를 수 있으니 획일적으로 보지 말고 상황 속에서 어떻게 다루는가를 살펴보자. 먼저 1토론으로 새로운 세상을 꿈꾸다를 들여다보자. 1부에서는 두 권의 책을 다룬다. 한 권은 중학교 2학년들이 인생의 책으로 뽑은 <내 영혼이 따뜻했던 날들>1930년대 흑인 차별이 유난히 심했던 미국의 상황을 담은 <앵무새 죽이기>. 두 권 모두 어린아이의 눈으로 바라본 세상이다. 체로키 인디언의 이야기를 다룬 <내 영혼의 따뜻했던 날들>로 들어가 보자. 토론은 모두 4주에 걸쳐 진행된다. 첫 주는 읽고 담아둔 좋은 문장을 서로 나눈다. 둘째 주는 할아버지와 백인의 가치관의 차이를 다룬다. 셋째 주는 할아버지가 사람을 대하는 방식이 우리와 어떻게 다른가를 다룬다. 넷째 주는 할아버지의 교육 방법을 살펴본다. 저자는 마지막 주에서 한국 교육과 비교하며 비판적 시각으로 글로 표현하게 한다.


첫 주, 문장을 나눈다. 그런데 감동적인 문장아 없다는 말에 조금 놀랬다. 그들은 우리 아이들과 조금 다르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이었는지 모른다. 한편으로 다행이다. 우리 아이들과 다르지 않기 때문이다. 여기서 저자는 중요한 한 가지 사실을 알려 준다.


마음에 드는 문장이 없다고 한다. 학생들은 문장을 읽을 줄 모른다. 책에서 줄거리만 읽으면 다 읽은 줄 안다. 그러면 문장이 보이지 않는다.”(54)

아이들은 문장을 모른다. 삶의 경륜이 없기 때문이다. 문장은 삶을 꿰뚫고 통찰하는 안목이다. 아이들이 문장에 감동을 받고 이해하기는 쉽지 않다. 그래서 저자는 문장을 쓰고 그 중간 괄호를 넣어 찾아 넣기를 한다. 이렇게 하면 책을 자세히 읽도록 돕는다. 그리고 그 문장의 의미를 묻고 다시 설명해 준다. 그 문장의 예를 보여주는 다른 글을 찾게 하고, 문장의 가치를 설명해 준다. 그다음은 자신의 이야기로 선회한다. 그들의 삶 속에서 문장과 비슷한 일이 없는지를 묻는다. 타인의 이야기가 아닌 자신의 이야기가 된다. 책을 남의 이야기가 아닌 자신의 이야기로 읽고 자세히 읽으라고 당부한 후 집을 돌로 보낸다. 이렇게 한 주가 마무리된다.

둘째 주, 책을 다시 읽었다. 역시 아이들은 전주보다 좀 더 세세하게 읽는다. 전에는 보지 못한 늑대별이야기를 한참 나누었다. 책에 나오는 늑대별은 할아버지와 작은 나무를 이어주는 끈’(58)의 역할을 한다. 원주민과 백인의 사고방식 차이를 토론했다. 땅에 대한 원주민의 생각을 정리하고, 다시 사냥 방법과 금주법, 교육 방법들을 토론하고 정리한다. 이렇게 함으로 책의 저자가 말하고자 하는 의도를 정확하게 파악한다. 원주민은 존재방식으로 생각하고, 백인들은 소유 방식으로 산다.’(61) 것도 짚어 준다. ‘그럼 우리는 어떻게 살아야 할까?’로 마무리한다.


셋째 주, 사람을 대하는 방식의 차이를 다룬다. 선물을 줄 때, ‘당연하게 받아들이지 않게 한다.’(65) 즉 넌 소중하다는 가치를 가르치고, 은혜를 공짜를 받지 않고 노력해 얻도록 한다. 가난하지만 할 수 있다는 것, 넌 가치 있는 존재임을 알려 준다. 필자는 이 부분을 읽으면서 마음에 가책을 느꼈다. 난 아이들에게 무엇을 가르쳤는가? 게으르다고, 공부 안 한다고 야단만 쳤지 진정한 존재 가치에 대해서는 깊이 생각한 적이 없었던 것 같다. 셋째 주, 선생님과 학생들은 할아버지의 지혜를 배웠다. 그리고 나도 이 책을 읽고 아이들과 함께 나누고 싶은 생각이 들었다.


넷째 주, 마지막 시간은 글쓰기다. 아이들의 글을 읽으니 마음이 따듯해진다. 권민하라는 중1 여학생은 할아버지와 할머니는 사랑한다는 표현 대신 이해한다고 하신다. 이해하면 서로 사랑하게 되기 때문’(68)으로 썼다. 2의 이가진 학생은 자신의 학교생활과 할아버지의 교육 방식을 비교하면서 진정한 가르침의 방법을 서술해 나간다. 작은 나무(주인공)에게 할아버지가 병든 소를 사는 것을 내버려 둔 이야기를 꺼내며, 실수도 배움이라는 것을 깨닫게 한다. 그렇다. 권위적 지식만이 전부가 아니다. 실수도 공부다.


모든 책을 이렇게 다루지는 않는다. 하지만 이 책을 통해 한 권의 책을 어떻게 다루어야 할 것인지를 보여준다. 한 권의 책을 몇 주에 걸쳐 나누는 것도 대단해 보였지만, 리더자인 선생님이 얼마나 준비되느냐에 따라 토론의 깊이가 달라지는 것도 알았다. 선생님이 책을 사랑하면 아이들도 책을 사랑하게 된다. 선생님이 참여자인 아이들을 잘 이해하면 학생들도 즐겁게 동참하게 된다는 것도 느껴진다. 필자가 정말 궁금했던 부분은 5,6부의 글쓰기다. 독서토론과 글쓰기는 무슨 상관이 있는 것일까? 호기심을 가지고 자세히 읽어 나갔다.


논술(論述)은 말 그대로 자신의 의견을 논리적으로 진술 또는 주장하는 것이다. 가장 궁금했던 것이 중고등학생이 어느 정도의 논술이 가능할까였다. 루이스 스티븐슨의 <지킬 박사와 하이드시의 기이한 사례>란 책으로 세 주를 했다. 첫 주는 드는 게 목표’(255)라고 한다. 내용을 묻고, 모르는 것이 있으면 설명해 준다. 이해되지 않는 부분은 다시 읽어 오도록 요구한다. 쓰기에 전에 내용을 확실히 알았는지, 책 속에서 중요하게 다루어야 할 주제는 무엇이고, 어떻게 바라보아야 하는지도 토론한다. 둘째 주는 지킬이 하이드로 변하는 과정과 결과를 나타내는 문장을 골라 인간의 이중성에 초점을 맞춰 토론했다.’(262) 문장 찾기는 논지와 직결된 저자의 생각을 찾는 것이다. 전에 읽었던 책 중에서 비슷한 내용을 골라 참고하는 것도 소개한다. ‘성실했기 때문에 유대인을 육백만 명을 죽였다는 한나 아렌트의 <예루살렘 아이히만>까지 소개할 정도라면 대단하다 싶다.


지킬 박사 속의 하이드는 보통 사람 속에 잠재된 악의 실체다. 가해자와 피해자라는 극단적 나눔보다 인간이 가지는 양면성을 살펴보아야 한다고 맗나다. 이 토론 수업이 고등학생이 아니라 중학생이라는 사실이 놀랍다. 세 번째 주는 로버트 루이스 스티븐슨의 책을 쓴 까닭’(267)를 묻는다. 이렇게 하며 자신이 주장하는 한 주제를 논리를 제시하며 한 편의 글로 완성한다. 저자는 독서 감상문과 논술의 차이를 설명하면서 논술을 논술답게 쓰기까지 오래 걸렸다.’(271)고 말한다. 그만큼 제대로 된 글쓰기는 각고의 노력이 필요하다. 하지만, 독서토론을 통해 사고(思考) 하는 능력을 키워 둔다면 글쓰기는 서서히 늘게 될 것이다. 독서 감상문은 자신의 생각을 표현한 것이다. 예를 들어 좋다’ ‘나쁘다’ ‘멋지다등의 표현으로 한다. 그에 비해 논술은 사실에 입각해 논리적으로 이다’ ‘틀렸다라고 논박해야 한다. 저자는 학생들에게 독서 감상문은 지킬 박사, 논술은 하이드 씨가 되어 쓰라고’(271) 했단다.

나가면서


독서토론은 종합예술이 맞다. 창의적 읽기에서, 비판적 안목으로 주장하기, 인도자의 교감 능력 등이 충분하지 않다면 자칫 배가 산으로 갈 수 있다. 하지만, 이러한 수고는 충분히 좋은 결과를 가져다준다. 어쩌면 독서토론은 저자가 서두에서 밝힌 것처럼 깊이 읽기로 보인다. 한 권을 3-4주 동안 토론하고 글까지 써 마무리 하는 것은 보통일이 아니다. 초등학생들과 시작한 독서 모임이 중학생이 되고 고등학생이 되어서도 즐겁게 동참했다. 이 책은 독서모임의 첫 이야기가 아니다. 이 책을 읽기 전 <책벌에 선생님의 행복한 책 이야기>와 초등학교 독서토론을 다룬 <책벌레 선생님의 행복한 독서토론>을 미리 읽는다면 이 책의 숨겨진 이야기들을 더 많이 알게 되리라 확신한다. 한 번 읽어 될 일이 아니다. 독서 토론을 지도할 생각이 있다면 서너 번 반복해서 읽는다면 분명 좋은 결과를 얻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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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어 가면 초기와 중반 그리고 후반이 있다. 내가 좋아했던. 이제는 고인이된 김열규의 <독서>를 읽어보면 독서의 사계절이 있다. 내가 살아온 삶과 유비 시킬 수 없을만큼 갭이 크지만 나름 의미는 있다. 난 이분의 책이 참 좋다. 


어쨌든 처음 책을 읽을 때는 모든 것이 새롭고, 모든 것이 다 보인다. 하지만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면 서로 비슷비슷한 이야기가 보인다. 즉 겹쳐 지기 시작한다. 그리고 좀더 시간이 지나면, 책은 모두 똑같아 진다. 그때가 되면 독서의 양은 줄어들도 굳이 속도는 놓이지 않아도 된다. 그 정도되면 한 시간에 열 권도 읽는다. 왜 다른 부분만 읽으면 되니까. 물론 이건 자기계발서나 논문 등을 말한다. 소설로는 불가능하다. 그럼에도 많은 독서량은 저자들의 심리와 사상을 꿰뚫어 보는 능력? 아니 자동적으로 감이 온다. 


그래서 불필요한 반복을 읽기 싫어지는 것이고, 새로운 것을 찾는데, 그것이 책의 깊이와 속도를 좌우한다. 또한 후반부가 되면 알았던 내용의 이면을 읽으려고 한다. 나이가 들면 왜 동일한 내용을 반복하게 되는지를 생각하니.. 문득 독서와 비슷하다는 생각이 든다. 
















아들에게 알베르토 망구엘의 <은유가 된 독자>를 선물 받고 읽는 중이다. '여행자로서의 독자' '상아탑 속의 독자' '책벌레' '그리고'...  난 알베르토 망구엘이 좋다. 어쨌든 이번으로 세 권의 책을 완독한다. 밤의 도서관, 독서의 역사. 그리고 은유가 된 독자.... 결국 독자도 읽히는 대상이다. 책이 독자를 읽다는 것. 참으로 기이하면서 합당하지 않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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