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생초 편지] 주여 어찌 저를 버리시나이까?


황대권. 서울출생, 서울농대 졸업. 뉴욕소재 사회과학대학원에서 제3세계 정치학을 공부하던 중. 학원 간첩단 사건에 연루되어 무기징역을 선고받음. 2001년 6월 8일... 교도소에서 하나님을 만나지만 하나님은 그를 외면한다. 모든 노력이 좌절되자 고정된 인격신을 넘어 모든 것에 편재한 하느님을 추구함. 


나는 그리스도인이다. 그러나 저자의 편재한 하느님의 갈망을 응원한다. 그는 역사의 피해자이자 증인이다. 그는 교도소에서 만난 편재한 하느님, 야생초를 가꾸기 시작한다. 오늘에야 그의 책의 두 권보다 많다는 것을 알았다. 
















"사실 모듬풀 물김치는 기존의 무, 배추 물김치와 비교해볼 때 영양가나 신선도, 기력에 있어 비교도 되지 않을 정도로 월등하다. 자연상태에서 천지의 기를 듬뿍 받고 자라난 야생초를 십여 가지 뒤섞어 발효시킨 것이니, 밋밋한 배추 한가지로 만든 것과 비교가 되겠니?"(56쪽)


갈망하면 통하는 법이다. 가장 좋은 것은 자연그대로의 것이다. 가장 나쁜 것은 인위적인 것이다. 어설픈 지식으로 자연을 통제하고 효율을 따져가며 만들어낸 근대농법은 겉만 번드르르 할뿐 영양가는 거의 없다. 화학비료와 농역을 퍼부어도 자연그래로의 수확량을 따라가지 못한다. 고작 3-5년 반짝 많을 뿐, 지력이 떨어진 곳에서 자란 채소와 곡물은 수확량이 뚝 떨어진다. 그대로 두면 돈도 안들어가고, 땀 흘림 필요도 없고, 건강에도 좋을 것은 그리 애써 무엇을 한단 말인가?


"토종이 사라져도 아무도 슬퍼하지 않는 사회, 그런 세상에 살고 있다. 지금 우리는."(72쪽) 


자연 농법에서 가장 중요한 기본은 토종씨앗이다. 개량씨앗은 그해 받아 다음해에 쓰면 소출이 뚝 떨어진다. 할 수 없이 종묘상에 가서 비싸게 돈을 주고 개량 씨앗을 구한다. 이에비해 토종씨앗은 계속 받고 또 받아 그 다음해 써도 여전히 비숫한 소출을 허락한다. 토중이 사라진 농촌, 과학농법이 파놓은 덫에 시골까지 멍들고 있다.


교도소안에서 발견한 잡초의 세계. 찬란하기까지 하다. 하나님은 가장 완벽하게 세상을 창조하셨다. 인간이 손을 대는 순간 자연은 파괴되고 망가진다. 모든 약은 잡초 안에 있고, 자연 속에서 자란 채소나 약초가 약효가 탁월하다. 겸손하지 못한 인간이야말로 잡초보다 못한 인간이다. 


가만히 생각해보면 우리가 작물이라고 생각하는 벼나 보리 등도 원래는 잡초였고 풀의 일종이었다. 필요에의해 집중적으로 길러질 뿐이다. 벼나 보리, 밀, 옥수수의 주성분은 탄수화물이며 몸에 그리 좋지 않은 것들이다. 1998년 영서 생활을 마감하고 전남 영광에서 농사를 짓는다. 그 때 노르웨이 국영방송에서 찾아와 다큐멘터리로 방영하기에 이른다. 1999년부터 2년 동안 유럽에 머물며 영국의 임페리어 대학에서 생태농업을 공부하며 여러 나라들의 대안공동체를 돌아본다. 


인권여행을 하고 난후 기록한 <꽃보다 아름다운 사람들>, 아이들과 함께 떠난 야생초 여행을 담은 <야생초 학교>. 멋지다! 나도 야생초를 많이 안다면 아이들과 함께 여행을 떠나고 싶다. <민들레는 장미를 부러워하지 않는다>














예수는 십자가에서 '엘리엘리라마 사박다니'를 외치며 죽음을 맞이한다. 뜻을 풀이하면 '나의 하나님, 나의 하나님, 왜 나를 버리시아니까?'다. 역설과 아이러니가 가득한 외침이다. 기독교의 정신은 모호함으로 이루어낸 사소함의 가치다. 실제로 예수가 한 일은 없다. 그의 생애는 고난과 배척, 종교지도자들의 버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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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은 요물이다. 분명 전번에 읽을 때는 그저그런 책이었는데 오늘 다시 읽어보니 명작이다. 전남진의 <어느 시인의 흙집 일기> 말이다. 한 달 전 이 책을 읽고 꽤나 쓸만하다 싶었다. 저자가 배웠다는 목천 흙집 책을 구해 읽었다. 그곳을 보니 흙집 짓는 법이 오롯이 담겨있다. 목천 흙집은 집 짓는 법을 알려주는 책이다. 저자는 그 곳에서 배워 혼자서 목천 흙집을 짓는다. 그 과정을 담은 것이 <어느 시인의 흙집 일기>다. 당시 좋았다는 생각 뿐이었고, 좀더 자세한 설명이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래서 목천 흙집 짓는 법을 구입했다. 


오늘 다시 이 책을 펼쳐보니, 시인답게 서정적이 풍경이 자주 그려진다. 집을 짓다 혼자 울었다는 말. 아내에게서 생활비가 바닥나 난간하다는 이야기 등등. 흙집을 지으면서 느낀 자신의 마음을 풀어 논 것이다. 멀어진 책이 다시 내게로 왔다.


"다온이가 여섯 살이 될 때까지 나와 다온이는 이 흙집에서 함께 지낼 것이다. 동화 속 그림 같은 이 작고 둥근 집을 짓기 위해 지난 석 달 동안 아내와 아이들을 떼놓고 살았다. 그동안 지독한 그리움이 나를 괴롭혔다."(17쪽)


지독한 그리움. 집을 짓는 대가는 고독과 그리움이다. 나도 또한 그럴 것이다. 나는 저자보다 더 큰 집을 지을 것이고 더 오랫동안 헤어져 있을지도 모른다. 그래서 인지 이 책인 나의 마음에 담긴다.


















차이자위안의 <독서인간>이 출간되었다. 쳇! 집은 몸으로 짓는 것인데 손가락으로 짓고 있으니... 집 짓기 전에 책이나 잔뜩 읽어야 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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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ureka01 2015-08-30 07:20   댓글달기 | URL
전남진 시인의 책은 품절되었더라구요.

낭만인생 2015-08-30 15:56   URL
저도 구하지 못해 중고로 구입했습니다.
 

귀농을 준비하다


주문한 책이 도착했다. 유종의 <내손으로 구들 놓기>다. <일본 표고 원목 재배의 신기술>과 <잡초의 재발견도>도 함께 주문했더니 각자 따로 도착했다. 유종의 책을 지난 달 구입한 <내 손으로 황토집짓기>와 더불어 두 권 셋트가 되었다. 황토집짒기는 너무 많은 내용을 담는 바람에 실제적인 책이 아니었다. 마치 개론서 같은 느낌이었다. 집을 실제로 지으려는 이들에게는 적지 않는 실망을 줄 책이었다. 그러나 <내 손으로 구들놓기>는 아주 쓸만하다. 이전에 구입한 이화종의 <벽난로, 구들방을 데우다>와 함께 읽고 있는데 유용하다. 특히 이화종의 책은 철학적인 면이 강하고 오롯이 구들에 대한 이야기만 하기 때문에 반복해서 읽으면 좋을 책이다.


쌩뚱 맞게 왠 표고버섯? 시골에 계신 아버님은 오래 전부터 표고를 재배하셨다. 농사를 짓기 때문에 전문 표고재배는 아니지만 곁에서 도와주면서 눈여겨 보았던 작물이다. 현대에 이르러 표고는 항암식품으로 각광 받고 있을뿐 아니라 고가에 팔리는 농가소득의 중요한 작물이 되었다. 많은 일손 들이지 않아도 짭짤한 수입도 올리고 항암식품으로 사용할 수 도있어 시도할 작정이다. 


잡초의 재발견은 읽으면 읽을수록 감칠 맛이 난다. 저자의 재미난 채험과 잡초철학? 생소하면서 좋다. 번역 또한 깔끔하다. 잡초가 이렇게 많은 재능을 가지고 있는지 처음 알았다. 잡초에 대한 생각이 완전히 변하게 해주었다. 잡초의 몇 가지 특징을 보면, 땅 속 깊은 곳의 무기물을 표토에 퍼 나르고, 수분을 유지하고, 땅을 갈아 엎어주고, 경사진 밭을 보존하고 영양분을 머물게 한다. 또한 작물이 잘 자라도록 해충의 밥도? 되어준다. 자신이 죽어 무기질이 풍부한 퇴비가 되기도 한다. 가축의 소와 비교할만하다. 















지난 주 아버님을 만나 고향으로 돌아가는 것을 의논했지만 약간 회의적이었다. 확답을 주지 않아 기다리기로 했다. 드디어 어제 돌아가기로 결정을 내렸다. 고향에서 나온지 무려 28년 만이다. 고향으로 내려갈 생각을 단 한 번도 하지 않았는데 뜻하지 않게 고향으로 가게 되었다. 그동안 시골집을 알아보며 수십 곳을 돌아 다녔던 시간들이 아련하다. 기쁨과 상심이 교차했던 시간들이다. 일단 고향집에 짐을 풀지 않은 상태로 짐을 내리고 우마로 사용한 곳에 집을 지을 생각이다. 약 50평 정도의 대지에 20평 정도의 건물을 단층으로 세울 생각이다. 비용은 천만원 예상하고 있다. 이전에 사두었던 목천의 <흙집 짓는 법>과 김성원의 <흙부대 집>을 꼼꼼히 들여다 보고 있다. 다들 평당 최소 100만원을 잡고 있다. 20평을 짓는다면 최소 2천만원이 들 것이다. 그러나 나는 천만으로 모든 것을 해결해야 한다. 그렇게 될 것이다. 하루 종일 책상에 앉아 집 구조와 집 짓는 방법을 구상하고 있다. 




개인적으로 목천 흙집은 좋지만 단점이 많다. 후에 집을 개조할 때는 장점이 많다. 흙부대집은 혼자서도 쉽게 지을 수 있지만 글쎄... 그것이 가능할지 모르겠다. 일단 그리 넓지 않는 집으로 그런대로 방법을 찾으면 되지 않을까. 메뉴얼을 만들면서 터고르기부터 벽쌓기, 구들 놓기, 지붕 올리는 과정들을 하나하나 점검하면서 필요한 장비나 도구, 비용을 계산하니 머리가 복잡하다. 하지만 걱정이 많은 만큼 기대도 많다. 인생은 다 그런 것이 아닐까? 대가 없이 얻어지는 것은 하나도 없으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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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 없이 걸었다."


책의 제목이 무섭다. 이전에는 낭만여행을 연상했을 단어인데 아내가 암에 걸리고 나서는 낭만이 두려움이 되었고, 고독은 절망으로 바뀌려 한다. '지금 나아지고 있어' 하며 스스로 안위하지만 어쩔때는 가슴이 "쿵!"하고 가라 앉는다. '어쩌면 이대로 갈 수 있지 않을까?'라는 왠지모를 두려움이다. 그래서 '너 없이 걸었다'는 제목이 철없는 청년의 고뇌로만 들린다. 난 그대 없이 걸을 수 없으니까.

허수경. 아나운서는 아니겠지. 그래 아니다. 저자가 궁금해 저자파일을 검색했다. 지금까지 쓴 책이 공저포함하여 무려 35권이다. 와우! 보통 사람이아니다. 나와 비슷한 연배인데 이렇게 많은 책을 써내다니. 그동안 나를 뭘 했을까? 갑자기 내 자신이 부끄러워진다. 나 또한 게으리지 않았다. 그러나 되돌아 보니 남는 게 없다. 잘못 산 것은 아닐까? 


너무 평범하게 살아서 빛나지 않고, 유명하지도 않는다. 심지어 평범하지도 않다. 평범이 얼마나 힘든 일인가. 그저그런 삶을 영위해 온 것만은 분명하다. 


영웅 앞에선 범인들은 초라해 진다. 그래서 비교를 그만 두자. 나도 열심히 살았지 않는가. 나도 한 가정의 가장이고, 한 여자의 남편이며, 두 아들의 아버지다. 잘 살지 못해도 밥 굶기지 않는다. 하기야 십여년 전 밥을 굶긴 적이 있다. 정말 힘든 시기였다. 그래도 잘 견뎌왔다. 목숨이 붙어 있는 것을 보면 잘 참았다는 말도 된다. 그대서 말인데, 내가 진짜 영웅은 아닐까? 그런 생각이 든다. 유명하지 않아도, 큰 보상이 없어도 무료한 일상을 알차게 보내기 위해 몸부림 치고 있으니 말이다.


쌩뚱 맞게도 이 책 여행 에세이가 아니다. 시집이고 독일 개론집이라고 해야한다. 제목과 표지에 맞지 않는 내용이라.. 사신 분들이 배신감을 느끼지 않을지...




아내 없이 걸었다. 함께 걸었던 길인데 무척 외롭다. 함께 걸을 때는 몰랐다. 이곳에 우범 지역이라는 것을. 나도 모르게 긴장이 되고, 낯선 사람들을 경계하고 있는 나를 발견한다. 그제서야 혼자 걷는다는 것이 무엇인지 알겠다. 과도한 스트레스가 몸을 짓누른다. 역으로 모든 것이 새롭게 보인다. 이처럼 삶은 언제나 역설로 가득차 있다. 아내가 퇴원하면 다시 함께 걸을 것이다. 그 길에서 낯선 사람은 보이지 않을 것이다.


유홍준 교수의 <나의 문화 답사기8>권이 예약 판매중이다. 일본에서 돌아와 벌써 전국을 누비고 다녔단 말인가? 집에 세 권이나 있는데 한 권 외는 읽지 않았다. 잘 읽히지 않는다. 그런데 참 묘하다. 꼭 필요한 책이 아닌데 사 두고 싶다. 언젠가를 쓸 필요가 있을 것 같은 마음에...


아내가 병이 나으면 여행을 다니고 싶다. 숲 속 여행. 텐트 여행. 맛집 여행. 그동안 너무 바쁘게 살았다. 그래서 유홍준 교수의 책들이 눈에 밟히는가 보다.





가토 나오키. 참 양심적인 일본인이다. 이런 사람이 일본에 있다는 것은 다행이자 소망이다. 관동대지진 당시 조선인을 마녀사냥했던 역사의 흔적을 찾아 인터뷰하고 현장을 답사하여 자료들을 긁어 모았다. 다시 정리하고 추려 한 권의 책으로 담았다. 이런 책은 읽지 않아도 사주어야 하는 것 아닌가?









허영만이 또 그렸다. 시대를 잘 드러내는 커피 이야기다. 커피 세계에 뛰어들어 커피의 대가가 되기까지의 도전과 열정을 담았다고 한다. 암 환자에게 커피는 좋지 않다고 한다. 그런데 참 이상하다. 일반인에게 커피는 암 예방 효과가 있다고 한다. 암 예방 효과는 암에 좋다는 말인데, 왜 암 환자는 커피를 마시지 말라고 하는가? 알아보니 이뇨작용 때문이란다. 그래서 어떤 의사는 커피 한 두잔은 암 환자에게 오히려 좋으니 걱정하지 말고 마시라 한다. 마시지 못하는 스트레스가 더 크다고. 아내는 커피는 잘 마지지 않는다. 내가 한 잔 하면 한 모금 마실 뿐이다. 덕분에 커피 값이 많이 줄었다. 아내가 마시지 않으니 나도 덜 마시게 되어 결국 커피 마시는 시간도, 돈도 낮아진 셈이다. 하여튼 허영만의 커피 한 잔. 꼭 읽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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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속으로 떠나는 여행] 70회  

불효자는 웁니다


고등학교까지 시골에서 지냈다. 중학교를 졸업하면서 도회지 인문계 고등학교를 지원했지만 너무나 가난했던 아버지는 안타까워 하며 보낼 수 없다고 말했다. 그 때는 참 서운했다. 그 후로 나는 혼자 일하면서 돈을 벌어 공부했다. 이것을 주경야독(讀)이라고 한다. 낮에 일하고 밤에 독서-공부한다는 뜻이다. 그 정도는 아니지만 나의 생계와 학비까지 벌어야 하기에 시간이 금처럼 아까웠다. 마음 속에는 가난한 부모님을 원망했다. 나는 왜 이렇게 가난한 집에서 태어났을까? 부모님은 왜 하필이면 동네에서 가장 가난한 집 사람일까? 등등. 묘한 서운함을 가지고 살아왔다. 그러다 결혼하고 자녀를 낳고 혼자서 대학원까지 졸업했다. 


쏜살처럼 시간은 흐르고 또 흘러 이제 나도 부모님의 나이가 되었다. 사십대 중반의아버지는 힘도 좋고 총명했다. 그러나 가난했다. 그런데 지금 나의 모습이 딱 아버지의 모습이다. 달라진게 하나도 없다. 슬슬 겁이 난다. 내 아들들도 나를 보고 예전에 내가 부모님을 원망하고 서운해 했던 생각을 그대로 할까? 아마 할 것이다. 사람은 통하는 법이니. 말하지 않아도 안다. 마음이 무겁다. 가난하고 싶어서 가난한게 아니다. 열심히 살아도 가난하다. 어쩔 수 없다. 변명이 아니다. 현실이 그렇다는 것이다. 그런데 자녀들인 왜 아빠는 가난해?라고 투덜거린다면 얼마나 서운할까? 지금까지 바르게, 열심히 살아온 삶은 인정받지 못한 것이다. 그러고보면 나도 참 못된 아들이었다. 지금이야 감사하며 효도를 다하려 하지만 그 때는 정말 서운했다. 이제야 철이 든 것이다.


고향을 떠난지 어언 30년이 다 되었다. 시간이 이렇게 빠르게 흐르다니. 다시 고향으로 돌아갈 준비를 하고 있다. 부모님은 내가 귀향하는 것에대한 적지 않은 거부감을 갖고 계시다. 마치 실패하고 낙향? 하는 패배자의 모습을 지울 수가 없는 모양이다. 그럴 것이다. 그러나 나는 할일이 많다. 지금까지 다른 농사도 해야하고, 글도 써야하고, 시골 아이들고 가르칠 생각이다. 흙집도 지을 생각이다. 하루라독 속히 도시생활을 청산하고 내려가고 싶다. 언제 부모님의 마음이 열릴지 몰라 조마조마하여 기다리고 있다. 


어떤 지인이 변산공동체 윤구병 선생의 책들을 소개해 주었다. 자신도 그곳에 간적이 있는데 나름 좋았다고 한다. 입에 익은 이름이라 찾아보니 지난 주에 읽었던 <잡초는 없다>의 저자이다. 혹시나 싶어 더 많은 책을 찾아보니 꽤 많다. 대부분이 공저이거나 동화지만 변산공동체에 대한 책도 적지 않다. 공저와 동화는 빼고 윤구병 선생의 개인 저작이나 공동체 관련 서적은 이렇다.




청소년에게 쓴 <곡 같은 것보다 다 다른 것이 더 좋아>가 있고, 변산공동체 일상을 담은 <잡초는 없다> 노동에 대한 철학을 담은 <노동시간 줄이고 농촌을 살려라>도 보인다. 



















<가난하지만 행복하게>가 2008에 출간되었고, <조금만 눈을 들면 넓은 세상이 보인다>가 사계절 청소년 문고로 2007년에 출간되었다. 변산공동체를 철학적으로 풀어낸 <철학을 다시 쓴다>가 2013년에 출간되었다. 


<흙을 밟으며 살다> 휴머니스트 2010

<꿈이 있는 공동체 학교> 휴머니스트 2010

<자연의 밥상에 둘러앉다> 휴머니스트 2010

<변산공동체학교> 보리 2008

<실험 학교 이야기> 보리 2014

<모래알의 사랑> 보리 2014

<있음과 없음> 보리 2003


아직 몇 권이 더 남아있는데 절판된 책들이다. 초기에 출간되어 출판사가 사라진 곳도 있다. 뭐라 말해야할까? 부지런하고 곧다. 철학교수직을 버리고 시골에 내려와 농사를 짓는 행위가 상품처럼 취급되는 것이 싫어 인터뷰도 거절한 적이 한 두번이 아니란다. 그럴 것이다. 나 또한 윤구병 선생처럼 살고 싶다. 자연과 하나가 되고, 자연을 스승삼아 쉼을 누리고 싶다. 쉼은 노동 중에 있고, 평안은 땀방울이 흐르는 가운데 숨어있다. 


인지사정[人之常情]이란 사자성어가 있다. 풀어보면 사람은 다 통하기 마련이다란 뜻이 된다. 과부심정 과부가 알고, 홀아비 심정 홀아비가 안다고 했다. 비슷한 처지가 되면 상대편의 사정을 자신을 통해 보고, 불쌍히 여기는 마음을 갖게 된다는 말이다. 같은 마음을 품고, 이웃의 어려움을 헤아려 주는 것이야말로 인류가 꿈꾸는 행복이 아닐까. 


지금은 아버님이 참 고맙다. 어려운 가운데서 육남매를 못입고 못 먹으며 기르셨다. 잘난 자식 하나 없어 아직도 힘들고 어려운 삶을 영위하시느라 뼛골이 쑤시고 아프다. 그런 아버님을 볼절마다 원망했던 철없던 시절이 못내 미안하다. 시골에서 고생한 탓인지 도회지의 같은 연령대보다 십년은 더 늙어 보인다. 기회가 된다면 꼭 생의 마지막을 편하게 지내게 하고 싶다. 호강까지는 아니더라도 마음과 육신은 편하게 해 드리고 싶은 것이다. 이래서 불효자는 우는가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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