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때, 나는 묻는다. 왜 너는 나에게 그렇게 차가웠는가. 

그러면 너는 나에게 물을 것이다. 그때, 너는 왜 나에게 그렇게 뜨거웠는가. 

서로 차갑거나 뜨겁거나, 그때 서로 어긋나거나 만나거나 안거나 뒹굴거나 그럴 때, 

서로의 가슴이 이를테면 사슴처럼 저 너른 우주의 밭을 돌아 서로에게로 갈 때, 

차갑거나 뜨겁거나 그럴 때, 미워하거나 사랑하거나 그럴 때, 

나는 내가 태어나서 어떤 시간을 느낄 수 있었던 것만이 고맙다 


- 고마웠다, 그 생애의 어떤 시간

詩 허수경



잊혀지지 않는 기억들이 있다

잊혀지지 않기를 바라는 기억들이 있다

잊고 싶지 않은 기억들이 있다


마침표를 찍을 수 없는 시간들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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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러한 것들이 초라한 우리 집을, 맛도 없고 느껴지지도 않는 하얀 먼지처럼 우리가 10년동안 들이마신 가난을 생각나게 했다. 눈에 보이지도 않고 정의 내릴 수도 없지만 실제로 존재하는 가난이라는 먼지는 나의 폐와 심장과 뇌에 쌓여, 내 몸의 순환을 지배하며 이제 호흡 곤란을 일으키고 있다. 난 참았던 기침을 터뜨렸고 힘겹게 숨을 몰아쉬었다.

 p. 68



목에 가시가 걸려 계속 헛기침을 하며 밥을 잘 삼키지 못하는 것처럼 한 장 한 장, 읽어 내려가기가 힘들다. 문장 곳곳에 배어 있는, 나의 가난을 떠올리게 하는 가난의 냄새 때문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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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된 일기
이승우 지음 / 창비 / 200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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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번역글이 아닌 우리 글을 읽으니 마른 목을 축이는 단물을 마신 기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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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속 5000 킬로미터 미메시스 그래픽노블
마누엘레 피오르 지음, 김희진 옮김 / 미메시스 / 201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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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전한 선택이란 것이 있기는 힐까?
무엇을 선택할 것인가도 중요하지만 선택의 순간에 비겁해지지 않는 것도 중요하다.
아름다운 그림속에 감춰진 섬특한 진실, 선택의 결과로 남겨진 흘러가버린 시간들. 나의 모습과 다르지 않아 더욱 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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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홍수 - 에릭 드루커의 다른만화 시리즈 4
에릭 드루커 지음, 김한청 옮김 / 다른 / 2010년 9월
평점 :
절판


자기 나라에 대한 애정멊이 이런 작품이 만들어질 수 없을 것이다. 그 나라는 많은 사랑을 받고 있구나.

작가가 말하고 싶었던 건 이게 아닐텐데. . . . 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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