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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쿠시마 이후의 삶 - 역사, 철학, 예술로 3.11 이후를 성찰하다

서경식 | 다카하시 데쓰야 | 한홍구 (지은이) | 이령경 (옮긴이) | 반비 | 2013-03-04

 

앞으로 3월이 올 때마다 의무적으로라도 후쿠시마에 대해 이야기 해야만 한다는 생각이 든다. 세계의 흐름을 바꾼 '역사적' 사건이면서 환경과 에너지라는 그동안 적극적으로 논의되지 않았던 주제를 본격적으로 화두에 올린 계기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이 점외에도 다양한 맥락이 후쿠시마를 타고 흐르기에 3.11은 그 동안의 현대인의 삶을 전방적위적으로 돌아보고 각성할 수 있는 사건일 것이다. 이 책의 장점또한 바로 이 부분에 있다. 핵전문가나 환경전문가가 아닌 역사, 철학, 예술 분야의 지식인들이 '성찰'의 태도로 3.11을 바라보고 이후의 삶을 이야기하고 있기 때문이다. 3.11이후에 가장 먼저 그리고 가장 강하게 든 생각이 '핵에너지에 대한 공포'인데 이 원초적인 공포상태를 잠시 가라앉히고 '후쿠시마 이후의 삶'에 대하여 차분하고 진지한 인문학적 성찰이 필요한 시간같다. 이 공포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라도 말이다.    

 

 

 

 

도시, 역사를 바꾸다

조엘 코트킨 (지은이) | 윤철희 (옮긴이) | 을유문화사 | 2013-03-10

 

'도시'라는 단어는 굉장히 현대적인 느낌을 가지고 있다. 현대를 사는 내가 '현대적'이라고 일컫는 것 다시 말해 '동시대적'이라는 것과 같은 의미일 것이다. 즉 '도시'라는 개념은 최대한 거슬러 올라가도 18세기의 그림 속에서나 어울릴 법하다는 것이다. 하지만 역사를 배우면 배울수록 고대나 중세의 도시들이 지금 못지 않게 발달했다는 것을 발견하게 된다. 바로 이 점, 즉 도시가 '시대적'인 것이 아니라 '역사적'이라는 사실이 내가 이 책에 흥미를 갖게끔 만들었다. 더군다나 이 책은 서구의 도시들뿐만 아니라 그 밖에 지구상의 다양한 도시들을 다루고 있다고 하니 도시가 가진 역사적이면서도 보편적이지 않은 모습을 볼 수 있을 것 같다 기대를 하게 된다. 마치 세헤라자드의 '천일야화'와 같은 이야기를 들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말이다.  

 

 

 

 

철학자의 여행법 - 세상의 모든 길들

미셸 옹프레 (지은이) | 강현주 (옮긴이) | 세상의모든길들 | 2013-03-15

 

한 달뒤쯤 여행을 가볼까하던 참이어서인지 자연스럽게 이 책에 시선이 가서 책소개까지 읽게 되었는데 이 책에서 말하는 여행은 내가 하려는 여행, 그러니까 관광으로서의 여행은 아닌 듯 싶었다. '노마드적인 삶'이 저자가 말하는 여행에 가까운 것 같았는데, 이미 몽골제국에 대한 책을 읽으며 '유목민'의 삶에 대한 매력을 느낀 적이 있던 나로서는 처음과는 또다른 호기심으로 이 책을 바라보게 되었다. 그러나 동시에 이 책이 그리 만만한 책은 아니리라는 생각도 들었다. '철학자'의 여행법이니만큼 수많은 철학적 개념이 자유자재로 인용될 것이고 그럼 나는 제목에 걸려들어 이 책을 선택했다가 '여행'을 성찰하기는커녕 한자한자 읽어나가는 것도 버거울 것 같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다행히도 '독자의 편의를 위해' 편집자의 친절한 주가 달렸다고 하니 안심하며 이 책을 골라본다.  

 

 

 

 

자연모방 - 언어와 음악은 어떻게 자연을 흉내 내고 유인원을 인간으로 탈바꿈시켰을까?

마크 챈기지 (지은이) | 노승영 (옮긴이) | 에이도스 | 2013-03-15

 

부제에 끌려서 눈이 간 책이다. 앞뒤가 바뀐 것 같았기 때문이다. 인간이 언어와 음악을 만들어낸 것이 아니라 언어와 음악이 인간을 만들어냈다고 하는 것에 호기심을 갖지 않을 수 없었다. 진화와 관련한 다양한 이론들이 있지만 그 주체가 인간이 아닌 언어와 음악이라는 것, 또 다른 한편으로는 음악과 언어라는 대상을 진화 이론을 바탕으로 설명한다는 것이 매우 새롭다. 평상시에 그냥 던질 수 있는 질문들, 이 책과 관련짓자면 '석기시대 사람들도 말을 했을까?', '음악은 어떻게 만들어진 것일까?'하는 것들은 답이 나지 않는 호기심에 불과한 경우가 많았다. 내가 답을 낼 수 있는 질문이 아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런 질문을 흘려보내지 않고 꽉 붙잡아다 설득력있게 설명해내고자 하는 시도가 있다면 독자로서는 고맙고 즐겁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 게다가 그 설명이 참신한 것이라면 더더욱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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