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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을 다시 쓴다 - 있음과 없음에서 함과 됨까지
윤구병 (지은이) | 보리 | 2013-02-12
철학서적은 진도가 나가지 않는다. 개념 자체가 어렵기도 하지만, 개념을 담는 단어의 어려움도 한 몫 한다. 번역되어 들어오면서 생기는 문제들 때문인 경우가 많은데, 초보자로서 책을 읽다보면 내용 파악 이전에 만나는 1차 장벽이다.
한편으로는 철학을 비롯해서 학문을 한다는 것이 우선 책을 읽어야 하는 일이다. 그런데 읽어야 할 책이 너무 많아서 이러다 책만 읽다 끝나는 건 아닌가 하는 걱정도 드는데, 이것이 걱정인 이유는 학문을 나의 지적 호기심을 충족시키는 수단으로 쓰고 싶지 않기 때문이다. 실천의 영역으로 나아가고 싶다는 것인데 바로 이 책 <철학을 다시 쓴다>가 지금 이야기한 두 가지에 대해 모두 다루고 있어 눈길이 간다. 최근에 더욱 고민하게 된 두 문제를 고찰해 보기 위한 좋은 길잡이가 되어 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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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다지오 소스테누토 - 어느 인문주의자의 클래식 읽기
문학수 (지은이) | 돌베개 | 2013-02-25
나는 그림에 나의 관심을 두려고 한다. 처음엔 '그럼 좀 안다'는 게 특별한 것처럼 여겨지기에 그 흐름에 편승해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가, 언젠가 그림이 나를 위로해 줬던 경험을 겪고 나서 좀 더 개인적인 이유로 관심을 갖게 되었고, 그 흐름의 연장선상에서 결정적으로 미술사 수업을 들으면서 관심과 지식이 함께 커졌고 이젠 두고 두고 함께가는 대상이 되었다. 이런 맥락에 있는 것들 중에 하나가 바로 클래식이다. 그런데 클래식은 아직 관심은 있지만 지식이 없는 상태이다. 이 책을 보니 유명한 음악가들을 중심으로 입문자의 입장에서 관심이 갈 법하며, 또 접근해 볼 만한 이야기들을 다루고 있는 것 같아서 나의 클래식 입문서적으로 꼽아보고 싶다.
채식의 배신 - 불편해도 알아야 할 채식주의의 두 얼굴
리어 키스 (지은이) | 김희정 (옮긴이) | 부키 | 2013-02-22
몇 년 전부터 지나친 채식이 영양 결핍을 가져온다는 내용들이 전파를 타고 있고, 개인적으로는 업소용 수퍼에 갔다가 (유전자 조작 콩으로 만들지 않았을까 의심되는) 미국산 대두로 만든 콩고기를 대량으로 파는 것을 보고 채식에 대한 의심을 갖기 시작했다. 그렇다고 내가 채식주의자냐? 그건 아니다. 하지만 채식이 정말 좋은 것이리라는 믿음은 있었다. 왜 그랬을까? 가만히 생각해보면, 채식에는 으레 "홈메이드"의 이미지가 따라왔기 때문인 것 같다. 유기농으로 재배된 싱싱한 채소로 갓 만들어낸 음식. 그런데 수퍼에 있는 콩고기를 보고 그야말로 "깼다". 이 책 또한 그 "채식"이 주는 이미지에 대한 적나라한 보고서가 되지 않을까 싶다. 이미 믿음에 균열이 가기 시작했지만, 그래도 이 책을 꼽는 이유는 요즘 채식과 유사한 분위기로 '이미지 메이킹'하는 것들에 비판적 시선을 이 책을 통해 통틀어서 파악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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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만의 독립국가 만들기
사카구치 교헤 (지은이) | 고주영 (옮긴이) | 이음 | 2013-02-18
<다운사이징 데모크라시>를 읽으면서 강력해진 생각이 있다. 내가 "세상을 변화시킨다"는 생각에 대해 너무 안일했던 것, 순진했던 것은 아닌지. 또 그저 변화에 대한 이미지만을 취한 건 아닌지, 그저 그 이미지를 가진 것으로 자기만족감을 채우고, 그저 소비한 것은 아닌지하는 생각이다. 실제로 변화시킬 수 있느냐며 변화의 가능성을 따지는 것은 훨씬 나중의 일이고, 그 변화를 위한 시도가 무엇이어야 하는가를 고민하게 된다. 그리고 난 그것이 일상에 밀착되지만 소소하지 않고, 무겁지 않지만 엄청난 것이었으면 좋겠다. 재미까지 있으면 더 좋고. 그래서 이 책은 굉장히 흥미로운 영감의 원천이자 사례집이 되지 않을까하는 기대가 있다. 글로 쓰고 시작한 것이 아니라, 몸으로 부딪힌 것 같아 더욱 마음에 든다. 읽어봐야 알겠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