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멈춰라, 생각하라- 지금 여기, 내용 없는 민주주의 실패한 자본주의

슬라보예 지젝 (지은이) | 주성우 (옮긴이) | 이현우 (감수) | 와이즈베리 | 2012-12-03

 

'지젝, 지젝, 지젝...!' 언젠가부터 자주 이름을 듣게 되었고, 이젠 이름이 나오면 관심갖게 되는 인물이 된 지젝. 관심의 이유는 다른게 아니라 유명세 때문. 도대체 어떤 이야기를 하는 사람일까? 어떤 인물이기에 사람들이 이렇게 열광하는 것일까? 매우 궁금했다.신간이 나올 때마다 기웃거렸지만 선뜻 손이 가지 않았다. 아주 오래 전 읽다 실패한 라캉때문이었을까? 그러다  반갑게도 이 책을 보았다. 반갑다는 것은 책을 잡을 용기가 생겼다는 것인데, 그건 로쟈님의 글 덕분이었다. 페이퍼에서 언급하신, 지젝에 대한 입문서로 손색이 없을 3권의 책 중 이 책이 들어있었던 것이다. 

   거기에다 제목이 마음에 들었다. '멈춰서 생각이란 걸 한 번 해봐...!' 내가 기다렸던 말을 누군가가 한다면, 그리고 내가 그의 말을 들을 준비가 되었다면, 제목보고 읽는다는 지극히 원초적인 선택기준이지만, 읽어볼만한 가치는 충분히 있을 것이라는 기대와 함께 이 책을 꼽아본다.

 

 

 

세계사의 구조

가라타니 고진 (지은이) | 조영일 (옮긴이) | 비(도서출판b) | 2012-12-20

 

<세계사의 구조> 역시 <멈춰라, 생각하라>를 선택한 이유와 동일한 이유에서 주목신간에 넣게 되었다. '유명하기 때문에!' 한 5년 전 쯤, 신문을 읽다가 처음 접하게 된 이름. 그 이후로 '근대 문학의 종언'이라는 7글자를 보면 늘 가라타니 고진이라는 이름도 함께 따라왔다. 이 사람은 또 누구인가? 슬프다. 모르는 사람이 이렇게 많아서. 

   제목은 굉장히 무미건조하게 다가왔던 이 책은 다행히 요즘 공부주제와 맞물린다는 점이 개인적인 동기부분을 충족시켜 주었다. 요즘 개론서이지만 맑스 파트를 읽다보니, 맑스의 역사적 유물론에 대한 재해석을 담고 있는 이 책에 관심을 갖을 수 있었다. 예전에 '역사적 유물론'을 접하며 느꼈던 '딱 떨어짐', 그리하여 현재까지 그것이 내 마음에 '뿌리박혀' 있음을 느끼기에, 가라타니 고진이 어떤 새로운 바람을 불어넣어 줄지 기대된다. 

 

 

 

죽어가는 자의 고독

노베르트 엘리아스 (지은이) | 김수정 (옮긴이) | 문학동네 | 2012-12-10

 

이 책은 12월 주목신간으로 선정된 <죽음이란 무엇인가>의 영향이 크다. 철학으로 죽음을 바라본다면, 사회학으로 바라보는 죽음은 어떠할까? 이왕 죽음이라는 주제를 맞딱드리게 된 것, 다양한 관점에서 바라볼 수 있다면 좋겠다는 바람에서 이 책을 골랐다. 사실 난 후자의 접근법에 더 끌리고, 그것을 더 선호한다. 이성과 논리도 많은 부분을 그 시대에 의존하는 것이 아닐까하는 생각을 하기 때문이다. <죽음이란 무엇인가>의 문제의식도 사람들이 가지는 죽음에 대한 부정적 인식, 즉 우리가 갖는 죽음에 대한 부정적 태도에 대한 성찰에서 비롯된다고 생각한다. 그렇다면 나는 이 책 <죽어가는 자의 고독>이 '왜 사람들은 그러한 태도를 갖게 되었는가'에 대한 다른 차원의 고민을 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할 것이라 본다. 그리고 이 두 과정을 통해 죽음에 대한 좀 더 풍요로운 사유를 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역사 : 끝에서 두번째 세계

지그프리트 크라카우어 (지은이) | 폴 오스카 크리스텔러 (엮은이) | 김정아 (옮긴이) | 문학동네 | 2012-12-10

 

"크라카우어의 유일한 목표는 '독립적인 영역으로 존재할 자격을 미처 인정받지 못한 영역들의 의의를 끄집어내고, 미처 이름을 못 가진 탓에 무시되고 오해받는 존재 목적들과 존재 양식들을 복권시키는 것'이다."

 

이 단락이 나의 마음에 둘러감없이 직접적으로 다가왔다. 역사를 공부하며 슬펐던 건 그게 내 이야기가 아니라는 인상때문이었다. 왕과 왕세자의 역사가 국가를 만들긴 했지만 세상도 만들었을까? 세상이 굴러온 흔적이 역사라면 지배세력만 존재하진 않을 것이고, 그들의 논리만 남은 것도 아닐텐데 내가 배우는 역사는 왜 그런 것들로만 가득차 있는가? 물론 이런 생각을 가지고 이 책을 접하는 것이 오독의 시작일 수도 있다. 더군다나 벤야민을 보완하는 학자로 인식되는 그를 이해하는 것은 쉽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위에 인용된 단락과 같은 인식을 가진 학자라면, 그런 그가 역사에 관해 썼다면, 그가 말하는 끝에서 두번째 세계란 무엇을 말하는 것인지 적극적으로 알아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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