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쁜 하루가 지나가면 또 바쁜 하루가 이어졌다. 그럼에도 한가한시간을 보낼 수 있었다. 대부분의 한가한 시간, 난 해변으로 나가바다를 보며 지냈다. 파도가 치면 엉덩이를 살랑대며 노래를 흥얼댔다.

너무 진하지 않은 향기를 담고 진한 갈색 탁자에 다소곳이 말을 건네기도 어색하게 너는 너무도 조용히 지키고 있구나.

놈은 단 한 번도 내앞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그러나 난
알고 있었다. 놈은 단 한 번도 내 곁을 떠난 적이 없을 것이다.
언젠가 한 번만 걸리면, 딱 한 번만 걸리면 난 놈의 발에 족쇄를 채우고 생의 끝 날까지 놈의 옆구리에 딱 달라붙어서 절대 떨어지지 않을 작정이었다.
지금도 놈은 내 뒤에 서 있다. 든든한 바위처럼. - P3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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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과 결혼, 부부에 대한 작가의 명언들.

행복한 결혼 생활을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서로 얼마나 잘맞느냐가 아니라 오히려 둘의 차이점을 어떻게 잘 극복해나가느냐다.
- 톨스토이

부부 생활은 아주 길고 긴 대화 같은 것이다.
-니체

사랑이란 둘이 서로 마주보는 것이 아니라 둘이서 같은 곳을 바라보는 것이다.
-생텍쥐페리 - P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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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시간이 지나도 노든의 코와 귀는 자라지 않았다. 대신뿔이 있을 뿐이었다. 노든은 어렴풋이 자신이 코끼리가 아니라는것을 알게 되었다. 하지만 코끼리들은 노든의 코나 귀에 크게 신경 쓰지 않았다. 무리가 따르던 할머니 코끼리는 이렇게 말했다.
"눈이 멀어 이곳에 오는 애도 있고, 절뚝거리며 이곳에 오는 애도 있고, 귀 한쪽이 잘린 채 이곳으로 오는 애도 있어. 눈이 보이지 않으면 눈이 보이는 코끼리와 살을 맞대고 걸으면 되고, 다리가 불편하면 다리가 튼튼한 코끼리에게 기대서 걸으면 돼. 같이있으면 그런 건 큰 문제가 아니야. 코가 자라지 않는 것도 별문제는 아니지. 코가 긴 코끼리는 많으니까. 우리 옆에 있으면 돼.
그게 순리야." - P12

테스트가 하루 앞으로 다가왔지만 노든은 마음을 정하지 못하고 있었다. 코끼리 고아원에 남고 싶은 마음과 바깥세상을 보고 싶은 마음 사이에서 갈팡질팡했다. 코끼리답게 생각하려고 노력할 때마다 그가 코끼리가 아니라는 사실이 더 분명하게 와닿았다. 코끼리로 태어났으면 모든 게 쉬웠을 것이다. 좀처럼 잠이오지 않았다. 그때 코끼리들이 긴 코를 천천히 흔들며 노든에게 다가와 말했다.
"여기, 우리 앞에 훌륭한 한 마리의 코끼리가 있네. 하지만 그는 코뿔소이기도 하지. 훌륭한 코끼리가 되었으니, 이제 훌륭한코뿔소가 되는 일만 남았군그래."
- P16

"원래 여기 있어야 하는 건 내가 아니라 윔보야. 엊저녁은 내가알을 품을 차례였어. 윔보는 내 왼편에서 자고 있었고, 그런데 윔보가 자리를 바꾸자고 했어. 윔보는 언제나 내 오른쪽에 있어야마음을 놓았거든. 내가 오른쪽 눈을 다쳐서 말이야. 그래서 윔보가 나랑 자리를 바꿔서 나 대신 알을 품었어. 평소랑 달랐던건 그것뿐이었단 말이야. 그런데 갑자기 큰 소리가 들렸어. 정말눈 깜짝할 사이였어. 오른쪽을 돌아보니까, 윔보가, 윔보가..………피투성이였어. 윔보는...... 커다란 철봉에 깔려 있었어. 알은 윔보가 몸으로 감싸고 있었던 덕에 무사했어. 나는 윔보의 품속에서 알을 꺼내서, 거기서 도망쳐 나왔어. 윔보는 아직 죽지 않았는데. 우리는 인사도 제대로 하지 못했어. 윔보랑 눈을 마주쳤는데, 그게 다였어."
그날 밤, 노든과 치쿠는 잠들지 못했다.
노든은 악몽을 꿀까 봐 무서워서 잠들지 못하는 날은 밤이더 길어진다고 말하곤 했다. 이후로도 그들에게는 긴긴밤이 계속되었다. - P57

"날 믿어 이름을 가져서 좋을 거 하나도 없어. 나도 이름이 없었을 때가 훨씬 행복했어. 게다가 코뿔소가 키운 펭귄인데, 내가너를 찾아내지 못할 리가 없지. 이름이 없어도 네 냄새. 말투, 걸음걸이만으로도 너를 충분히 알 수 있으니까 걱정 마."
"정말 내 냄새, 말투, 걸음걸이만으로도 나를 알아볼 수 있어요?"
"그렇다니까"
"다른 펭귄들도 노든처럼 나를 알아봐 줄까요?"
"누구든 너를 좋아하게 되면, 네가 누구인지 알아볼 수 있어.
아마 처음에는 호기심으로 너를 관찰하겠지. 하지만 점점 너를좋아하게 되어서 너를 눈여겨보게 되고, 네가 가까이 있을 때는어떤 냄새가 나는지 알게 될 거고, 네가 걸을 때는 어떤 소리가나는지에도 귀 기울이게 될 거야. 그게 바로 너야."
돌이켜 생각해 보면 나는 불운한 알에서 태어났지만 무척 사랑받는, 행복한 펭귄이었다 - P99

축축한 모래를 밟으며 나는 바다를 향해 걸어갔다. 내 앞의 바다는 수도 없이 부서지고 다시 일어서기를 반복했다.
두려웠다. 하지만 나는 내가 저 바닷물 속으로 잘 들어갈 것을, 모험을 떠나게 될 것을, 홀로 수많은 긴긴밤을 견뎌 내리라는것을 잘 알고 있다. 그리고 긴긴밤 하늘에 반짝이는 별처럼 빛나는 무언가를 찾을 것이다.
어쩌면 언젠가, 다시 노든을 만나게 될지도 모른다. 내 냄새, 말투, 걸음걸이만으로 노든은 나를 알아보고 내게 다가와 줄 것이다. 코뿔소를 한 번도 본 적이 없는 다른 펭귄들은 무서워서 도망가겠지만, 나는 노든을 알아볼 것이다. 그리고 우리는 코와 부리를 맞대고 다시 인사할 것이다. - P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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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모든 일에 하나하나 의미를 부여하고이유를 곱씹다 보면 나락으로 떨어지기 쉽다.
특히 상대의 행동을 넘겨짚고 곱씹는 버릇을 없애려고노력할 필요가 있다. 자꾸만 의도를 곱씹다 보면 피해의식으로 연결되기 때문이다. 이해되지 않는 상대의 반응을 보면 ‘그렇게 생각할 수도 있겠구나‘ 하고 드러난 사실 자체만 봐야 한다. 그처럼 적당한 무심함과 둔감함은 상대를 무시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존중하기 때문에 나올 수 있는태도이기도 하다. 직장에서 이런 마음으로 서로를 대한다면 스트레스가 확연히 줄어들 것이다. 내가 만난 성공한 직장인들의 롱런 비결이 이것이었다. - P244

교통사고를 당한 후 내가 언제든 죽을 수 있음을 실감했다. 사람들은 누구나 자신에게는 교통사고나 암 같은 불의의 사고가 일어나지 않을 거라고 생각한다. 나 또한 마찬가지였다. 그런데 정작 내가 그런 일을 당하고 나자, 이 불확실한 세상에서 다른 사람들에게 끌려다니는 인생을 살다가 갑자기 인생이 끝난다면 얼마나 억울할까 하는 상상을자꾸 하게 된다. 다른 사람의 기대에 부응하려 애쓰지 말고내가 원하는 사람으로 살아야 한다. 후회하지 않는 인생을살기 위해서 내가 자꾸 되뇌는 것은 이것이다. 나의 시간과에너지는 한정되어 있으니 가치 없는 곳에 쓰지 말 것. 오늘의 나를 행복하게 하는 데 최선을 다할 것. - P2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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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명한 것은, 세상이 나를 어떻게 생각하는지보다 내가 나를 어떻게 생각하는지가 더 중요하다는 것이다. 흑인 작가 제임스 앨런 맥퍼슨의 책 《행동반경》에는 이런 대목이나온다.

"우리 아빠하고요, 뉴욕에 사는 큰형이 말했어요. 이세상에서 무엇이든 갖기 위해서는 자화자찬하는 법을배워야 한다고요."
"그건 왜지. 리언?" 선생님은 지겹다는 듯이 말했어.
"왜냐하면요." 그 작은 소년은 제 가슴을 앞으로 내밀면서 말했어. "왜냐하면 내가 자화자찬하지 않으면 아무도 나를 칭찬해주지 않으니까요." - P140

일상에서 무례한 사람이 당신을 평가하거든 ‘저 사람은그렇게 생각하는구나‘ 하고 넘겨버려라. ‘그의 말이 사실일지도 몰라‘ 하면서 불안해할 필요가 없다. 그는 나를 잘 모를뿐더러 나에 대해 열심히 생각하지도 않는다. 몇 년 후
"그렇게 말한 적이 있는데 기억하세요?" 하고 물어보면 분명 기억하지도 못할 것이다. 그런 말을 곱씹는 게 억울하지않은가? 나의 과정을 모두 아는 사람은 나뿐이며, 자신을신뢰하는 사람은 남의 평가에 연연하지 않는다. 다른 사람들의 말에 흔들리려 할 때마다 나는 이렇게 다짐한다. ‘사람들이 말하게 두고, 나는 나의 일을 하러 가자. ‘ - P186

"회사는 아름다운 곳이 원래 아니다. 그렇다고 마음먹으면 역설적으로 좋은 점이 보이기시작할 것이다."
서울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윤대현 교수의 책 《픽스유》를 읽다 공감해 페이지를 접어두었다. 회사에 대해 너무 큰 기대를 하면 ‘회사가 어떻게 나한테 그럴 수 있어‘,
‘상사가 어떻게 나한테 그럴 수 있어‘ 하고 자꾸만 원망하게 된다. 이상향을 설정하고 세상이 나아지는 방향으로 노력하는 일은 좋지만, 회사라는 조직의 특수성과 한계도 함께 생각해야 한다.그러지 않으면 그 노력은 필연적으로 실패하고야 만다. 회사는 ‘가족‘ 같은 곳이 원래 아니니까. - P187

그가 한 말들이 자꾸만 그림자처럼 따라다니기 시작하던 중, 평소 좋아하던 법륜스님의 강연을 접하게 됐다. 한 여학생이 스님에게 고민을 상담했다. "스님, 어떤 사람이저에게 상처를 준 게 자꾸 생각나요. 고등학교 때 학교 폭력을 당했거든요. 저는 아무 이유 없이 욕을 들었는데 남자라서 때릴까 봐 욕도 못 하고 가만히 있었어요. 1년이 지났는데도 자꾸 생각나서 괴로워요." 내 이야기 같아서 마음이 시렸다. 스님이 물었다. 길을 가는데 갑자기 누가 자기에게 뭘 주고 갔어요. 선물인 줄 알고 열었는데 안을 보니 - P193

쓰레기예요. 그럼 질문자는 어떻게 하겠어요?" 질문자가말했다. "그냥 쓰레기통에 버리겠죠."
스님이 이어 말했다. "나쁜 말은 말의 쓰레기입니다. 말이라고 다 같은 말이 아니고, 그중 쓰레기가 있다는 거예요. 그런데 질문자가 가만히 있었는데 그 사람이 쓰레기를던졌어요. 그러면 쓰레기인 걸 깨달았을 때 그 자리에서 쓰레기통에 탁 던져버리면 됩니다. 그런데 질문자는 그 쓰레기를 주워서 1년 동안 계속 가지고 다니며 그 쓰레기봉투를 자꾸 열어보는 거예요. ‘네가 어떻게 나한테 쓰레기를줄 수 있어‘ 하면서 그걸 움켜쥐고 있는 거죠. 그 사람은 그쓰레기를 버리고 이미 가버렸잖아요. 질문자도 이제 그냥버려버리세요." 한 번에 되지는 않았지만 내가 받은 말의 쓰레기도 버리려고 노력했다. 무엇보다 그럴 가치가 없는 사람이 나의 감정을 틀어쥐고 있다는 것이 너무나 불쾌했다. ‘너는 쓰레기를 줬지만 나는 받지 않았어. 그럼 그건 네 거지 내 것이 아니야‘라고 생각하려 애썼다.  - P194

가끔 일상에서 쓰레기를 휙 던지고 가버리는 사람들이있다. 웃거나 정색하면서 대응할 수 있는 사람도 있겠지만,
어찌할 수 없이 무기력해지는 사람도 있다. 권력 관계가 확고할 때, 도저히 말이 통하지 않는 사람일 때 우리는 상처받은 마음을 안고 오랫동안 곱씹는다. 아무것도 하지 못했기 때문에, ‘이렇게 저렇게 말했어야 했는데...‘ 하면서 후회하고 또 후회하는 것이다. 그렇게 괴로워하는 사람들에게 이 방법을 추천해주고 싶다. 재활용도 안 되는 쓰레기는울면서 들고 있지 말고 미련 없이 쓰레기통으로 보내버리는 것이다. - P195

연애도 마찬가지였다. 이 사람이 나를 힘들게 한다는 걸알면서도 ‘이렇게 오래 만났는데‘, ‘섭섭하게 생각하는 내가 이기적인 거겠지‘ 같은 생각을 하며 관계를 이어나갔다.
그러나 세상에는 내게 빨대를 꽂은 것처럼 에너지를 뺏어가는 사람들이 있다. 즉 ‘자존감 도둑‘들이다.

사람은 사람과 함께 있어 보다 커지는 경우도 있다.
내가 좋아하는 것을 같이 봐 주는 사람이 있다. 그 하나로도 나는 운전을 아무리 오래 해도 좋고 저금이 바닥나도 좋다는 기분이 들었다.

요시모토 바나나의 책 《바다의 뚜껑》에 나오는 말이다.
나는 첫 번째 문장을 뒤집어보았다. ‘사람은 사람과 함께 - P198

있어 보다 작아지는 경우도 있다. 좋은 관계에서는 나의존재감이 커지고 무엇이든 할 수 있을 것처럼 용기가 나지만, 나쁜 관계에서는 쪼그라들고 소심해진다. 과거로 돌아가면 이런 이들과 꾸역꾸역 만나고 있는 나에게 이렇게 말해주고 싶다. "그 사람과 헤어져, 당장은 어렵다면 일단 거리를 둬."
관계에서 불행을 느끼면서도 헤어지지 못하고, 그로 인해 더욱 자존감이 낮아져 나중에는 헤어질 엄두조차 내지못하는 사람들을 주변에서도 종종 보았다. 특히 부모, 친구, 연인, 직장 상사 순으로 나이를 먹을 때마다 자신을 휘두르려는 사람이 바뀌어간다. 삶의 어느 한때에 관계에서주도권을 잡아본 경험이 없으면 성장의 과정에서 만나는사람들에게 자꾸만 휘둘리게 된다. 만날수록 해악이 되는자존감 도둑들이다.

첫 번째는 나를 감정 쓰레기통 삼는 사람이다. 부모와자식 간, 특히 감정적으로 깊이 교류하는 엄마와 딸의 관계에서 특히 이런 경우가 많다. 남편과 싸울 때마다 딸에게남편 욕을 하고, 남편을 습관적으로 비난하면서 딸이 자신의 감정을 받아줘야 한다고 생각하는 엄마들을 많이 보았 - P199

다. 자식이 그런 이야기를 듣지 않으려 하면 ‘지 애비랑 똑같다‘, ‘이기적이다‘라며 비난하기도 한다. 그러나 자식은부모의 감정받이를 하려고 태어난 게 아니다. 그런 부모 밑에서 자라왔다면 어릴 때는 어쩔 수 없더라도 성인이 되면최대한 빠르게 독립해야 한다. 그러지 않으면 이를 볼모로한 정서적 협박에 시달려 원하는 인생을 살지 못하게 된다.
친구나 연인 관계에서도 항상 하소연만 하거나, 내 이야기를 꺼내도 금세 자기 얘기로 돌아가 버리는 사람들이 있다.
뭔가 일이 있어서 일시적으로 그런 게 아니라 항상 그런사람이라면 최대한 거리를 두는 것이 좋다. 그런 이들은 성숙하지 못하다. 자신의 불행에만 함몰되어 당신을 존중할여력이 없다.

두 번째로, 걸핏하면 "난 원래 그래"라고 말하는 사람과도 오래 관계하면 부작용이 생긴다. 관계란 애초에 누군가참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서로 원하는 것을 주고받는 것이다. 당연히 서로 맞지 않는 부분이 생길 수 있고 갈등이 일어날 수 있다. 사람과의 관계는 좋을 때가 아니라 좋지 않을 때 민낯이 드러나기 마련이다. 서로의 이해관계가 다를때 "난 원래 그래"라고 말하는 사람은 자기중심적이며 공 - P200

감 능력이 떨어져 다른 사람에게 피해를 준다. 이 말에는 ‘그러니 네가 이해해야 한다‘라는 뒷말이 생략되어 있다.
관계란 서로 노력해야 하는 것임을 알고 있는 사람은 이런말을 하지 않는다. 또한 자신이 원래 그렇다고 말하는 이들은 권력 관계에서 자신이 갑이라는 사실을 잘 알고 있기에 이를 악용하는 행태를 보인다.

세 번째로, "난 뒤끝은 없잖아", "내가 좀 사차원이잖아"
라고 말하는 사람도 조심해야 한다. 이런 말을 하는 사람들은 대개 생각나는 대로 내뱉는다. 아무렇지 않게 남을 지적하고 비난한다. 이것이 ‘솔직한 의사 표현‘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다른 사람들이 가식적이라서 그에게 ‘싸가지 없다‘고 말하지 않는 것이 아니다. 사람 관계에는 서로 지켜야 하는 선이 있고, 그것이 상대에 대한 예의라는 걸 알기때문에 조심하는 것이다. 이들은 자신의 행동에는 관대하고 남에게는 심하게 비판적인 이중성이 있는 경우도 많아서 주변 사람을 힘들게 한다. 남은 자주 비난하면서 자신이받는 비난에는 이성을 잃고 분노한다. 그런 이를 옆에 두면자꾸만 지적당해 자존감이 낮아지면서도 해야 할 말을 하지 못해 속으로 억울함만 쌓이게 된다. - P201

어른이 되어서 좋은 것 중 하나는 싫은 사람을 덜 봐도된다는 것과 친구에 덜 연연하게 된다는 것이다. 좋은 사람을 만나며 깊이 있는 관계를 맺기도 하고 나쁜 관계 속에서 내가 어떤 모습을 보이는지도 관찰해보니, 행복감은 관계의 양이 아니라 질이 결정한다는 걸 알게 되었다. 길이있는 관계는 함께한 시간과 비례하는 것이 아니다. 이제 나는 인간관계에서 무리하지 않는다. 알고 지낸 지 오래됐지만 만나는 것이 불편해지기 시작하면 당분간 만나지 않고뾰족한 말을 던지는 사람에게는 여러 번 경고하다 정도가심해지면 관계를 끊는다. 그러면서 좋은 사람을 최대한 옆에 두기 위해 노력하다 보니 어느새 더 좋은 사람들이 다가오곤 했다. 나 또한 모든 관계는 변할 수 있다고 생각하니 자꾸 노력하게 된다.
정현종 시인의 시 《방문객》에는 이런 구절이 있다.

사람이 온다는 건
실은 어마어마한 일이다.
그는
그의 과거와 - P202

현재와
그의 미래와 함께 오기 때문이다.

우리는 관계하는 모든 사람에게 영향을 받고 그 영향을다음 사람에게 옮긴다. 사람이 사람에게 주는 영향은 실로어마어마하다. 그러니 보석함에 보석들을 골라 담듯 얼마나 신중해야 하는지. 난 언제나 주변 사람 때문에 울고 있는 친구들을 보면 다가가 이렇게 말해주고 싶었다. "그 사람보다 네가 훨씬 더 소중해.  옆에 있으면 울게 되는 사람말고 웃게 되는 사람을 만나." - P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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