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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미가제 독고다이 김별아 근대 3부작
김별아 지음 / 해냄 / 201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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찰리 채플린은

"삶이란 건 가까이서 보면 누구나에게 비극이지만, 또 멀리서 보면 희극"이라고 했다. 

아버지의 아버지부터 시작해서, 한 사람의 아주 개인적인 삶을 관통하는 이야기 전체의 흐름 속에서 떠올랐던 한 단어는 '블랙코미디'였다. 큐브릭의 <Dr. Strangelove>만큼의 지독한 블랙코미디. 시대며 역사같은 개념은 완전히 무시하고도 '살 것만 같았던' 한 사람의 이야기를 통해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대라는, 역사라는 구조 속에 살아갈 수 밖에 없고, 부조리를 겪어내지 않을 도리가 없는 하윤식의 삶을, 그 가족들의 삶을, 또 우리들의 삶을/ 

결국 삶은 비극적인 희극일까, 희극적인 비극일까. 

시간이 흘러, 그 순간들을 이루던 기억들이며 그 모든 순간들의 감정이며, 아이러니며 그런 것들이 윤색되고, 일부 미화되고, '새로운' 해석으로 정의된다고 하더라도, 결코 그 비극적 속성은 사라지지 않는다. 설사 그 비극적 속성이 오늘날에 와서는 다분히 코믹적인 요소가 되어 버린다 하더라도 말이다. 

저자는 '역사'보다는 '시대'를 담으려 노력했다고 했다. 

근현대사 교과서에, 한 두 문단으로 정리되는 '~시대의 민중들의 삶', '사회상' 같은 것들은 그 모든 다른 요소들은 배제한 채, 아주 건조한 '나름 객관적이라고' 정의하는 문장들로 모든 감정이며, 사람들의 생각들을 박제화시키더란 말이다. 일제강점기에는 누구나 다 독립을 갈구하고, 열망하며, 독립투사로서 살았을 법한.  

하지만 그 때도 오늘날과 별반 다르지 않게, 사람들에게 있어 '잘 먹고 잘 사는 것'이 가장 중요한 우선 순위가 되었으며, 나라의 이름이 '대한제국'에서 '일본제국'으로 바뀌어도 그 자체보다는 내 먹고 사는 문제에 얼마나 영향을 미치는가가 더 중요했던 것이다.  

책에서도 언급되지만, 훗날 민족주의니 애국심이니 해서 역사로서 미화된, 희생정신이니 정당화되는 전쟁까지도 다시 보면 지독한 코미디에 다름 아니다. <가미가제 독고다이>는 희극이었다. 아니, 어쩌면 비극이었는지도 모른다. 읽으면서 웃음이 나온다는 사실에, 다시 씁쓸해지는, 그런 블랙코미디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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