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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날 문득 어른이 되었습니다 - 마스다 미리 산문집
마스다 미리 지음, 권남희 옮김 / 이봄 / 2014년 3월
평점 :
서평 - 어느날 문득 어른이 되었습니다
책 제목이 <어느날 문득 어른이 되었습니다.>지만 본문 내용은 여전히 아이가 쓴 듯한 착각을 일으킨다. 여성적인 느낌이 물씬나는 이 책은 분홍색과 흰 색 톤 위주로 편집되어 있어 아기자기한 기분을 들게한다. 심지어 책갈피 끈 조차 핑크다!
책 요소요소마다 있는 일러스트는 마치 옛날 교과서에 나오는 그림인 것마냥 친근감이 든다. 잘 그린게 아닌데도, 아날로그틱하며 정감이 간다. 마치 멋진 빌딩 하나없는 옛 고향도 그만의 정취가 있듯 저자 특유의 감수성을 잘 살렸다는 느낌이다.
생각해보니 나 역시 <어느날 문득 어른이 되었다>. 어릴 때 그토록 바라던 어른이, 그렇게 커보이던 어른이 되어있었다. 아직도 나는 내가 어른인지 아이인지 구분할 수 없는 그런 상태다. 정신을 차려보니 나는 어른이 되어있었고, 성인으로서 짊어져야할 수 많은 무게추를 견디며 살고있는게 아닌가?
책을 산 것에 만족하고 더이상 진도를 나가지 않은 게으른 나.
- 책 중에서
짧은 에세이집이지만 자신과의 깊숙한 대화를 통해 풀어놓은 글은 독자에게 공감을 불러일으킨다. 여성 특유의 감수성과 남자로서 이해할 수 없는 몇 가지 것들이 있었지만 대체로 공감할 수 있는 그런 내용들이었다.
성인이 되면, 어른이 되면 하루하루는 그저 단순한 '하루'에 지나지 않는다. 보통 다른 날과 비슷하고 재미있는 것들도 없고 흥미로운 것들도 없다. 그래서 돈을 쓰게된다. 재미를 포기하는 대신 힘들게 벌어들인 돈을 다시 재미를 찾기위해 쓰게된다. 졸음을 참아가며 멀리 여행을 떠나기도 하고 비싼 음식을 먹으며 스트레스를 풀기도한다.
이 책은 평소와 다름없는 일상에 대한 이야기가 주를 이룬다. 한마디로 우리들이 그토록 하찮게 여기던 평범한 하루에서 재미거리를 찾고 생각거리를 찾아 풀어놓았다. 저자의 일상은 아주 재미있어보인다. 현상을 찾고 분석하고 그것에 대해 고민하는 모습이야말로 행복이 아니던가!
아침에 눈을 떴을 때는 상상도 못 했던 하루.
이런 유쾌한 하루가 앞으로의 인생에도 분명 많이 있을 거라고
기대해보는 건 기분 좋은 일이었다.
- 책 중에서
그래서 이 책은 나에게 두 가지의 선물을 주었다. 첫째는 나는 어른이지만 내가 아직 내가 어른인줄 모르고 살아오고 있었다는 사실을 깨닫게 해주었다. 두번째는 평범한 일상의 소중함과 행복을 일깨워주었다.
나는 어느날 문득 되어버린 어른이다. 아직도 고등학생 인 것만 같다. 조금은 자유로운 고등학생? 아니, 고등학생이라보다 그냥 10대같다. 저자와 나는 성별이 다르지만 느끼는 것 똑같았다. 그래서 어느날 문득 어른이 되어버린 날 되돌아보게 되었다.
짧은 에세이 묶음인데다 중간에 일러스트 그림이 포함되어 있고 전체적인 분량 자체가 많지 않기 때문에 요즘처럼 날씨가 좋은 봄 날, 가볍게 읽고 자신의 일상과 어른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는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