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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식의 권유 - 사유와 실천 사이에서 고민하는 청춘을 위한
김진혁 지음 / 토네이도 / 2011년 12월
평점 :
절판






마이클 조던이 농구는 잘해도 야구는 잘 못했던 것처럼,
역시나 방송을 잘 만드는것과 글로 메시지를 전달하는것은 다른가보다.
이번 서평의 책 <지식의 권유>는 EBS 에서 많은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인 <지식채널e> 의 김진혁PD가 저자다.

책의 제목은 둘째치고, 책의 부제목이 <사유와 실천 사이에서 고민하는 청춘을 위한> 인데, 책을 읽기 전에도 그랬지만, 책을 모두 읽고나서도 왜 부제목에 '청춘'이 들어가있는지는 의문이다.
저자의 말처럼, 무한한 가능성과 잠재력을 지닌 청춘이라면, 에너지와 열정을 표출해내기 위해 편협된 지식에서 벗어날 필요가 있는건 사실이다. 현재 존재하는 문제들을 치열하게 파고들고 고민하지 않으면 알맹이가 없는 인생을 살게 된다는 말에도 동의한다. 그러나 이 책을 통해, 거기에 대한 적절한 해결책이나 다방면의 지식으로 어떻게 살아갈지에 대한 힌트를 얻기란 힘들었다.
저자 프로필을 보지 않은 상태에서 이 책을 만난다면, 정말 <지식채널e>에서 전해지던 시대의 화두를 떠올리기 조차 힘들었을 것이다.

결과부터 말하면, 이 책은 적어도 나에게는 메시지 전달에 실패했다.



책의 초반부에는 나름대로 괜찮은 내용들이 꽤 있다.

특히나 팩트(Fact)에 대한 부분과 단분면의 지식이 아닌, 부피감이 있는 3차원의 지식으로 사고를 요구하는 저자의 조언은 한번쯤 곱씹어 볼만 했다.


프롤로그의 제목처럼 '머리보다 심장이 먼저 반응하는 지식의 힘!'에 대한 답변을 얻고 싶었으나, 내용에는 그 답이 없었다. 이 책의 호감도가 낮게 느껴지는 근본적인 이유랄까.


책 전체적으로 모든 부분에 해당되고 있다.

즉, 특정 파트의 제목은 그럴싸하게 네이밍 되어 있어서, 자꾸 읽어보고 싶어진다. 하지만 막상 읽어보면 무언가 깨달음을 주거나 멋진 제목에 대한 해결책을 제시하는것이 아니라, 단순히 저자 자신의 이야기를 풀어놓고 싶었다는 느낌을 강하게 받는건 나 뿐일까?





개인적인 느낌으로는, 책 초반부에는 청춘들이 한번쯤 생각해볼만한 화두를 만날 수 있다. 특히나 팩트에 대한 부분은 방송연출에 몸담았던 저자인 만큼 얼마나 언론이 시청자의 생각을 자유자재로 움직일 수 있는지에 대해 이야기 한다.


언론은 우리의 시각을 자유자재로 움직일 수 있다.

그것도 합법적으로.

자신들이 원하는 방향으로 군중들을 이리저리 행동하게 만들 수 있다는 말이다.

원래 언론이라면, 대중매체로서의 자격을 다해야 마땅하겠지만, 정치, 권력, 자본 등에서 자유로울 수 없으므로 공공연히 약간의 가감과 누락들을 이용하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언론에 대한 새로운 시각을 던져주는 이 책은 그것 자체로 괜찮아 보인다.

근데 문제는 부제목처럼 '사유와 실천 사이에서 고민하는 청춘' 에게 '팩트 살펴보기' 내용 외에는 딱히 도움될 게 없다. 책 전체를 통해 그저 '사실 전달' 과 '거기에서 유추되는 생각 몇가지' 를 이야기할 뿐이다.




책이 중반부를 넘어서면 대부분의 주제는 언론, 정치, 약간의 교육문제 들에 집중되어 있다. 특히나 후반부에는 대부분 정치 이야기다. 생각보다는 재미있는데, 평소 정치에 약간이라도 관심이 있는 독자였다면 지루한 내용일지도 모른다. 위에서도 언급한것처럼 '사실 전달'에 포커스가 주어져 있기 때문이다.


한가지 재미있던것은, 현재의 국내상황(예를들면, 정치당파 싸움이라던가 기득권의 파워)에 입각한 역사적 추론을 해보는 부분 정도다. 이 부분은 일제강점기까지 거슬러 올라가며 하나씩 역사적으로 퍼즐을 조합해보는 내용인데, 나름 재미있게 읽을 수 있었지만, 마찬가지로 책의 제목이나 부제목에는 썩 어울리지 않는다.




이 책을 읽던 도중 씁쓸한 사건이 발생했다.

출판사에서 이 책을 편집했던 편집자가 근거없는 이유로 해고되었다고 한다.

저자는 트위터를 통해 자신의 저서를 불매운동하라고 권유했다.

현재는 출판사의 사과와 해명 등을 통해 순조롭게 해결되고 있고, 계속된 불매운동은 편집자 당사자에게 나쁜 영향을 줄 수 있다는 판단하에 불매운동을 중지한다고 밝혔다.


어쨋거나, 지금은 책을 책 자체로만 평가하고 싶다.
지식은 잘 이용할 경우 좋은데, 지식의 권유는 글쎄요다.
이 책 한권을 통해 지식을 권유받기란 꽤 힘들어 보인다.
여러가지 내용들로 미루어볼 때, 일반 독자가 한번쯤 읽어봐도 좋을 책이다.
서평에서도 언급한, 팩트에 대한 부분과 언론매체 대한 꼬집기는 재미있다.

하지만 책의 제목과 부제목에 유혹되어 읽게된다면, 나처럼 실망감을 느낄지도 모른다.

이번에도 확실하게 느낀건,
역시나 방송을 잘 만드는것과 글로 메시지를 전달하는것은 다른가보다.
별 3개를 주고싶다.
다음 번에 나올 새로운 저서로 만나보았으면 좋을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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