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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이 좀 많습니다 - 책 좋아하는 당신과 함께 읽는 서재 이야기
윤성근 지음 / 이매진 / 201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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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는 것을 좋아하다 보면, 당연히 책을 읽는 사람에게도 관심이 간다. 나는 이런 책을 읽는데 다른 사람은 어떤 책을 읽나 궁금해지기도 하고, 내가 잘 모르는 분야의 책을 읽는 이에게는 이런저런 질문을 하고도 싶어진다. 책에 대한 관심이 당연히 높아지고 그와 비례해 책을 읽는 사람에게도 관심이 높아지는 것이다. 그래서 그런가. 누군가의 '서재'에 관한 책이 나오면 한 번씩은 들여다보게 되는 것 같다.

 

책을 보다보니 작년 14기 신간평가단에서 읽었던 <장서의 괴로움>이 생각났다. <책이 좀 많습니다>와 <장서의 괴로움>은 모두 책을 좋아하는 사람들에 관한 이야기다. 그들은 어떤 책을 읽고 그 책을 어떻게 관리하는지, 책이 왜 이렇게 많은지에 대해 질문하는 그런 점들이 참 비슷하다. 자연스럽게 두 책이 연관지어 생각될 정도로 말이다. <장서의 괴로움>은 반어법을 사용해서 애서가들을 소개하는 반면, <책이 좀 많습니다>는 제목에서 느껴지듯 조금은 별난 듯 책을 많이 갖고 있음을 멋쩍어 하는 듯한 뉘앙스를 풍긴다. 하지만 제목과 내용의 뉘앙스가 어떻든 그게 뭐 그리 중요할까. 중요한건 이 두 권의 책에는 모두 '책쟁이'들이 있다는 점이 아닐까.

 

서재를 들여다보는 것은 어찌보면 그 사람을 보여주는 것과 다름이 없다고 생각한다. 자신이 생각하기에 보고 싶지 않은 책은 어떡해서든 처리를 하게 될테니 말이다. 내가 좋아하지 않고 쓸모없는 책은 갖고 있는 것 자체가 짐이다. 내가 좋아하는 책에게 자리를 내어 주기 위해서라도 그런 책은 미리 정리를 하게 된다. 그런 점에서 그들의 집에 있는 책들은 모두 자신이 좋아하는 책이란 얘기다.

 

책에는 어떤 매력이 있을까? 딱딱하고 네모난 책의 매력을 물으면 말하는 사람마다 모두 다르게 대답할 것이다. 글자와 종이로 만든 단순한 물건이지만 그 안에 담긴 내용이 무궁무진하기 때문이다.

 

책을 좋아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라서 그런가. 나와 비슷한 면이 많은 사람들이 많았고 나와 다른 점을 갖고 있는 사람들도 많았다. 책을 읽는 속도가 느리기 때문에 책은 웬만하면 사서 보려고 한다던 사람이나, 아예 사고 싶은 모든 책을 살 수 없을 바에야 아예 책을 사지 않는다던 사람이나, 밑줄을 긋는 걸 싫어하는 사람이나 밑줄을 긋는 걸 좋아하는 사람이나. 책을 접어두는 사람 메모지를 붙여놓는 사람. 책에 대한 여러가지 습관만 적어도 한 챕터는 될 법한, 사람 특성마다 각기 다른 습관들에 눈이 갔다. 나랑 다른 점을 찾는다기 보다는 또 어떤 습관들을 갖고 있나 궁금해져서랄까. 책에 관한 습관에 관한 얘기들이 따로 생각이 난 건, 그냥 단순한 호기심이었지만 여러가지 습관들을 보고 나니 요것도 참 재미있다 느껴졌다. 아니, 난 그냥 나와 비슷하지만 다른, '책쟁이'들을 보는 게 재미있었던 걸지도 모르겠다.

 

우리는 모두 다 다르게 살지만, 그 이름을 하나로 모아 '삶'이라고 말한다. 텔레비전이나 신문에는 나오지 않지만, 위인전이나 평전에 등장하는 사람이 아니더라도, 노벨상이나 막사이사이상을 받지 않았어도 한 사람의 삶은 소중하다. 우리가 이런 사실을 한마음으로 인정하고 모든 사람을 연인처럼 사랑하며 살 때, 세상은 얼마나 평화로울까.

 

작가의 에필로그에 쓴 말처럼, 모든 인생은 다르게 흘러간다. 그리고 그 인생 하나하나마다 자신이 주인공으로 그려진 책 한 권이 만들어지고 있다. 그렇기에 그 인생을 그들이 읽는 혹은 좋아하는 책으로나마 들여다 볼 수 있다는 것이 흥미롭다. 더군다나 작가가 만난 사람들은 자신만의 리스트를 갖고 있는 진정한 '책쟁이들'이었으니 말이다.

 

나는 언제쯤 이들처럼 '나의 책 리스트'에 확신을 갖고 이야기 할 수 있을까 생각해 본다. 그런 점에서 나는 '책쟁이'가 되려면 아직 멀었다.

 

 

* 알라딘 공식신간평가단의 투표를 통해 선정된 우수 도서를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아 읽고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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