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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게 노래
김중혁 지음 / 마음산책 / 2013년 9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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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중혁 작가를 처음 알게 된건 팟캐스트 <이동진의 빨간책방>을 통해서였다. 지금도 운영되고 있는 책과 관련된 이 팟캐스트에서 흑임자 역할로 진행자 이동진과 함께 책 이야기를 맘껏 쏟아내고 있다. 재치있는 입담과 듣기 좋은 목소리, 안면 있는 작가들이 게스트로 나올때마다 쑥스러워하면서도 할 질문은 하는 센스까지 갖춘 김중혁 작가. 그런 그가 쓴 에세이라서 서평 책 추천책 중 한권으로 내가 추천하기도 했던 <모든게 노래>. 내가 제일 좋아하는 노래라는 소재, 그리고 김중혁 작가의 글솜씨까지 합해진 이 에세이는, 내가 좋아하는 것들이 모여있으니 당연히 눈길이 갈 수 밖에. 그렇게 좋아하는 것들이 모여서 조화를 이루기도 어려운데 <모든게 노래>는 썩 마음에 들었다. 아니 꼭 마음에 들었다.

 

 

 


개인적으로 김중혁 작가는 소설가라는 인식이 강하다. 그가 산문집을 낸 것도 알고 있었고, 칼럼을 쓰고 있다는 것도 알고 있었지만, 왜인지 소설책은 읽어본 적이 있으나 산문집은 읽어본 적이 없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산문을 쓸 때의 글솜씨는 어떤걸까 궁금했다. 소설처럼 상상력이 넘치는 글일까? 김중혁 작가의 산문은 철저히 현실에 근거하는 글이다. 자신이 겪은 것, 생각했던 것에 기반을 둔 생활글.(생활툰이라는 용어가 있는 웹툰처럼 생활글이라는 용어 또한 사용가능할 것 같아서 적어봤다) 괄호 안에 따로 적힌 재기발랄한 생각들이 포함되어 있기는 하지만, 대체로는 '술술 잘 읽히는 순함 속에 숨어있는 재치'라고 표현할 수 있을 것 같다.


<빨간책방>에서도 끊임없이 아이팟 이야기를 하면서 음악 얘기도 빼놓지 않더니(김중혁 작가는 빨간책방에서 애플성애자로도 불린다), 내가 생각하는 것 이상으로 노래를 많이 알고 있어서 깜짝 놀랐다. 나이대가 반영하듯 나와는 많은 세대 차이가 나기 때문에 어쩌면 당연한 결과일지도 모르겠지만, 한 가수에 대해서 조금 더 깊이 넓게 아는 듯한 느낌이라고 할까. 요즘처럼 음원유통 사이트에서 미리듣기가 가능한 1분안에 승부를 봐야하는 치열한 후크송들이 도래하기 전에, 카세트 테이프가 늘어지게 들었고, 더블데크로 누군가에게 녹음을 해 주기도 했으며, 씨디 한 장을 소중히 여겼던 그때의 감성들이 살아있는 그 시절의 음악들이 글 속에 생생히 드러난다. 물론 작가의 경험과 함께.

 

 

 

 

모든 이야기는 노래로 시작하지는 않는다. 오히려 노래와는 전혀 다른 이야기를 하고 있는 적이 더 많다. 근데 신기한게 아주 개인적인 이야기를 하고 있다가도 음악 이야기로 돌아간다. 한참 소설 이야기를 하고 있었는데 어느새 그 이야기가 노래 속 한 줄의 가사와 섞여서 자신의 경험을 노래 이야기로 풀어낸다. 부족하거나 한다면 노란 박스안에 글을 더 붙이기도 하면서 글을 풀어내는 능력이 상상을 초월한다. <빨간책방> 속의 그 재치가, 책을 읽는 내내 자동음성지원이 되는 듯해서 더 친숙해진 느낌이라고나 할까.

 

책 속에서 가장 와 닿은 것은 "음악을 들을 때마다 뮤지션들의 시간을 생각한다. 가사를 쓰고, 곡을 만들고, 연주를 하고, 녹음을 하고, 떨리는 마음으로 발매를 하는 뮤지션의 시간을 생각한다. 모든 노래들은 시간을 이겨내고 우리의 귀로 전송된 음악들이다" 라는 문단이었다.

 

나는 적어도 어떤 식으로 녹음이 이뤄지는지 믹싱이 이뤄지는지 조금은 알고 있다. 그래서 그들의 노력을 조금이나마 모르는 사람들보다는 많이 느낄 수 있었고, 그들의 노고를 위해서라도 한 곡도 마음대로 평가할 수 없다는 것도 알고 있다. 그렇기에 김중혁 작가의 저 문단은 내가 굉장히 동의하는 바이다. 그래서 나는 적어도 1분 미리듣기로 섣부르게 판단하지 않는다. 조금 시간이 걸릴지라도, 내가 원하는 느낌의 곡이 아닐지라도 충분히 들어본 후에 골라낸다. 조금 더 좋아하는 곡인지 아닌지.

 

 

 

 

 

 

책속엔 이렇게 손글씨와 함께 김중혁 작가가 직접 그린 그림들도 함께 실려있다. 본인 일러스트도 함께.(ㅋㅋㅋㅋ 작가 본인과 일러스트가 너무나도 닮았다) 이런 손글씨에서 느껴지는 한땀 한땀의 기운이 독자를 기분 좋게 한다. 마지막 부분에는 자신이 10년 전쯤에 썼었던 노래 추천 리스트를 실어놓았다. 아는 노래가 루시드폴 뿐이라 나머지 곡들은 직접 찾아들어봤는데, 위에서 적어뒀던 김중혁 작가의 노래의 깊이를 다시 한 번 느낄 수 있었다.

 

 

 

 

덧) 솔루션스, 루싸이드 토끼, W & JAS, 빅베이비 드라이버, 캐스커, 페퍼톤스 등 일반인들은 그렇게 많이 알지 못할 것 같은 인디씬 그룹들을 속속들이 이야기하는 걸 보니, 한국음악에 대한 이해도 또한 높은 듯 하다. 아니, 작가님은 언제 그렇게 많은 음악을 듣는건가요?

 

 

 

 

 

 

 

 

 

알라딘 공식 신간평가단의 투표를 통해 선정된 우수 도서를

출판사로부터 제공 받아 읽고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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