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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양 여운형 평전 - 진보적 민족주의자
김삼웅 지음 / 채륜 / 2015년 7월
평점 :
품절
1,200만명이 넘는 국민이 영화 <암살>을 보았다고 한다.
일제 강점기에 우리나라와 중국에서 항일 독립운동을 하였던 분들의 이야기인 이 영화는 광복
70년을 맞는 현대의 우리들에게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해준다.
자신의 모든 것을 다 바쳐서 독립운동을 하셨던 분들과 독립된 이 나라에서 그분들의 후손들이 받고
있는 처절한 대우를 생각하게 하며, 이분들과는 반대로 목숨 바쳐 일제에 충성하고 권력을 휘둘렀던 친일매국노들과 광복 이후 그 권력을
그대로 누리면서 살아오고 있는 그들의 후손들을 보며 우리가 어떻게 해야만 할지를 생각하게 한다.
물론 조상들의 잘못을 후손들에게 물을 수는 없다. 하지만 최소한 양심이 있다면 자신들의 조상이 잘못한 것에 대해서 그것을 교묘하게 독립운동으로
치장하기 보다는 후손으로써 잘못을 인정하고 사죄해야하지 않을까, 그런 행동이 진정한 잘못에 대한 반성이 아닐까 싶다.
현재 우리나라의 권력을 쥐고 흔드는 상당수의 인물들 – 대통령부터 여당대표, 다수의 국회의원들과 관료들, 조선일보와 동아일보, 기타 여러 재벌기업들과 사법부의 인물들까지 - 의 조상들이 친일 매국노들이라고 알고 있다. 그들이 아무리 추악한 조상들의 과거를 아름답게 보이도록 꾸미고 치장한다 하더라도 이미 기록된
역사까지는 바꾸지 못하였기에 그나마 우리들이 알고 있는 것이라 생각한다.
물론 이런 역사까지 바꾸기 위해 역사교과서를 국정으로 바꾸려하고, 일본의 자금지원을 받는 여러 관변단체들을 통해 자꾸 왜곡된 역사를 사실인양 말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국립 서울대교수가 방송에 나와서 당당하게 종군위안부가 스스로 원해서 그 일을 했다고 말하는 정도의
시절이니 참 안타까울 뿐이고, 분노만 쌓일 뿐이다.
우리가 알고 있는 독립운동의 역사와 인물들은 사실은 반쪽짜리라고 생각한다.
남과 북으로 분단되면서 남한은 북한의, 북한은 남한의 독립운동사와 운동가들의 흔적을 지워버렸다. 그것이 자신들의 정권을 유지하기 위해서이기도 했을 것이고, 자신들의 추악한 과거를 덮으려는 의도에서 그랬을 수도 있을 것이다.
영화 <암살>에 나오는 약산 김원봉에 대한 우리는 거의 배우지 못했다. 다만 이름만 역사책에서 보았을 뿐이다.
몽양 여운형도, 이정 박헌영도, 죽산 조봉암도 잘 모른다. 배우지 못했기에.
참으로 안타까운 우리의 현실이고, 우리의 역사이다.
<몽양 여운형 평전>은 이념과 지역에 상관없이 민족의 통일만을 생각했던 진보적 민족주의자이자 잊혀졌던 독립운동가인
몽양 여운형 선생의 사상과 독립운동사, 그리고 그에 대한 평가를 상세히 보여주는 책으로, 저자는 독립운동사 및 친일반민족사 연구가인 김상웅 전 독립기념관 관장이다.
이 책은 이승만과 한민당, 그리고 그들의 후예들에 의해 왜곡되어지고 잊혀져갔던, 오직 민족의 통일만을 염원했던 여운형 선생의 모든 것을 담고 있으며, 다시 기억해야 할 우리나라 일제강점기와 광복 이후의 근현대사와 정치사의 장면들을 고스란히
보여준다.
“한 마디로 그의 가치와 행동의 다양성 속에서도 일관되게 흐르는 사상의 수맥은, 정맥은, 진보적 민족주의였고, 그는 이 소임을 위해 불온했던 시대를 불우하게 살다 갔다.” - P. 7.
“여운형에 대한 평가는 극단적이다. 진취적인 독립운동가와 줏대없는 기회주의자라는 평가로 갈리고, 투철한 민족주의자와 진보적 사회주의자라는 평판으로 나뉜다. 하지만 그는 방법과 수단을 달리했을망정 조국해방과 통일국가 수립이라는 큰 목표에서는 한번도
이탈하지 않았다.” - P. 17.
광복 70년. 아직도 우리의 역사는 광복 이후 한걸음도 나아가지 못하고 있다.
세계 2차 대전 이후 프랑스는 나치에 부역한 이들에 대한 냉정한 평가와 처단을 실행함으로써 현재의
강대국의 자리에 올랐다.
하지만 미국의 통제 아래에 있었던 우리나라와 필리핀은 다르지만 같을 길을
걸었다.
친일매국노들이 그대로 권력의 주구로 자리잡음으로써 우리나라와 필리핀은 제대로 된 과거의 청산을
이루지 못했다. 결국 우리나라는 경제적 발전은 이루었을지 모르지만 역사와 민족정기는 왜곡될 대로 왜곡되고
말았고, 필리핀은 경제까지 망가져 후진국의 늪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이와같은 상황은 전적으로 패망한 일본의 관료들과 친일파들의 손아귀에서 놀아난 미군정을 탓할 수
밖에 없다고 생각한다.
역사는 정확히 기억되어야 하고, 이를 가르쳐야만 한다.
안타깝지만 우리가 가르치고 배우는 역사는 아직까지도 많은 부분이 왜곡되어지고 폄하된 채로
가르쳐지고 있다.
물론 소수의 학자들이 민족의 정기와 역사를 바로 잡고자 노력하고 있지만, 권력의 최상층부에 70년전 친일매국을 일삼았던 이들의 후손들이 자리잡고 있는 현실에서 얼마나 성공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비록 언론과 방송, 정치계와 학계, 관료들까지 친일의 잘못을 감추려할지라도 국민들이 깨어있다면 머지 않아 바른 역사가 가르쳐지고 배울
수 있게 될 것이라 믿는다.
한명 한명의 국민들이 영화 <암살>을 보면서 가졌던 마음들을 선거때에 표로 표시한다면 우리나라도 늦었지만 올바르게 방향을 수정할 수
있을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