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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주년 축히드립니다. 앞으로도 쭈욱 흥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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쇼코의 미소
최은영 지음 / 문학동네 / 201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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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디오에서 "쇼코의 미소"를 추천하는 방송을 듣고 대체 어떤 소설이기에 그렇게 강력추천하나 한 번 읽어보자 하는 약간의 오기로 접하게 되었다. 솔직히 표제작 "쇼코의 미소"는 별다른 감흥없이 읽었다. 뭐 그리 감동적인 부분도 없었고 평과는 다르게 이상하리만큼 내 마음에 와 닿는 부분이 없었다. 하지만 다음으로 이어지는 중편들을 읽어나가면서 이 소설은  나를 잔잔한 여운으로 끝까지 내몰았다. 체온과 비슷한 물에 몸을 담글 때 따뜻하게 감싸는 기온처럼 온 몸 가득히 온기가 퍼져나갔고 눈가에 눈물이 맺히게 했다. "씬짜오,씬짜오", "언니, 나의 작은, 순애언니", "한지와 영주", "먼 곳에서 온 노래", "미카엘라", "비밀" 속의 등장인물들은 하나같이 소심하고 여린 감성을 지닌 인물들이 세상속에서 힘에 부쳐 살아가는 모습들은 마치 나를 연상케했다.

정의롭고 옳바른 세상을 만들기위해 자신의 전부를 바친 사람들에게 갖는 부채의식, 그러면서도 권력과 힘에 대항할 용기가 없어 자신의 모습을 세상이라는 틀에 맞춰 살아가는 사람들. 용기 없다고 비겁하다고 말할 수도 없을 뿐이지만 결코 나약하지만은 않은 인물, 아주 특별하거나 잘난 사람을 제외한 평균적인 인간의 모습이 아닐까 싶다. 그러한 인물들에게서 또한 위로를 받고.

특히 세월호가 간접적 배경이 되는 "미카엘라"와 "비밀"은 여전히 목구멍에서 뜨거운 무언가가 치받히게 만든다. 유가족들을 향한 악화되는 여론속에서 속으로는 이게 아닌데 하면서도 겉으로 말한마디조차 못하고 꾹꾹 숨긴 나 자신의 비겁함에 너무나 미안하다. "한지와 영주"편에서는 둘 사이가 소원해진 이유를 짐작해보지만 그 이유를 차치하고 그저 너무나 안타까웠다.

섬세하고 나약한 사람들의 감성과 유대를 끊임없이 탐구해내는 작가의 시선이 정말 고맙고 힘이되는 이야기. 맑고 순함의 힘을 믿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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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옥에 가기로 한 메르타 할머니 메르타 할머니 시리즈
카타리나 잉겔만 순드베리 지음, 정장진 옮김 / 열린책들 / 201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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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양소 친구들과 도전과 모험을 즐기는 70,80대 다섯명의 귀여운 노인들. 현재 우리나라가  이상으로 꿈꾸는 스웨덴이라는 나라의 노인문제를 조금은 엿볼 수 있다. 아무리 복지시스템이 잘 갖춰져 있다해도 돈이라는 현실적인 명제는 참 어려운 문제인듯하다. 자신들이 거주하는 요양소의 생활환경이 점점 나빠지자  요양소를 탈출해 얼마 남지 않은 인생을 즐기기로 마음 먹고 거기에 필요한 돈을 마련하기 위해 미술품을 훔치고 은행현금 수송 차량에서 돈을 빼낸다. 노인이라고 폄하하거나 무시하기 마련인 사회 구성원들의 인식을 역이용하여 철저한 사전계획과 적절한 기지를 발휘하여 자신들의 계획을 성공시켜 나가는 노인들. 몸은 노인일지 모르나 생각과 마음만은 젊은 노인들이 한 없이 사랑스럽고 멋져보인다. 게다가 멋진 로맨스까지.  늙음에 대한 우리의 편견을 너무도 유쾌하게 깨부수고 나의 노년에 대해서도 생각해 볼 수 있는 재미있는 소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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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토너
존 윌리엄스 지음, 김승욱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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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00년대 미국의 가난한 농촌에서 태어난 스토너, 부모님의 농사일을 도우기 위해 농과대학에 진학하게 되지만 1학년 영문학 수업을 접하고는 영문학의 매력에 흠뻑 빠지게 된다. 재능을 알아본 아처슬론 교수의 조언으로 박사과정을 마치고 모교에서 강의를 하기 시작하면서 교수의 길로 접어든다. 자신이 무엇이 되겠다라든가 인생에서 무언가를 이루어야겠다는 특별한 계획 없이 그저 자신이 좋아하는 길로 묵묵히 빠져들고 걸어간다. 대다수의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결혼을 하고 자식을 낳고 교수생활을 하지만 결혼생활은 거의 파탄이나 다름없고 대학내에서의 그의 위치는 별 볼 일 없다. 그의 대학생활 범위 밖인 사회에서의 상황- 제1차 세계대전, 공황 등- 에 대해 그는 무심하고 대학내에서의 사회적 관계에 대해 또한 무심하게 대처한다. 그만의 방식으로. 사랑하는 자신의 딸에게 가해지는 억압적 상황들에 대해서도, 또한 새롭게 찾은 진정한 사랑에 대해서도, 대학 내에서 자신에게 가해지는 부당한 압력과 상황에 대해서도 그저 덤덤히 받아들일 뿐이다. 어쩌면 무능력해 보일 수도 있는 스토너이지만 정년을 앞두고 종신교수에게 주어지는 2년의 연장기간을 학생들을 가르치고 싶은 스토너는 그만의 방식으로 대학에 저항을 하지만 이미 그의 몸은 암이라는 병이 잠식하고 있는 상태.

" 나는 인생에서 무엇을 기대했나?"라는 물음을 마주하면서 자신의 삶을 되돌아보고 마지막까지 그에게는 자신의 학문이 있었음을 알게 되면서 죽음마저도 기꺼이 담담히 맞이한다.

인생이란 그저 낡은 잡지처럼 통속적이라는 말이 떠오른다. 맞다.  왕후장상의 삶도 그 누구의 삶도 죽음 앞에 서면 그저 흘러가는 것일 뿐. 책을 읽으면서 자꾸 모래시계가 떠올랐다. 스르르 흘러내리는 모래알. 인생이 서글프고 유한하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랑이야말로 우리를 무채색에서 유채색의 시공간으로 이동시켜 줄 유일한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사랑할 지어다! 어떠한 종류의 사랑이든 조건없는 사랑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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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명, 광활한 인간 정도전 1 소설 조선왕조실록 1
김탁환 지음 / 민음사 / 201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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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왕조실록을 소설로 되살려보고자 하는 저자의 의지가 담긴 작업 중 두번째 작품이다. 저자는 우리 역사 속 인물과 상황을 오늘로 되살려내어 역사 속의 박제된 인물이 아닌 살아 숨쉬는 생생한 인물로 되살려낸다.

한 왕조가 스러지고 새 왕조가 들어서는 시기에 새 왕조를 개창한 주역들의 내면을 저자를 통해 너무도 생생히 느낄 수 있었다. 이성계, 정몽주, 정도전, 이 셋의 혁명을 향한 뜨거움, 열정, 믿음은 비록 정몽주의 죽음으로 끝나는 듯 하나 죽음 이후 까지도 쭉 이어진 그들의 의리와 신뢰는 뭉클한 감정을 불러 일으킨다.  백성을 향한 지극한 사랑과 뜨거움을 새로운 제도와 재상정치의 실현을 통해 보다 나은 현실을 이루고자 했던 정도전을 새롭게 살려낸 저자의 힘에 무한한 박수를 보낸다. 또한 얼핏얼핏 인용되는 한시와 글들은 우리 옛 글들의 멋과 풍류를 조금이라도 맛 볼 수 있게 해 주어 너무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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