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을 잇다
소재원 지음 / 네오픽션 / 2017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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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슨 일에 집중하다보면 다른 일을 잊어버리는 경우도 있다. 잊어버린 사실을 알았을 땐 당황스럽기도 하고 자신을 자책하기도 하고, 평소의 자신의 모습이 아니라는 생각으로 순간 패닉 상태가 되기도 한다. 그런데 <기억을 잇다>를 읽으면서 자신의 병에 대해 알게 된 아버지의 이야기가 가슴 찡하면서 어떤 기분일지 상상도 할 수 없었다. 아버지 서수철은 병원에서 치매 판정을 받는다. 그래서 아들에게 알리려고 전화를 하지만 아들 역시 무뚝뚝한 일상 대화를 하다 차마 말하지 못하고 끊는다. 가족을 위해 열심히 살아왔던 아버지지만 병 앞에선 작아지고 존재가 부담스럽게 느껴진다. 아들 서민수는 이제 쉰 줄에 들어섰고 군대에 간 아들이 있다. 이렇게 자신의 가정을 가진 아들 서민수에겐 여러 가지 문제들이 있다. 군대 간 아들이 곧 휴가를 나올 것이고 딸은 스펙이 딸린다며 외국으로 유학을 가고 싶어 하지만 경제적인 여건이 되지 않는다. 게다가 아내까지도 딸의 유학을 권하는 분위기다. 그렇다보니 가장인 서민수의 어깨는 무겁기만 하다. 사실 서민수는 퇴직했다는 사실을 가족에게 알리지 못한 채 공원을 서성인다. 아버지 서수철은 자신의 병을 받아들이고 더 이상 새로운 기억을 가질 수 없다는 것을 알고 자신이 살아왔던 과거로의 여행을 떠난다. 가족이 여행을 떠날 때 편안하기 위해 30만원도 넘게 썼지만 정작 자신은 3만원이 아까워 조금이라도 아끼기 위해 2시간 넘게 기차를 기다리기도 한다. 아내와 아들과 함께 왔던 장소에 와 어릴 때 아들의 모습을 떠올려본다. 아들 서민수 역시 아버지에 대한 생각을 하게 되는데...



<기억을 잇다>는 아버지와 아버지의 아버지 이야기다. 이 시대의 아버지들의 모습을 다 보여주는 듯했다. 가정에 충실하지만 묵묵한 아버지의 아버지와 가족의 울타리에서 가장 바깥에서 가정의 기둥이지만 존재감은 적은 현대의 아버지 모습으로 등장하지만 아버지라는 정체감을 점점 잊어간다. 치매에 걸린 어머니에 대한 작품들은 많이 읽어왔다. <기억을 잇다>는 그동안 화제와 이슈가 된 작품들을 쓴 작가의 작품이다. 사회적인 문제가 소재가 되기 때문에 소설을 읽고 난 뒤에는 꼭 그 문제를 다시 생각하게 한다. 고령화 사회로 인해 전엔 없던 문제들이 사회문제화되고 있는데 노인층이 가지고 있는 문제들 역시 현재 우리가 풀어야 할 숙제와 같다. 노인 치매가 당사자뿐만 가족과 연결된 문제이기에 우리들에게 더욱 가깝게 와닿는 소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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