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로 정체를 숨기고 뒤를 캐는 과정만 그려도 몇 권 분량은 나올 텐데 시작부터 신분을 공개한다는 점에서 참 과감하다는 생각이 든다. 그렇다고 서로 잘 알 만큼 오래된 사이는 아니어서 별 차이는 없지만. 귀여우면서 섹시한 여자 캐릭터 작화가 좋아서 구매했는데 남자는 같은 사람이 그린 게 맞나 싶을 정도로 어색하다. 여자는 정면이 많고, 남자는 실눈에 앞머리로 가려져 있고 코는 ㅣ자인데 주로 옆모습만 보인다. 남자 어깨를 지나치게 넓혀놔서 거북목처럼 보일 때가 많은데 차라리 호리호리한 몸매였으면 좋았겠다는 생각이 든다. 이제 죽겠구나 싶은 위기 순간에 사실은 좋은 녀석이 친절하게 대해준다는 개그 패턴이 반복돼서 단조롭다. SD캐릭터로 바뀌는 경우도 많고. 아직까지 주변 캐릭터가 몇 명 안 돼서 이야기가 가벼운데 스파이 쪽 캐릭터가 나오면 좀 달라질지 기대해본다.
집구조까지 공개돼서 남는 방도 없는데 새 캐릭터가 합류한다. 출퇴근할 모양이지만. 니코와 엄마가 연락이 자유롭지 않은 것 같긴 한데, 미리 연락도 안 하고 찾아온 캐릭터를 아무 의심도 없이 받아준다. 마성의 풍만함 때문인가? 이성에 별로 관심 없는 것 같았던 남자 녀석들과 니코마저 넘어가고 만다. 한동안 흑마녀 이야기가 없어서 나중에 뭔가 반전이 있을 것 같기도 하다. 데님이나 동인지 같은 공감이 안 되는 내용은 여러 차례 나오는데 재미는 없다. 학생회 소재는 지금까지 중에선 그나마 제일 낫다. 작가가 제일 잘하는 건 황당한 복선을 깔아두고 전혀 예상 못한 상황에 그걸 다시 꺼내는 것 같다. 이번에도 그런 점에서 기발한 이야기가 있어 감탄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