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가가 들어주기를 바라면서 혼자 지껄이는 말이나, 누군가가 읽어주기를 바라면서 일기를 써본 경험이 있을 겁니다. 우리는 그런 독백으로 자신의 마음을 표현하며 나만의 비밀을 누설하기도 합니다.
'내 마음을 알아주세요’라고 외치는 나의 아픔입니다.
이 책을 읽기 전에는 생각을 못했습니다.
목발에 의지하여 걷는 나는 우산을 쓸 수 없지 않은가.
24p
어른의 시각으로 주변을 의식하는 나의 쓰레기 같은 감정을 걷어내자 하율이의 이야기에 집중할 수 있었다. 78p
사람에게는 '이렇다'고 정의하는 무의식이 지배하고 있습니다. 나만의 기준을 마치 표준화시켜 그렇지 않은 것은 '나쁘다, 안된다'등의 부정적인 인식으로 자리하고 있죠. 그것을 떼어내고 사람을 마주하기란 마음의 수련이 없이는 안된다는 것을 알고 있기에 이 글에서 잠시 멈추어 있었습니다. 고정관념이라는 것이 바람직하지 못한 행동을 하게끔 부추기기도 한다는 것은 사춘기 아이들에게만 국한된 것이 아니기에 일탈을 꿈꾸었던 나의 내면의 아이가 되살아 났습니다. 억압된 가정환경에서 "싫다, 아니다"라는 말 한마디 뱉어내지 못하고 살았던, 엄마가 때리는 모진 매를 견뎌내면서도 마흔이 되기까지 ’yes'만 뱉어내던 나를 마주하자 눈물이 흘렀습니다.
아이들의 이야기를 통해 나와 너 그리고 우리의 이야기를 써 내려간 작가님의 의도를 조금은 알 수 있었습니다.
쉰셋의 나이가 새로운 일에 도전하거나 지금과 다른 상황을 만들어가기가 쉽지 않음에도 아이들을 가르치는 선생님에서 아이들의 이야기를 들어주는 선생님으로 우리의 이야기를 들어주는 상담자로서의 길에 도전하는 작가는
이 책을 통해 부모들의 내면의 아이가 눈에 넣어도 안 아플 내 아이들의 마음까지 아프게 한다는 것을 이야기하고,
엄마는 몰라도 선생님은 아는 이야기를 통해서 아이들이 어떤 모습을 함으로써 부모의 관심을 받으려고 하는지
경험담을 통해 콕콕 가슴을 찌르고 있습니다.
훗날에 나는 어디선가 한숨을 쉬며 이야기할 것입니다.
숲 속에 두 갈래 길이 있었다고,
나는 사람이 적게 간 길을 택하였다고,
그리고 그것 때문에 모든 것이 달라졌다고,
-로버트 프로스트의 가지 않는 길-
이책에서 두번이나 인용된 글입니다.
그렇게 내 아이는 가지 않는 길을 택해서 지내고 있지만 나의 상처가 아이에게 미러링이 되었고, 아이의 상처까지 더해진 지금 내가 바꾸려 한다고 해서 바뀔 아이가 아니기에 "네가 무엇을 하든, 누가 뭐라 하든, 나는 네가 옳다"고 말해주고 싶습니다.
이 말은 작가가 우리에게 우리가 아이에게 내가 나에게 전해주는 가장 쉬우면서도 하기 힘든 말과 마음가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