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림의 행복론 - 끊고斷, 버리고捨, 떠나라離
야마시타 히데코 지음, 박전열 옮김 / 행복한책장 / 2011년 6월
평점 :
품절


 이 책의 저자 야마시타 히데코는 클러터 컨설턴트다. 잡동사니라는 뜻의 클러터. 즉 그녀는 우리주변에 알게 모르게 쌓여있는 수많은 잡동사니들을 어떻게 치워야할지 상담해주는 일을 하고 있다. 그녀는 요가 도장에서 단사리의 법칙을 깨닫고 누구나 실천가능한 새로운 정리법 ’단사리’를 고안하여 다양한 강연과 세미나를 통해 일본전역에 단사리 열풍을 일으키고 있다.

그녀는  단사리를 "물건을 정리하면서 자신을 발견하고, 마음속의 혼돈을 정리함으로써 인생을 쾌적하게 하는 행동 기술" 이라고 말한다.  한자로 斷捨離(단사리). 끊을 단, 버릴 사, 떠날 리를 써서 필요없는 물건이 집안에 들어오지 못하도록 끊고, 집안에 들어있는 불필요한 물건을 버림으로써, 물건에 대한 집착에서 떠나 자신을 진정 자유로운 상태로 놓아두는 것이 단사리이다. 이 책은 단사리의 목적을 시작으로 사람들이 잘 버리지 못하는 이유를 분석하고 단사리를 실천하는 방법을 가르쳐준다. 직접 단사리를 실행에 옮겨본 여러 수강생들의 체험담이 들어있어 내용이 더욱 풍성하다. 

 책을 읽으면서도 내 머릿속에는 방에 가득차 있는 버려야 할 물건들이 계속해서 떠올랐다. 대청소를 할 때마다 서랍 구석구석에 들어있는 물건들을 꺼내어 보고 지금 당장은 필요없지만 혹시 나중에 쓸 일이 있을지도 몰라서, 추억이 깃든 물건이라서 도로 넣어놨던 수많은 물건들과 입지 않은 옷이지만 정이 들어서, 혹은 몇번 안 입어서 집에서라도 입을 요량으로 걸어둔 수많은 옷가지들이 내 방을 가득 채우고 있다. 저자는 못 버리는 사람의 유형을 ’현실 도피형’, "과거 집착형", "미래 불안형" 이렇게 세가지로 분류하는데 나는 두가지 유형에 모두 속한다. 과거 집착형과 미래불안형. 청소를 하다보면 밤을 새우는 경우가 허다한데, 초등학교 때부터 지금까지 받은 편지들을 일일이 읽어보고 다시 넣어놓기를 반복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혹시나~하는 마음 때문에 차곡차곡 모아놓은 잡동사니들.... 

 우리는 강의 중류에 있고 상류에서 떠내려오는 것 중에 필요한 것을 선별하여 취하고 필요없는 것은 하류로 흘려보내야 한다는 비유가 참 와 닿는다. 할인을 이유로, 1+1을 이유로 우리는 상류에서 흘러오는 불필요한 물건을 너무 많이 받아들이고 "아까움"을 이유로 하류로 내려보내기를 싫어한다. 저자는 물건과 자신의 관계를 돌아보고 물건의 노예가 되지말고 물건의 주인이 되라고 말한다. 관계라는 것은 사람과 사람 사이 뿐만 아니라 사람과 물건 사이에도 중요한 것 같다. 불필요한 인간관계가 사람을 피곤하게 만들듯이 불필요한 물건은 사람의 정신을 산란하게 하고 피곤하게 만든다. 

 과거나 미래의 필요보다는 지금의 나에게 필요한 물건인지 구별해 내고, 필요없는 물건과 과감히 이별하는 것이 단사리의 핵심이다. 이 책을 읽고 있노라니 내가 가진 모든 물건들은 영혼이 있고 내가 몇년 동안 한번도 봐주지 않은 물건들의 영혼이 슬피 울고 있는 듯한 기분이다. 내가 자주 만나는 물건들, 지금 당장 필요한 물건들만 남겨두고 단사리정신을 사용하여 물건들과의 이별을 시작해야겠다. 이 이별을 통해 나에게 사랑받지 못했던 물건들은 다른 누군가에게 흘러가서 쓸모있는 물건으로 다시 태어나기를.....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