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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버드 정치경제학 - 하버드 케네디스쿨 및 경제학과 수업 지상중계
천진 지음, 이재훈 옮김 / 에쎄 / 2012년 1월
평점 :
절판


'하버드 케네디스쿨 및 경제학과 수업 지상중계'

 

과연 <하버드 정치경제학>은 어떻게 지상중계를 하였을까? 세계 최고의 대학이라 일컫는 '하버드'에서는 어떤 수업을 하고 있을까? 수업내용이 너무 어려워서 쉽게 접근하지 못하는 것은 아닐까?

 

이 책의 제목을 보고 들었던 생각들이다. 하지만 그닥 많은 생각을 할 필요가 없었다는 생각이 든다. 이 책은 수업의 저널리스트인 저자의 청강 느낌과 수업의 요약정리본이라 할 수 있다. 그 '요약'이란 것이 너무도 깔끔한(?) 것이어서 수업을 대체할 정도 - 당연한 것이겠지만 - 의 것이 못된다.

 

솔직히 책의 내용에 대한 감탄보다는 하버드의 학생들은 '이렇게 유명한 교수들에게 수업을 받는구나', '이런 내용을 가지고 수업을 하고 있구나' 등의 부러움과 질투가 더 많이 생겨났다. 레포트를 내야하고, 학점을 생각해야 하는 학생의 입장으로 수업을 듣는다면 말이 달라지겠지만...^^;

 

책의 내용에 대해 언급하자면...음...

뭔가 큰 기대를 갖고 이 책을 손에 들었다면 후회를 할 수도 있다. 여러 수업을 300페이지 분량의 한 권의 책에 요약정리해서 썼다고 생각해 보자. 더군다나 저자의 생각도 들어가 있다. 그렇다면 수업의 내용을 얼마나 깊이있게 담아낼 수 있었을까?

그렇다고 책 내용이 '날림공사' 수준이냐? 또 그건 그렇지가 않다. 보기에 따라 다르겠지만 '깊이'에 대한 아쉬움이 남는다는 것은 그만큼 내용이 흥미롭다는 이야기도 되기 때문이다.

 

총 다섯 개의 장으로 이루어진 이 책의 구성은 어찌보면 끈끈한 '연결'고리가 없어서 '깊이'와 '몰입도'를 저해하는 요인이 되지만, 여러 주제에 대한 시각을 전해주는 '다양성'이 독자가 느낄 수 있는 행복이기도 하다. 그 많은 다양성 중 좀 더 많은 이야기를 들었으면 좋았겠다라는 아쉬움이 남는 챕터들이 많이 있다.

 

개인적으로 흥미롭게 읽은 챕터는 <제2장 의료 체계와 관련한 정치와 경제>다. 미국 의료제도에 대한 내용들을 나름 많은 지면을 할애하여 자세하게 기술하고 있다. 영화 <식코>를 통해 보았던 미국 의료제도에 대한 단편적인 생각들과 내 안에 박혀있던 몇몇 오해를 정리할 수 있어 좋았다.

 

< 참고 - 영화 '식코'에 대한 짤막한 소개  (출처-Daum영화정보) >

부정할 수 없는 미국의 노골적 자화상!
더 이상 남의 이야기일 수만은 없는 MUST SEE 영화 1위! <식코>
미국이라는 나라는 얼핏 자유국가라는 허울을 가지고 있지만, <식코> 속에서 보여지는 미국의 모습은 충격 그 자체다. 모두가 문제인 줄 알지만 수많은 부조리 속에서 개선의 여지를 보여오지 못한 고질적인 의료보험 재앙을 다루고 있는 이 영화는 이제는 소리 높여 해답을 찾기 위한 움직임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프랑스를 찾아간 마이클 무어 감독은 한 인터뷰 상대의 말을 고스란히 담았다. “프랑스 정부는 국민을 두려워한다. 하지만 미국에서는 국민이 정부를 두려워한다.” 이 말은 부정할 수 없는 미국의 자화상을 고스란히 담아내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영화는 미국의 의료보험제도가 어떻게 이런 지경에까지 도달했는지부터 시작해서 정부가 국민의 건강을 상대로 어떠한 돈놀이를 해왔는지를 노골적으로 펼쳐내며 말 그대로 ‘대놓고’ 정부를 비판하고 나섰다.


의료보험의 폐해로 인해 삶이 산산 조각나는 평범한 미국인들의 소개로 시작되는 이 영화는 이러한 사태가 보험이 없는 4500만 시민에게만 해당되는 일이 아니라고 역설한다. 보험료를 성실하게 납부하는 다른 수백만 명의 사람들도 제대로 된 혜택을 받지 못하는 참혹한 현실은 보는 이들로 하여금 경악을 금치 못하게 한다. 이런 민간 보험사들의 횡포는 정부와의 결탁으로 더욱 만연해져 있고, 수익에만 눈이 먼 관련업체들은 자기 배 불리기에만 급급하다. 그리고 이제는 이런 수익논리에 지배되는 민간 보험사들이 가지고 오는 문제점들은 더 이상 남의 이야기로 흘려버릴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 마이클 무어는 미국의 의료제도를 닮고자 하는 다른 이들에게 이 영화를 권한다. 그리고 그렇게 미국을 닮아간다면 곧 남이 아닌 우리의 이야기가 될 것임을 경고해주고 있다.

 


<하버드 정치경제학>은 조금은 지루한 - 경제학원론 수업같은ㅎㅎ - 소챕터들이 있긴 했지만 전반적으로는 집중하여 읽은 책이다. 그리고 여전한 것은 이런 수업을 듣는 학생들에 대한 부러움이다. 한국에도 이런 수업이 진행되고 있는 학교/학과가 있나??? 내가 대학생 때 이런 수업을 들을 수 있었다면 얼마나 좋았을까!?!?^^;

 

마지막으로, 책의 내용을 대변하는 것은 아니지만 최근 쏟아지고 있는 '경제학' 관련 서적들이 말하고 있는 내용을 콕 집어 서술한 글 같아서 인용하며 마친다.

 

"나는 수학 훈련을 거친 후 도출하는 사유의 맹점을 알게 되었다. 즉 논리가 역사를 대신하는 경향이 있었다. 삶이 만일 수학 모형으로 잘 표현된다면, 추상적인 것은 그 의미를 잃어버리고 동시에 삶은 창조성을 상실하게 된다.

.....

초기의 경제학은 인문학의 일부분이었다. 당시 경제학은 사람에 관한 '과학'이었지만 그 후 경제학이 변천을 거듭하여 '사물만 보고 사람은 보지 않는' 과학이 되어버렸다. 이 문제점은 너무나 크다. 오늘날 학문이 융합하고 통섭하는 시대에 경제학이 다시 '사람과 사람을 주목하는' 과학으로 변모하고 있다." 

<왕딩딩 교수의 블로그 글 중 (본문 p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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