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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꿈을 응원해, 권투 장갑! ㅣ 그림책이 참 좋아 117
유설화 지음 / 책읽는곰 / 2025년 3월
평점 :
《네 꿈을 응원해, 권투 장갑!》

군인, 소방관, 경찰관, 우주 특공대…
6살 아들의 꿈은 한결같이 역동적이고 거침이 없다.
사실 아이의 꿈에는 더 멋진 것도, 그렇다고 덜 멋진 것도 없다.
그제는 적진을 향해 돌격하는 군인이 되고 싶었다가
어제는 화염을 뚫는 소방관이 되길 희망하며
오늘은 특공대가 되어 지구를 지키겠노라 다짐하곤 하니까.
사람을 구하는 자신의 미래라고 굳게 믿는 아이에게
봄과 함께 찾아 온 《네 꿈을 응원해, 권투 장갑!》
장갑 초등학교 아이들이 만들기 숙제를 발표하는 시간.
발명가를 꿈꾸는 목장갑이 만든 타임머신이 진짜로 작동하면서
빙글빙글 시간의 터널을 지나 아이들이 도착한 곳은 ‘미래’다.
장갑 친구들이 열심히 미래의 자신을 찾아다니는 동안
어쩐지 소극적인 태도로 다른 친구들에게 이끌려 다니는 친구,
다름 아닌 ‘권투 장갑’이다.
친구들은 권투 장갑이 복싱 세계 챔피언이 되었을 거라 예상한다.
하지만 권투 장갑은 남몰래 다른 꿈을 꾸는 중이다.
단지, 자신의 꿈이 주변의 기대와는 너무도 달라서
친구들처럼 거창한 것이 아니라서 보여 주기가 주저될 뿐.
결국 자신만의 소박하지만 소중한 꿈을 이룬 어른 권투 장갑은
위기에 처한 장갑 친구들을 돕는데 주저함이 없고,
그 모습을 본 어린 권투 장갑도 용기를 낸다.
그리고 현재로 돌아와
꽁꽁 숨겨 왔던 자신만의 장기를 친구들 앞에 당당히 드러낸다.
장갑 시리즈에서 유독 말이 없던 권투 장갑.
작가는 가장 무뚝뚝한 장갑이지만
다른 친구를 도울 때만큼은 가장 적극적인 권투 장갑의 꿈을 책에 담았고,
책장을 덮은 아이의 꿈도 하나 더 추가된 듯하다.
“엄마, 생각해보니까 음식이 없으면 사람이 살 수 없잖아. 매일 수박 만 통, 바나나 천 개, 복숭아는 무한대, 토마토가 일 초에 천 개씩 열릴 수 있는 나무를 만들어야겠어. 나 식물학자 할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