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간 경비원의 일기 현대문학 핀 시리즈 소설선 20
정지돈 지음 / 현대문학 / 201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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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문학상 단편집> 기억나는가? 딱 그런 기분이다.

알 듯 말 듯 아리송한데 뭔가 있어보이는....겉 멋 살짝 들어 꼭 챙겨보던 책.

그러나 사실은 나에게 버겨웠던 책. 솔

직하게 그보다 더 난해하고 힘들게 읽었다.

이걸 어떻게 받아들여야할까?

그동안 너무 편하고 가벼운 책만 읽어

머리가 굴러가지 않는 나를 반성해야하는 것인지 급 자신감이 떨어진다.

혹시 먼 미래의 이야기인가? 뒤적거리니 웬걸

일기라 정확하게 날짜가 박혀있다. 2018년...........

경비원하면 수위아저씨처럼 늙수레한 이미지가 떠올랐는데

읽다보니 새파랗게 젊은 총각이다. - 물론 내 기준으로 젊은 건지도 모른다.-

나잇대부터 오류발생. 책을 덮어야하나 고민이 들었지만 일단 강행

작가의 말을 읽으며 어쩜 작가 스스로 문학 정체성의 고민이 지속되고 있어

어떤 명쾌한 입장을 세우지 못하고 방황하는 자신을 투영한 것인지도 모르겠단 생각도 들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가 하는 말 사이사이 나의 눈을 멈추게 하는 문장이 등장한다.

너무나 당연해서 평범하기 그지 없는데 타인의 입에서 나오니 특별해보이는 그런 말들

왜 나는 상대가 나를 좋아하지 않으면 속이 상할까?

내가 덜된 인간이라서 그런가.

우리는 무관심에 익숙해져야할까?

만일 그렇다면 그건 너무슬픈 일이다.

무관심에 익숙해지기

외톨이가 될 준비를 하기

시덥잖은 경비원의 일상과 번뇌 중 내가 경험한 감정이 나오는 순간

다시금 책에 애정이 생기게 한다.

하여 이 책은 나에게 묘하다

조금은 난해하여 도통 감을 잡지 못하는 내가 멋적고

때론 이리 공감가는 글에 고개가 끄덕여지고

결론을 내리지 못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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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아한 연인
에이모 토울스 지음, 김승욱 옮김 / 현대문학 / 201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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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여자 아이들이 색에 대해 선호도를 갖기 시작 할 때 그 "처음"을 장식하는 색은 거의 핑크다. 그저 학습의 산물이라고 생각하며 그런 부모의 양육태도를 지탄하고는 했는데 딸 둘을 키워보니 부모 문제는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뭐 나의 변명일지도 모르지만- 부모 의사와는 관계없이 핑크색이 갖는 매력 때문임을 인정했다. 반짝반짝 사랑스러운 색감을 좋아하는 남자 아이들까지 늘어나고 있으니 인정 또 인정, 그리고 그 색감에 정점을 찍게 한 책이 나타났으니 에이모 투울스의 <우아한 연인>이 바로 그 책이다. 핑크가 가지고 있는 '큐티', '사랑스러움'이라는 이미지에 '우아'를 포함해도 전혀 어색하지 않음을 이 책의 표지가 보여준다.                           

   물론 나는 우아한 핑크 표지가 아니었어도 분명 이 책을 얽었을테다. 작가가 무려 에이모 토울스니깐, 작년 별점 5개를 줬던 <모스크바의 신사>의 작가다. 안 읽을 수가 없었다. ㅋㅋㅋㅋㅋㅋ 역시나, 좋다. 내가 기대했던 것보다 더 좋다. 모스크바의 신사보다 더 괜찮았다. 호텔감금이라는 조금 더 어두운 소재 때문이었는지 모스크바의 신사는 무게감이 있고 조금 더 진지했달까? 상황 전개보다는 감정선의 전개를 따라가는 것이 내가 더 편했던 것인지 잘 모르겠지만 책장이 훨씬 더 잘 넘겨졌다.

   1938년 한 해동안 법률회사 속기사였던 캐서린이 경험한 것을 기록한 이야기다. 룸메이트 이브와 신년 전야를 보내기 위해 갔던 재즈클럽에서 만난 영앤리치핸섬보이 팅거, 그의 어머님 지인이라는 당당 여사 앤, 부유한 동생과는 다르게 부두노동자의 삶을 그리는 형 행크, 순박한 명사수 월러스 월코트, 분위기 메이커 디커....등장인물 하나 하나가 매력적이다.

   이렇게 매력적인 인물을 만들어 낸 것은 어쩌면 "인간이 갖춰야할 품성, 인간에 대한 예의"에 대한 작가의 생각이 분명하기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팅거가 어린 시절 그의 어머니로부터 선물 받은 뒤 삶의 교본이 된 책, 젊은 조지 워싱턴의<사교와 토론에서 갖추어야 할 예의 및 품위있는 행동규칙>를 보면서 빙고를 외쳤다. 작가가 그려내는 인물들과 겹쳐져서. 그토록 절제하며 자신을 통제하는 우아함을 잃지 않았던 인물들을 연거푸 창조하는 것을 보면 의심의 여지가 없다. 어떤 순간에도 자신을 놓지 않았던 팅커, -형이 살던 아파트 옥상에서 마주한 팅커의 모습이라니 ...- 호텔에 감금된 채 생활하면서도 백작이라는 품위, 귀족의 의무를 버리지 않았던 모스크바의 신사도 ...그리고 가난하게 태어났지만 책을 읽고 자기발전을 꽤하는 캐서린 역시 인간의 대한 예의를 아는 듯 하다.

   인물만 매력적인 것이 아니다. 반전이라는 말을 쓰기는 조금 과하지만 읽는 내내 내가 생각한 것과는 다른 등장, 다른 선택, 다른 결정들이 끊임없이 등장한다. 이브가 팅커의 청혼을 거절하는 것도, 팅커가 캐서린을 피해 사라진 것도,.....그래서 행복하게 잘 살았습니다. 로 귀결되는 동화같은 이야기가 실제 인생사에 존재할 수는 없는 법이지만 이처럼 끊임없이 우리의 시선을 사로잡는 반전들이 일어날 수 있을까? 그런 인물들이 존재할 수 있었을까? .인.......................일어날 수 있다. 이곳은 지금 1938년 뉴욕이니깐, 누군가의 이름을읽 바꾸는 것이 아무렇지도 않은 .....자신이 물려받은 재산으로 호의호식 하는 것이 죄책감이 들어 총을 들고 전쟁터로 진군할 수 있는 순수한 마음을 가진 자들이 있는....교육을 통해 자신의 처지를 개척해보고자 달리기 시작한 .....시끌벅적 변화무쌍한 1938년 뉴욕에서는 일어날 수도 있는 일이다.

   캐서린에게 우아한 연인은 누구였을까? 글의 전개상 팅커겠지 하면서도 나는 자꾸 월러스가 걸린다. 우아라는 단어를 노력해서 만들어가는 자와 타고난 성품으로 그렇게 살아간 자 중 누가 정말 우아한 걸까? 500쪽이 넘는 이야기를 읽으면서도 이 해답 하나를 건지지 못했다. 대신 캐서린 삶의 원동력은 저 말이었을거라 확신한다. 사랑은 분명 아니었겠지만 .......

 

 

"이제 조금 있으면 세 채나 되는 집에서 부엌 하녀들과 상차림과 골동품 의자의 커버 교체 같은 걸 감독하며 행복해 하겠죠. 그거야 다 좋은 일이예요. 하지마 내가 당신 나이라면, 캐리와 같은 자리를 차지하려고 애쓰지 않을 거예요. 제이크의 자리를 차지하려고 애쓰겠죠."

우아한 연인 18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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졸업 현대문학 가가 형사 시리즈 개정판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양윤옥 옮김 / 현대문학 / 201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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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가시노 게이고가 우리나라에서 이름을 떨친 것은 나미야잡화점이지만 사실 책읽는 이들에게 그는 가가시리즈로 더 유명했더랬다. <방과후> 이후 발표한 책이니 세상에 나온지 30년, 그 오랜 시간을 히가시노와 함께 나이먹고 있다했다.

 

  그렇다. 있다했다. 엄청 괜찮다 평이 나있지만 사실 나에게는 그저 소문만 무성한 인물일 뿐, 그가 활약한 30년 동안 나는 그를 모르고 살아왔다. 요즘 히가시노의 글이 예전만 못하다는 이유로 그의 글을 읽기 꺼려했는데 초창기 패기넘치던 시기의 그를 만날 수 있다는 기대감을 갖고 읽었다.

 

 

  역시나 재미있다. 트릭이 살아있는 추리소설 자체가 너무 오랜만이라 더 반갑고 즐겁게 읽었다. 거기에 가가라는 인물 역시 매력뿜뿜. 이공대 출신이라는 히가시노의 신월화 카드 트릭도 흥미로웠지만 내 눈을 끈 것은 역시 '가가' 자체다.

 아직은 형사가 되기 전, 교사가 되기로 마음을 굳히고 졸업을 준비하는 가가는 요즘 웹소설에 나오는 삐까뻔쩍한 캐릭터가 아니다.  외모가 눈부신 것도 아니고 샤프한 머리로 동급생들의 추앙을 받을 정도도 아니다. 다른 이들에겐 냉정하지만 내 여자에게만 친절한 츤데레는 더더군다나 아니다. 30년 전 캐릭터이기 때문이기도 하겠지만 그에게는 남자다움? 진중함이 느껴진다.

  특히 마지막 장면에서 사토코와 가가의 대사는 으흐흐흐~~~~나 혼자 포텐 터진

 

  "뭐 하나 물어봐도 돼?"

라고 사토코는 말했다. 좋다는 대답 대신에 가가는 감자튀김을 입에 넣으려던 손을 멈추고 그녀를 보았다.

 "지금도 나와 결혼하고 싶다고 생각해?"

그는 감자를 입에 던져 넣었다.

"응, 지금도."

"그렇구나......미안해."

"섭섭하네."

 

이렇게 덩그마니 떨어트려놓고보니 아무 느낌없이 밋밋하기만 한데 한 호흡으로 책을 읽던 당시에는 진짜 이게 "가가"라니 말이 절로 나오는 장면이었다. 요 장면 때문에 가가 당신 내가 찍었구료. 궁시렁대며 가가시리즈를 검색하는 나를 만났다. 총 7권....30년 이라는 세월이면 어마어마한 시리즈가 있을 줄 알았는데 다소 실망. 그러나 몇 십년동안 내내 초등학생인 코난보다 함께 나이먹어간다는 가가가 훨씬 인간적일 듯 하야 올해 안해 독파하는 것으로 올 한해 독서목표도 살짝 수정

 

  엄청난 흥미진진은 하니지만 히가시노만의 가독성을 장착했고, 긴장감은 덜하지만 추리하는 재미가 있는 책, 읽다말고 혼자 그림그리며 카드 진행상황을 점검하는 나를 만나는 흐뭇함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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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로 아메리카 JGB 걸작선
제임스 그레이엄 밸러드 지음, 조호근 옮김 / 현대문학 / 201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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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심한 온도변화로 미국 전역이 사막화되고 사람의 생존이 불가한 곳이 되고 미국에서 살던 이들은 세계 각국으로 흩어져 난민으로 그 나라 사람들의 눈치밥을 먹는다! 현재 부동의 세계 강국 미국에게 이런 순간이 다가올까?

이럼 안되겠지만 소설 속에서 펼쳐지는 섬뜩함에 몸서리치기도 했지만 늘 우리를 옥죄는 갑 중의 갑 미국의 몰락이 조금은 고소하기도 했다. 출판사는 한때 세계를 지배했던 강대한 문화에 대한 묵시록이라 표현했을 정도로 절망의 끝에서 보여주는 미 재건의 희망을 보여주려 애쓴다.

내가 미국인이 아니여서 그 느낌 잘 모르겠으나 유럽이 막아버린 댐으로인해 기상악화를 겪고 물에 잠기고 사막화에 이르는 몰락의 과정이 잘 이해가 되지 않아서인지 처음 소설에 집중하기가 힘들었다. 정말 이런 일이 가능할까? 미국이라는 나라가 그 댐의 건설을 눈뜨고 보고만 있었을까? 트럼프 성격상 절대 그러지 못할 것 같은데 트럼프가 아니더라도 그 나라가 어떤 나라인데 저런 큰 일에 시뮬레이션 한 번 하지 않고 덜컥 허락한다는 말인가 싶었다.

이런 소설이 대개 그러하듯 상황을 받아들이게 하는 개연성은 조금 부족하지만 막상 이야기가 전개되는 과정 속에서 드러나는 인간의 욕망과 본질들이 소설의 흥을 돋운다. 웨인이 원주민을 만나고 옛 배우, 대통령들의 홀로그램 영상이 등장한 순간부터는 눈길고정이다. 소설 속 시대적 배경이 지금보다 발전된 사회인지 아닌지 혼돈이 오기는 하지만난 아무것도 없던 미국에서 살아남기 위해 원주민들 -악화된 기상변화에도 미국을 떠나지 않고 자신의 거주지를 지킨 사람들-의 생활, 찰스가 과학자의 도움을 받아 자신이 꿈꾸는 미국을 이루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는 모습 -비록 그는 결국 광기어린 정신병자였을지라도....-은 마음에 들었다.

나라면 어떨까? 글쎄~ 장담은 할 수 없지만 천둥벌거숭이처럼 뛰어 다니는 멕시코 소년들의 모습같으려나? 진실이 무엇인지 진정한 발전이 무엇인지에 대한 고민도 갈등도 없이 그저 겉모습에 혹은 달콤한 사탕발림에 현옥되어 말 잘듣는 같이 ... 버려진 황무지를 활용하여 새로운 세상을 꿈꾸는 앞선 이에게 빌 붙어서 그렇게 ㅠㅠ 나 혼자서는 대차게 뭔가 저지르진 못할텐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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둔감력 수업 - 신경 쓰지 않고 나답게 사는 법
우에니시 아키라 지음, 정세영 옮김 / 다산북스 / 201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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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인에게 느끼는 감정에 둔해질 수 있을까?

타인이 나를 보는 시선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을까?

그렇지 못한 나를 보며 무던히도 던졌던 질문이다.

우에니시 아카라의 <둔감력 수업>에서 답을 찾고 싶었다.

찾았더라면 좋았겠지만 솔직히 나는 답을 찾지 못했다.

그저 이렇게 마음먹고 애써봐라 세상 살기 훨씬 편하다는 권유만 보았다.

어떻게 하면 벗어날 수 있다는 지침은 하나없이 ....허긴 그런 것이 있을 턱이 없다.

그럴 수 있다면 이렇게 상처입으며 살아가는 삶 자체가 존재할 수 없으테니

그는 그저 우리에게 그러한 노력을 하면 조금 더 편안한 스트레스 없는 세상이 존재함을 알려주고 있다.

그러나 그걸 누가 모르겠는가? 어쩐지 살짝 속은 기분이다.

나의 결론은 그렇다. 그가 이야기하는 것은 뻔한 뻔자 결국 내가 맘의 욕심을 버리면 된다는 것!

조금 잘 하고 싶은 욕심이, 다른 사람의 시선을 끊임없이 의식하게 하고 나를 옥죈다는 것

이상을 낮추고 조금 편하게 나를 바라보다보면 그들의 시선에도 용감해진다는 것

근데 그게 쉬워? 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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