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가도 : 연옥의 교실
모로즈미 다케히코 지음, 김소영 옮김 / 폴라북스(현대문학) / 2012년 2월
평점 :
절판


대박...
중반까지도 이 이야기가 이렇게 진행될 줄 전혀 몰랐다.
진짜 놀랍다...
그리고 재미도 있었다.
마지막 즈음엔 뭔가 결말을 향해 치닫는다는 쫄리는 느낌도 있고. 대단한 걸 읽은 느낌이다.

책에 나오는 ‘초록 사슴‘ 이야기,
진짜라면 정말 충격적이라고 생각했는데...
가만히 생각해 보면
사슴 한 마리를 놓고 생각했을 땐 비정하고 잔인해 보이지만
무리 자체를 하나의 단위로 보자면
못할 짓도 아닌 듯.
도마뱀이 꼬리 자르고 도망가는 거랑 같은 건데
개체 단위에서 무리 단위로 바라보는 시각이 바뀌면 비정해 보이는구나 싶었다.
그치만 역시 신기한 게 그래도 한 개체가 아닌 여러 개체가 모인 집단의 구성원들이 순간적으로 동시에 한 개체의 색을 다르게 인식한다니 진짜 신기하다. 어떤 과정을 거쳐 그런 시스템을 갖추게 진화했을까...

정말 모든게 다 잔혹하고 치열하게 살고 있구나...


진짜 독특하고 재미있고 굉장히 인상적인 책이었다!!!
매우 만족!!!!

P. 136) 무리 속에 딱 한 마리, 초록색 개체가 있다.
무리가 모두 초록색이다.
무리가 모두 초록색이 아니다.
이 세 가지 조건을 동시에 충족하는 동물은 무엇인가?

P. 159) 그 동물은 사슴이다.
무리에 딱 한 마리, 초록색 사슴이 있다.
동시에 모든 사슴은 초록색이다.
동시에 모든 사슴은 초록색이 아니다.

P. 283) 다들 날 보고 있었어. / 다들 보고 있었어. 찔리고 있는 후지무라가 아니라 바로 나를.

P. 312) 반복할게요. 망설임 없이 순간적으로 결정했어요. 아시겠어요, 고다 씨. 이게 바로 초록 사슴입니다.
다른 자들이 무조건적으로 따르도록 만들 수 있는 압력. 필요할 때 필요한 행동을 순간적으로, 아무리 비윤리적이고 비인간적인 행동이더라도 전원이 일치단결해서 하도록 만드는 압력...... 압력보다는 공기라고 하는 편이 나을지도 모르겠네요.

P. 313) 다들 공기를 읽을 줄 알아야 한다고 생각하죠. 그것은 공기를 읽지 않으면 안 된다는 공기가 존재하기 때문이에요.
그런 공기를 인공적으로 만들어내 원하는 때 원하는 장소에 살포할 수 있다면 지배자는 얼마나 편하겠습니까.
지배자가 직접 명령할 필요도 없습니다. 대중이 척척 알아서 공기를 읽고, 지배자가 원하는 대로 다 해주니까요.
집이나 차, 명품을 사야만 하는 공기. 알아서 잔업을 해야만 하는 공기. 과로로 쓰러져도 해고를 당해도 눈물을 삼키고 참아야만 하는 공기. 자신의 불행을 회사 탓으로 돌려서는 안 되는 공기. 군비 확장에 반대해서는 안 되는 공기. 그런 공기를 만들어내는 노하우야말로 세상의 권력들이 언제나 원하는 것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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